전직 핵협상가들 "핵문제 집중 대북정책 실패...인권 전면에 내세우고 정보 유입해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보유국 지위' 발언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전직 핵협상가들이 핵문제에만 집중하는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북한 인권 문제도 함께 다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외부 정보를 북한에 유입해 주민들이 주도하는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비아의 핵포기를 이끌어냈던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하면서 비핵화와 인권 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전 차관] “We have devised an alternative approach that does put human rights up front. It's in the context of containment of defense of deterrence, bringing together all of the instruments of statecraft integrating those to achieve our national security objectives, including denuclearization, as well as promoting the human rights and basic human dignity of the people of North Korea.”

조셉 전 차관은 지난28일 VOA에 “우리는 인권을 전면에 내세우는 대안적인 접근법을 고안했다”며 “이는 비핵화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기본적인 인간 존엄성 증진 등 우리의 국가 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국가적 도구’를 통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은 미국과 한국이 지난 30년간 북한 비핵화에만 집중했지만 실패했다며 근본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셉 전 차관] “Those negotiations have failed time and time out. In fact the North has used the negotiations as a tactical means to achieve a strategic end that is building their nuclear weapons stockpile and that stockpile has expanded from a few weapons to 40 to 60 estimated today to projections of over 200, possibly over 200 in as little as four years. That is exhibit A when it comes to the failure of our policy. And we need to shift that policy. We need to understand that as long as the Kim regime remains in power, the threats will continue to grow and those threats are not just to the US and our allies, but the threat to the entire nonproliferation regime.”

조셉 전 차관은 “그 협상들은 항상 실패했다”며 “북한은 이 협상을 핵무기 보유고 확충이라는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술적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최대 40에서 60기로 추정되는 북한 핵무기 수가 빠르면 4년 안에 200기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 정책 실패의 증거라는 것입니다.

조셉 전 차관은 “김 위원장 체제가 집권하는 한 위협은 계속 커질 것”이라며 “이러한 위협은 미국과 동맹국들뿐만 아니라 비확산 체제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비핵화 협상에 직접 나섰던 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비확산센터 소장도 VOA에 “지금까지 북한과의 공식 협상의 일부로 다뤄진 적이 없는 인권을 앞으로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비핵화 진전을 명분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도외시했지만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감안하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소장] “First of all we haven't been successful in the denuclearization talks about 30 years. They have more nuclear weapons. They have more missiles to deliver those nuclear weapons. That's one thing. Human rights has always been pushed aside for fear that talking about human rights would affect progress on on denuclearization. Well, that's never happened. We have not had progress on denuclearization. It's gone the other way. And human rights has always been pushed aside. Now we need to push that front and center because we see what's happening in North Korea.”

2003년부터 2006년까지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디트라니 전 소장은 “지난 30년간 비핵화 협상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북한은 더 많은 핵무기와 운반수단인 미사일을 갖게 됐다”며 “비핵화 진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인권은 항상 옆으로 밀려났지만 비핵화 진전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기 때문에 이제는 인권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며 열악한 인권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북한이 유엔 제재와 미국 독자 제재 해제를 원한다며, 정치범 수용소 폐쇄 등 북한의 인권 증진 노력과 대북 제재 해제를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상황을 논의한 후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31개국을 대표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외부 정보 유입 캠페인 펼쳐야”

디트라니 전 소장은 핵과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유입해 내부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소장] “I think thatone of the obligations we have is to get more information to inform the North Korean people about what's going on. And indeed, hopefully that would generate some pressure on the leadership maybe to come back to negotiations to get a resolution with the ROK and the United States.”

디트라니 전 소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며 “정보 유입은 지도부가 한국, 미국과 협상을 재개하고 합의에 이르도록 어느 정도 압력을 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도 북한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외부 정보 유입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셉 전 차관] “We believe thatif the North Korean people are informed about the outside world are informed about the corruption of their regime, are informed about their dismal their very abysmal human rights situation. They will change the regime.”

조셉 전 차관은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북한 체제의 부패, 그들의 비참한 인권 상황에 대한정보를 얻으면 그들이 정권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28일 VOA에 미국 정부가 북한 인권 증진 노력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면서 특히 정보 유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s is access to information and the work that is done by the Voice of America by Radio Free Asia by other radio broadcasting operations and other information agencies is an extremely important part of the process, so that is important to be done.”

킹 전 특사는 북한 인권 증진 노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고, ‘VOA’‘자유 아시아 방송’을 비롯한 라디오 방송과 다른정보 제공 기구들의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인권을 외교의 중심에 놓는 바이든 정부가 북한 인권 개선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을 반박하며 유엔에서 훨씬 적극적으로 활동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유엔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지난 정부에서 중단됐던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인권 논의를 재개했다”는 것입니다.

킹 전 특사는 “인권 개선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우리는 전략을 개선하고 계속해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