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약 한 달 만에 또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있는 러시아 군부대 2곳을 깜짝 방문했습니다. 수단에서 군벌 간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정부군과 반군 지도자들에게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찾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과 동부 루한시크에 있는 러시아 군부대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크렘린궁은 18일, 푸틴 대통령이 헤르손에서 지휘관 회의에 참석해 전황 보고를 받았으며, 루한시크에 있는 주방위군 본부도 방문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언제 이들 부대를 방문한 건가요?
기자) 크렘린궁은 해당 발표에서 정확한 날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크렘린궁이 함께 공개한 영상을 통해 최근 며칠 새 있었던 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B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영상 속에서 "곧 다가올" 부활절에 대해 언급하고 기념품을 주며 이를 축하하는데요. 러시아 정교회의 부활절은 지난 16일이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에도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방문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에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이번 전쟁에서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을 전격 방문한 바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시작한 이래, 점령지 마리우폴을 방문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요. 당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의 전범 혐의와 관련해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에 반발한 대응 행보였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약 한 달 만에 다시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방문한 거군요?
기자)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는데요. 크렘린궁은 사전 계획된 게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영방송이 공개한 영상 속 푸틴 대통령은 양복과 넥타이에 두터운 겉옷차림으로 헬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그리고 헤르손 주둔 러시아군 참모부 회의에 참석해 지휘관들로부터 헤르손 지역과 자포리자 지역의 전황을 보고받았습니다.
진행자) 영상 속에서 푸틴 대통령은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지휘관들에게 “지금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당신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듣고, 정보를 교환하는 게 나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루한시크 점령지에 있는 보스토크 방위군 본부로 이동해 군 지휘부의 보고를 들었는데요. 하지만 헤르손과 루한시크 지역의 러시아군 사령부 위치는 공개하지 않아 전선과 얼마나 가까운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또한 영상의 진위도 객관적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루한시크 방문 영상의 푸틴 대통령은 넥타이 대신 양복 안에 목까지 올라오는 옷을 받쳐 입었습니다.
진행자) 헤르손과 루한시크 지역 모두 지난해 러시아에 병합된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주민투표를 통해 헤르손과 루한시크, 도네츠크와 자포리자 일대 러시아군이 장악한 지역의 귀속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에서는 우크라이나 곡물을 둘러싸고 분열음이 들리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 회원국 대사들이 17일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유제품 등에 대해 한시적 수입 금지를 결정한 일부 회원국의 조처를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나라들이 그런 결정을 한 건가요?
기자) 폴란드와 헝가리에 이어 슬로바키아도 17일 우크라이나 일부 품목의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부 중유럽과 동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폴란드와 헝가리는 지난 15일, 해당 조처가 오는 6월 30일까지 유효하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는 왜 이런 조처를 내린 건가요?
기자) 네. EU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비롯해 유제품, 축산물 등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주고 있습니다. 이후 우크라이나의 값싼 제품이 이들 나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경쟁력을 잃은 자국의 농민과 축산업자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게 이들 나라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EU 차원의 결정이 회원국인 이들 나라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버트 텔루스 폴란드 농업장관은 회의 후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지금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폴란드처럼 전선에 있는 나라들뿐만 아니라 모든 유럽 국가가 다 함께, 그 도움에 따른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폴란드는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특히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나라죠?
기자) 네. 폴란드는 지금 우크라이나에 제일 먼저 전투기를 제공하는 등 군사적 지원에 앞장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곡물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경유지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17일 별도로 회담을 갖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진행자) EU 지도부는 회원국들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EU 집행부는 16일 성명에서, 무역 정책은 전적으로 EU 권한에 속하는 것이라며 일방적인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성명은 또, 모든 해법은 반드시 EU의 틀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U는 18일 관련 논의를 이어갑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에 체결된 곡물 협정도 조만간 유효 기간이 끝난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다음 달 18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흑해곡물이니셔티브’ 협정이 만료됩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최근 이를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해 식량 위기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13일 발표한 성명에서,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이 세계 식량 위기 완화가 아니라,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상업적 이익에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프리카 나라 수단이 지금 극심한 혼란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단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져 지금까지 사망자만 200명에 육박하고, 2천 명 가까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수단은 지금 군부가 장악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이끄는 군부가 지난 2019년 쿠데타를 일으켜 30년간 장기 집권한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을 축출했습니다. 그리고 과도정부가 들어섰는데요. 하지만 군부는 2021년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현재 권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부군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는 신속지원군(RSF)은 어떤 조직인가요?
