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주의 강화가 시대적 과제”…윤석열 “한국, 국제사회 자유 촉진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9일 백악관에서 화상으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왼쪽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 강화를 시대적 목표로 규정하며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의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며 한국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세계 정상들이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방향으로 흐름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에서 지난해 첫 정상회의 개최 이후 구체적으로 민주주의가 증진된 사례로 미국, 앙골라, 크로아티아, 도미니카공화국 등을 꼽았습니다.

[녹취: 바이든 대통령] “I believe this is a defining challenge of our age. And today we can say with pride that the democracies of the world are getting stronger, not weaker. Autocracies of the world are getting weaker, not stronger.”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강화는 시대적 과제”라면서 “오늘날 우리는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강해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고, 독재국가들은 더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민주주의가 힘을 합치면 세계적인 도전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면서, 민주주의 국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기후변화, 식량안보에 공동 대응했으며 러시아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민주주의의 강화를 위해 2024년 회계연도에 6억 9천만 달러를 추가로 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자금은 전 세계의 부패를 척결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지원하며, 인권을 증진하고 민주주의 정부들을 지원하는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는 4억 달러의 관련 자금을 배정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9일 화상으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연설했다. 사진 제공 = 한국 대통령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번영’을 주제로 한 회의의 모두 연설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민주주의 퇴조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시작됐다며 회의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또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권위주의 세력들의 진영화에 더해 반지성주의로 대표되는 가짜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세계 각국은 후퇴하는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녹취: 윤 대통령] “한국이 발전해온 과정은 인류 역사가 그랬듯이 자유를 향한 끊임없는 여정이었고,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70여년 전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자유를 지켜낸 한국은 이제 국제사회의 자유촉진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양국은 공동의 민주적 가치와 인권 존중을 기반으로 깊은 유대를 공유하고 있으며, 견고한 정치, 경제, 안보와 인적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성명]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share deep bonds, rooted in our common democratic values and respect for human rights, and we are committed to further strengthening our robust political, economic, security, and people-to-people ties… And today, we are announcing that the Republic of Korea will host a future, third Summit.”

이어 내년에 개최될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한국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29일 화상으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참석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이라며 러시아가 패배해야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젤렌스키 대통령] “We should get rid of the illusion that compromising with evil can give something to freedom, and enemies of democracy must lose. These can be the basis of security for democracy.”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악과 타협해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을 없애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적은 패배해야 하며, 오직 그것만이 민주주의를 위한 안보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세계의 독재자와 폭군이 그들의 범죄에 대해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통역을 통해 밝힌 발언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Across the world, there are countless cases of suppression of freedom and human rights, the abductions by North Korea are a violation of fundamental human rights and thus constitute a universal issue fo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s a whole, encountering such a grave international human rights issues. Japan in collaboration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ill strongly call for responsible actions to change the situation.”

기시다 총리는 “세계 곳곳에 셀 수 없이 많은 자유와 인권 탄압 사례가 있다”며 “북한의 납치는 근본적인 인권의 침해로 국제 사회 전체가 다뤄야 할 보편적인 현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은 이 같은 중대한 국제 인권 현안에 맞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이 상황을 바꿀 책임 있는 행동을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까지 참가국 120여개국 중 70여개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 선언’을 지지했다고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선언문은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은 국민들의 효과적인 참여와 의지를 반영하는 민주주의가 평화, 번영, 평등, 지속가능한 발전,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인류의 오랜 수단이라는 공통된 믿음을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선언문] “We, the leaders of the Summit for Democracy, reaffirm our shared belief that democracy – government reflecting the effective participation and will of the people – is humanity’s most enduring means to advance peace, prosperity, equality, sustainable development, and security. Democracy is necessary to ensure that every voice is heard, that the human rights of all are respected, protected, and fulfilled, online and offline, and that the rule of law is upheld.”

또 “민주주의는 모든 목소리가 존중되고 모든 사람의 인권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존중되며 보호되며 법치가 유지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권위주의와 부패에 더 단호하게 대응하고 민주주의가 모두를 위한 평화, 안정, 번영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