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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벨파스트협정 25주년 북아일랜드 방문...중국 세계 첫 H3N8 조류인플루엔자 사망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1일 영국령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1일 영국령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벨파스트를 시작으로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방문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세계 최초로 중국에서 ‘H3N8’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지난 1분기에 지중해를 건너다가 사망한 사람들의 수가 기록적으로 늘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아일랜드를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 시각으로 11일 밤 9시 20분,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 도착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영국령인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을 잇달아 방문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아일랜드 지역을 찾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가장 큰 목적은 이른바 ‘성금요일협정(Good Friday Agreement)’이라고 불리는 ‘벨파스트협정’ 체결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 일부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뿌리 찾기’, ‘고향 방문’ 등의 표현으로 묘사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아일랜드 이민자의 후손이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아일랜드 방문에는 여동생 발레리 씨와 아들 헌터 씨도 동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벨파스트협정’이란 게 어떤 거죠?

기자) 네. 우선 역사적 배경 설명이 좀 필요합니다. 아일랜드는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 통치를 받다가 1920년대 초에 독립했는데요. 당시 친영국 성향이 강했던 아일랜드 북쪽, 즉 북아일랜드 지역은 영국의 일부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북아일랜드도 영국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립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일랜드공화군(IRA)’ 같은 무장 조직이 중심이 돼서 수십 년간 영국에 대한 테러 활동을 벌였고요. 영국 정부는 이들을 강경 진압하며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그런 유혈 분쟁을 종식한 게 바로 벨파스트협정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1998년 4월 10일, 당시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의 중재 하에 영국과 북아일랜드, 아일랜드 대표들이 전격적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했는데요. 골자는 북아일랜드가 영국의 일부로 계속 남는 대신 자치권을 보장한다는 내용입니다. 협정이 체결된 날이 기독교의 부활절 이틀 전인 ‘성금요일’에 체결돼서 ‘성금요일협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진행자) 협정 체결 과정에서 미국 역할도 있었던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벨파스트에 있는 얼스터대학교에서 벨파스트협정 25주년을 기념해 연설하면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영국, 아일랜드, 북아일랜드 모두의 이익을 위해 지원할 준비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평화와 경제는 함께 가는 것이라면서 북아일랜드의 방대한 경제적 잠재성을 위해 미국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는데요. 그러면서 투자를 원하는 미국의 주요 기업이 다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연설장에 참석한 북아일랜드 주요 정당 지도자들에게, 벨파스트 협정 정신이 훼손되서는 안 되며 평화의 적들이 승리하지 않도록 북아일랜드는 협정이 주는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영국 총리도 만났습니까?

기자) 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11일 밤 벨파스트 국제공항에 나가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아일랜드공화국으로 떠나기 전에 호텔 숙소에서 수낙 총리와 잠깐 만났습니다. 한편 수낙 총리는 벨파스트에 머무는 동안 북아일랜드 정치인 누구도 만나지 않을 거라고 BBC는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째 영국 정부와 북아일랜드 간의 관계가 다시 좀 꼬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인해 북아일랜드에서는 다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일랜드는 여전히 EU 회원국인데,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바람에 영국령인 북아일랜드도 함께 EU에서 탈퇴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같은 섬인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의 관세 절차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북아일랜드 지역에서는 시위가 자주 벌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 도착 전날인 10일에도 북아일랜드 제2의 도시 런던데리에서는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가두시위가 있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 차량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또 11일에도 역시 런던데리에서 파이프 폭탄 의심 물질 4개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영국 정보기관 ‘MI5’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약 2주 전, 반체제 인사들의 활동 증가로 테러 위협이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영국 당국은 이런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북아일랜드 경찰 당국은 경계수위를 높이고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습니다. 대규모 인력이 배치된 가운데 도로 곳곳이 차단됐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 대변인은 그같은 테러 위협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이번 방문을 편안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자신의 방문 계획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얼스터대학 연설 후 영국령인 북아일랜드를 떠나 현재 아일랜드를 방문중입니다. 13일에는 아일랜드 의회 연설,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만찬 등의 일정이 잡혀 있고요. 14일에는 메이오주에 있는 성당에서 미국과 아일랜드 협력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아일랜드 방문 중 자신의 조상이 살았던 마을들도 방문합니다.

중국 보건 종사자들이 'H5N1'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닭에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자료사진)
중국 보건 종사자들이 'H5N1'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닭에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사망자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에서 ‘H3N8’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50대 여성이 사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H3N8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사망한 첫 번째 사례입니다.