기자) 군부 이인자로 알려진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준군사조직입니다. 다갈로 장군은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지휘권과 절차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금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지역은 약간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는데요. 하지만 수도 하르툼 일대에서는 18일에도 총성이 이어졌습니다. 정부군과 신속지원군 모두 서로 자신들이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신속지원군은 17일, 공항과 군사기지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반면 정부군은 국영방송 통제권을 다시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양측 간의 무력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관공서와 학교, 주유소 등은 모두 문을 닫았고요. 주민들은 가급적 집에 있으라는 지시가 내려진 상황입니다. 한편 미국 외교 차량도 17일 공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다친 사람은 없습니까?
기자) 네. 피격 당시 차량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안전한 상태라고 미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7일 G7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일본 나가노현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초기 보고에 따르면 RSF가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런 사태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기자) 블링컨 장관이 수단 군부 지도자인 부르한 장군과 다갈로 장군과 각각 통화하고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오랜 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수단 국민들에 대한 인도적 물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즉각 싸움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수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엔 등 국제기구 요원들과 외교관, 민간인들의 안전 보장에 대한 책임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G7 외교장관들이 수단 사태와 관련한 공동입장도 내놨군요?
기자) 네. G7 외교장관들은 18일 발표한 공동 코뮤니케에서 이번 사태는 수단 민간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수단의 민주적 전환 복구 노력을 약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G7 장관들은 또한 각 당사자에게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긴장 완화를 위해 즉각 협상에 임하는 등 적극적인 조처를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나왔군요?
기자) 네.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즉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 증가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18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예상치와는 얼마나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네. 전문가들 전망이 4.0% 성장이었으니까 전망치보다 높게 나온 건데요. 직전 분기, 그러니까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2.9%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1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상당히 높은 성장률이 나왔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소비와 소매판매가 성장률을 끌어올렸습니다. 3월 소비재 소매판매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6% 상승했는데요. 3월 실적은 올해 처음 두 달과 비교하면 7.1%P 오른 겁니다.
진행자) 중국 내 소비가 이렇게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에 기존 ‘제로 코로나’, 즉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처를 해제했는데요. 바로 이 조처 덕으로 보입니다. 엄격했던 봉쇄 조처가 풀리자 중국인들이 상점이나 음식점 등으로 몰려들었는데요. 그런 덕에 소비가 살아났습니다.
진행자) 소비 외에 다른 분야 실적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지난 3월 산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 올랐고요. 1분기 고정자산투자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1%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몇 %로 잡았습니까?
기자) 네. 올해 초에 대략 5%로 잡았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3%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이 앞으로 5년 동안 세계 경제성장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동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더군요?
기자) 네.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가 지난주에 나온 국제통화기금(IMF)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 나온 자료로 전망한 건데요. 2028년까지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성장에서 22.6%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국에 이어 인도가 12.9%, 그리고 미국이 약 11.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그 뒤로는 인도네시아, 독일, 터키, 그리고 일본이 있는데, 각각 3.6% 미만을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과거처럼 중국 경제가 앞으로 5년 동안에도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세계 경제성장의 절반이 중국과 인도, 미국,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앞으로 5년 동안 세계 경제가 얼마나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네. IMF는 고금리 환경에서 앞으로 5년 동안 세계 경제가 대략 3% 확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중기 경제전망에서 지난 3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참고로 IMF는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