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북한 무기를 판매하려고 한 슬로바키아 국적자를 제재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에 20여종의 무기와 군수품을 넘기고 러시아는 항공기와 원자재 등을 보내는 거래를 중간에서 주선한 혐의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30일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에 관여한 개인 1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탄약과 각종 상품을 서로 물물교환하는 데 중간 다리 역할을 한 슬로바키아 국적자 아쇼트 므크르티체프입니다.
해외자산통제실에 따르면 므크르티체프는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 사이 북한이 20여종이 넘는 무기와 군수품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로부터는 항공기와 원자재, 상품 등을 대가로 받는 거래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관리와 접촉했습니다.
므크르티체프는 이후 러시아 고위 관리와의 협상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 무기를 받을 준비가 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당시 므크르티체프가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와 상품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므크르티체프는 북한으로 물품을 보낼 상업용 항공기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 국적자와 협력했다고 해외자산통제실은 지적했습니다.
이날 재무부는 므크르티체프가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13551호에 의거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0년 8월 발표된 행정명령 13551호는 북한의 무기와 관련 물질, 사치품 등에 대한 수출입과 재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므크르티체프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US Person) 등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미국 정부가 의미하는 ‘미국인(US Person)’에는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물론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외국 기업도 포함됩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9천 개 이상의 군사 중장비를 잃었다”며 “부분적으론 다자 제재와 수출 통제로 인해 푸틴이 이들 무기를 대체하는 데 점점 더 혈안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옐런 장관] “Russia has lost over 9,000 pieces of heavy military equipment since the start of the war, and thanks in part to multilateral sanctions and export controls, Putin has become increasingly desperate to replace them. Schemes like the arms deal pursued by this individual show that Putin is turning to suppliers of last resort like Iran and the DPRK. We remain committed to degrading Russia’s military-industrial capabilities, as well as exposing and countering Russian attempts to evade sanctions and obtain military equipment from the DPRK or any other state that is prepared to support its war in Ukraine.”
이어 “이번 개인의 무기 거래는 푸틴이 이란, 북한과 같은 최후의 수단에 해당하는 공급자로 눈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군수산업 역량을 저하시키는 것은 물론 제재를 회피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는 북한이나 다른 나라로부터 군사 장비를 얻으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폭로하고 대응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이 보기: 미국 "북한 기관 3곳, 개인 2명 제재"…불법 외화벌이 겨냥해외자산통제실의 이날 조치는 올해 들어 미국 정부가 발표한 두 번째 대북 독자 제재입니다.
앞서 해외자산통제실은 지난 1일 북한 정권의 해외 외화벌이 조직인 칠성무역공사와 조선백호무역공사 등 기관 3곳과 개인 2명을 독자 제재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