진행자) ‘H3N8’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한 유형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요. 일반에 가장 많이 알려진 것 가운데 하나가 ‘H5N1’ 형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입니다. H5N1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목숨을 잃은 사람은 이미 많이 발생했습니다. WHO에 따르면 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는 2003년부터 2023년까지 20년간 21개국에서 860건 넘게 인간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고요. 치명률은 50%가 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H3N8’로 인한 사망자가 보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람이 H3N8에 감염된 사례는 사망한 여성 포함, 모두 3건인데요. 모두 중국에서 나왔습니다. 앞서 2건은 지난해 보고됐습니다.

진행자) 사망한 여성에 관해 좀 더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남부 광둥성에 거주하는 56세 여성입니다. 이 여성은 지난 2월 앓기 시작했으며, 3월 3일 심각한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리고 약 2주 뒤인 3월 16일 사망했는데요. WHO는 11일 보도문에서, 사망한 여성이 여러 기저질환이 있었고, 살아 있는 가금류에 접촉한 이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H3N8 바이러스가 인간에 감염된다면, 사망한 여성 주변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하지만 WHO는 보고 시점 기준, 사망 여성과 밀접 접촉했던 사람들 가운데서 감염이나 질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WHO는 또 H3N8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 위험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그렇게 보는 거죠?

기자) WHO는 11일 보도문에서, 이제까지의 정보를 토대로 할 때, 이 바이러스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퍼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따라서 국가, 지역, 국제적 수준에서 인간 간 감염 위험은 낮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H3N8 바이러스는 1960년대 야생조류에서 처음 발견됐는데요. 대개 야생조류, 가금류에서 발견됐으며 인간 감염 사례는 지난해 4월 중국에서 보고된 것을 포함해 총 3건이라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여성이 사망한 게 지난달인데 이제야 알려진 것도 눈에 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당국이 WHO에 보고한 시점은 여성이 이미 사망한 3월 28일이었는데요. 일각에서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 늦장 보고했던 것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반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떤 증상을 보이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WHO에 따르면 발열, 피로 등 가벼운 독감과 비슷한 증상부터 결막염, 심각한 급성호흡기질환,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또 소화기 증세와 신경학적 증상도 보고됐지만 이런 증상은 매우 드물다고 WHO는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 해군이 지중해상에서 배에 탄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탈리아 해군이 지중해상에서 배에 탄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1분기에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한 사람들의 수가 기록적으로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산하 기관인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 1분기 동안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중부 지중해를 건너다 441명이 사망했다고 12일 발표했습니다. 이 숫자는 지난 2017년 이래 가장 많다고 하는데요. IOM은 실제 사망자 수가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유럽으로 들어가려고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는 거죠?

기자) 네. 대개 북아프리카에서 출발해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는데요. 행선지는 대부분 이탈리아입니다. IOM은 올해 들어서 지금까지 약 3만1천 명이 들어왔는데, 지난 부활절 주말에만 3천 명이 이탈리아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1분기 들어서 이렇게 사망자가 많이 나온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IOM은 무대응이나 국가가 주도하는 ‘수색과 구조(SAR)’ 작업이 지연된 것을 지적했습니다. 적어도 사고 여섯 번에 구조 지연으로 최소한 127명이, 그리고 7번째 사고에서는 완전한 무대응으로 적어도 73명이 사망했다고 하는데요. 안토니오 비토리노 IOM 사무총장은 “나라들이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면서 “국가 주도 SAR이 지연되거나 격차가 생기면서 인명 피해가 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지중해를 건너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이 지금까지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IOM 집계로는 2014년 이래 중부 지중해 항로에서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IOM이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 어떤 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IOM는 현 상황이 지난 2014년 이래 취해진 임시 대응을 끝낼 예측 가능한 국가 주도 SAR의 필요성을 강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IOM은 그러면서 나라들이 비영리단체(NGO)들의 인명구조 노력을 지원하고 구조하러 오는 사람들을 범죄자 취급하거나 이들을 방해하고 억제하는 것을 끝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명구조 활동을 하거나 지원하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IOM은 또 상선을 포함해 모든 선박이 어려움에 처한 배를 구조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IOM은 그러면서 “불법 밀입국 조직을 없애기 위해 강력하게 조처하고 위험한 여행을 조장해서 절박한 이주민들이나 난민들로부터 수익을 얻는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 불법 이주민이 급증한 것에 대응해 6개월 효력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넬로 무수메치 시민보호·해양부 장관은 최근 이탈리아에 도착한 사람들 수가 300%나 증가했다면서 “이는 이탈리아 기반 시설을 위험하게 하는 절대 비상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는 그동안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유럽연합(EU)이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해 왔죠?

기자) 네. 무수메치 장관은 이런 요구를 다시 언급했습니다. 그는 또 “우리들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이탈리아 혼자서 비상 상태를 다룰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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