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동서남북] 샌들 신은 김정은 위원장..."'당뇨발' 의심"

  • 최원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서부지구 화성포병부대를 찾았다며, 관영매체들이 지난달 10일 사진을 공개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공식석상에서 구멍이 숭숭 뚫린 샌들을 신고 등장했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당뇨합병증을 의심하고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식석상에서 잇따라 샌들을 신고 등장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9일 딸 김주애와 함께 서부지구 화성포병부대를 찾아 탄도 미사일 발사를 지켜봤습니다.

특이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발’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검은색 코트를 입었지만 신발은 구멍이 숭숭 뚫린 샌들을 신고 있었습니다.

이 날 북한의 날씨는 추웠습니다. 평양의 경우 최저 기온은 영하 3도 그리고 최고 기온은 영상 5도였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여름철 계곡에서 물놀이 할 때 신는 샌들을 신고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겁니다.

김 위원장의 ‘샌들 행보’는 그 뒤에도 계속됐습니다.

김 위원장은3월 27일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했는데 여기서도 샌들을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날 김 위원장은 위아래로 인민복을 입었는데, 신발은 샌들을 신고 있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4월 13일 북한이 화성포-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현장에도 같은 샌들을 신고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의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당뇨합병증의 일종인 ‘당뇨발’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입니다.

[녹취: 정욱진 교수]”당뇨발이라고 하는 디엠풋(DM Foot: Diabetes Mellitus Foot)이라고 하는, 주로 당뇨병성 신경증때문에 생기는데 또 말초 동맥질환하고도 관련이 있고, 그 것때문에 신는 당뇨 신발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당뇨병에 걸리면 발이 화끈거리거나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당뇨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뇨발 환자들은 발 볼이 넓고 통풍이 잘되는 특수 신발을 신는데 김 위원장도 같은 이유로 샌들을 신었다는 겁니다.

반면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당뇨병 전문가인 한국 아주대학교 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대중 교수입니다.

[녹취: 김대중 교수]”발에서 열이 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이상하게 감각을 느끼는 것이어서, 사진처럼 통풍이 되는 신발을 신는다고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 목적으로 그런 신발을 신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샌들을 신고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강연회와 11일 국방발전전람회에서도 정장 차림에 구멍이 뚫린 샌들을 신고 나온적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건강 문제로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2021년 4월이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북한 최대 명절이자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011년 집권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그러자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과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그 후 김정은 위원장은 잠적 20일만인 5월1일 평안남도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나타나 건강이상설을 불식시켰습니다.

그러나 당시 김 위원장이 심혈관 질환을 앓았으며 모종의 수술을 받았다고 서울의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종 센터장]”그 이후 김정은이 팔목을 들어올리는 장면에서 팔목에서 시술을 받은 흔적이 목격됐기때문에 당시 건강이상이 있었고 어떤 시술을 받은 것이 확인 수준으로 파악된다고 할 수있습니다.”

한국 의료진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심혈관 질환에 이어 당뇨병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다시 아주대학교 병원 김대중 교수입니다.

[녹취: 김대중 교수]”키가 170에 140kg이면 엄청나게 비만한 거죠, 그럴 경우 젊은 나이에 당뇨가 있는 분이 있어요. 게다가 할아버니, 아버지가 당뇨가 있으면 당뇨는 유전적인 성향이 강하기때문에, 젊은 나이에 당뇨가 시작될 가능성은 당연히 있죠.”

2021년 4월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위원장은 두 달 뒤 살이 빠진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당시 북한 방송도 김 위원장의 체중 감량을 인정하는 방송을 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6월 25일 “총비서 동지가 수척해졌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내보냈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당뇨병 약을 복용해 체중이 줄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시 가천대 길병원 정욱진 교수입니다.

[녹취: 정욱진 교수]”살이 빠졌던 것도 당뇨병 약들이 살이 빠져요. 요즘 나온 약들은. 새로운 약을 먹으면 살이 빠지는데, 살이 빠졌다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죠.”

문제는 김 위원장의 체중이 다시 불었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연말까지는 살이 빠진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2022년 들어 다시 체중이 불어 과거의 몸집으로 돌아 갔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주치의나 의료진의 충고를 듣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심혈관 질병이나 당뇨병에 걸리면 가장 중요한 것이 식이요법을 통한 체중 감량과 운동 그리고 금연입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김 위원장의 체중은 다시 불었고 담배도 계속 피우고 있습니다.

당뇨병 전문가인 김대중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우울증’을 앓고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김대중 교수]”당뇨라는 것은 먹는 것을 절제해야 하는데, 심리적인 위축이 많이 되죠.그래서 우울감으로 이어지고,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심혈관 질환 또는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문제는 이미 북한의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가 크게 줄었습니다.

과거 김 위원장은 평양과 지방의 공장과 기업소를 다니며 현지 지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4월중 김 위원장은 28차례의 공개활동을 했는데 이 중 경제분야 활동은 3차례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착공식(2/16) 강동온실농장 착공식 (2/16)그리고 평양 서포지구 거리 착공식(2/26) 세차례가 전부입니다. 올해 공장과 기업소 또는 농촌은 단한번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을 오래 관찰해온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경제 분야는 총리에게 넘긴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종 센터장]”최근 김덕훈 총리 등으로 경제분야와 지방 방문은 이관이 되면서, 역활이 분담되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또 김여정과 김정은의 통치활동 역활 분담, 결국 김정은의 건강상의 문제나 활동상의 문제로 인해 활동 범위의 축소가 나타난다고 볼 수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 북한 체제의 최대 변수라고 말합니다.

김 위원장이 갑자기 뇌졸중 등으로 쓰러지거나 통치를 못할 경우 치열한 권력투쟁이 발생할 수있고 핵문제와 남북관계도 커다란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The system itself lead fractural and began fight among themselves.”

종합하면 올해 39살인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좋은 편이 아닙니다. 고도 비만에 심혈관 질환 그리고 당뇨병 증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는 벌써 북한의 국정운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 북한 체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