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개전 후 첫 크이우 방문...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재선

옌스 스톨텐베르그(왼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이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방문입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공산당 일당 체제인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됐습니다. 중국 인구 감소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를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방문은 보안을 이유로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나토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시작하기 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적은 있는데요. 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후에는 우크라이나를 찾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사이 다른 여러 나라 정상이나 국제 사회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죠?

기자)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크라이나 주변 유럽 국가들은 물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까지 주요 7개국(G7) 정상들도 모두 우크라이나를 찾았고요. 유럽연합(EU) 지도자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여러 국제 사회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찾아 변함없는 지지와 연대를 보여줬습니다.

진행자)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번 전쟁에서 나토 회원국들의 결집을 끌어내며 러시아에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는데요. 다른 지도자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늦게 크이우를 찾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닙니다.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명분의 하나로 내세우는 것이 나토의 동진으로 자국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는 건데요. 이런 가운데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크이우 방문은 그만큼 신중한 사안이 돼 왔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이번 방문 목적이 아직 확실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방문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상징성을 띤다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나토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어떤 지원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일부 회원국의 지원과는 별개로, 나토 전체 차원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발전기, 의료 장비, 텐트, 군복 등 치명적이지 않은 지원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여러 회원국은 우크라이나군에 무기와 탄약, 훈련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나토 자체는 핵 무장한 러시아와 전쟁에 휘말리거나 확전을 원치 않습니다.

진행자) 스톨텐베르그 총장이 크이우에서 어떤 일정을 보냈습니까?

기자) 크이우의 성미하일 성당 광장에서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과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현지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 관계자는 “사무총장이 지금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이라면서 “가능한 한 빨리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나토는 회원국이 하나 더 추가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중립국의 지위를 유지했던 핀란드가 지난 4일,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했습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1천300km 넘게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요. 핀란드가 나토에 합류함으로써 나토 동맹과 러시아 간 국경의 길이는 2배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스웨덴도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추진했는데요.

기자) 네. 스웨덴은 튀르키예와 헝가리 국회가 동의안을 비준하지 않고 있어 아직 진전이 없는데요. 스웨덴 정부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나토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토 지도부와 스웨덴 정부는 오는 7월 11일과 12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전에 가입 절차가 마무리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 세력으로 간주한 ‘쿠르드노동자당(PKK)’ 관련자 신병 인도 등의 문제로, 헝가리는 스웨덴 정치권에서 자국의 민주주의를 비판했다는 이유 등으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최근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는데, 어떻게 해법을 찾았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9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주변 5개국에 대한 긴급 ‘예방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U 지도부가 지정한 나라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불가리아입니다.

진행자) EU가 말하는 ‘예방적 조처’는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네. 앞서 말한 5개국은 오는 6월 5일까지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도록 허용한다는 방침입니다. 단 다른 나라로 수출되는 물량만 이들 5개국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EU는 또 이들 5개국 농민들을 위해 1억 유로(미화 약 1억900만 달러)의 보상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EU가 이런 조처를 하게 된 배경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EU의 이번 조처는 폴란드와 헝가리를 비롯한 일부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중단을 선언하며 EU의 정책에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EU는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에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들 국가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자국의 농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EU 지도부는 당초, 무역 정책은 전적으로 EU 차원의 권한으로 개별 회원국의 일방적 조처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요. 하지만 동유럽과 중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자, 한 걸음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미겔 디아스카넬(왼쪽) 쿠바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국기를 흔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쿠바로 가봅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다시 선출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5년 더 집권하게 됐습니다. 쿠바 국회는 19일 수도 아바나에 있는 컨벤션궁에서 투표를 통해 미겔 디아스카넬 현 대통령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했습니다.

진행자) 쿠바의 대통령 선거는 간접선거 방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의 대의원 격인 국회에서 표결을 통해 선출됩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참석 의원 462명 가운데 459표로 98% 가까운 지지를 얻었고요. 살바도르 발데스 메사 부통령도 439표를 얻어 다시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압도적 지지를 받은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쿠바는 공산당 일당 체제로 국회 표결은 상징적 의미에 그친다는 평가입니다. 지난 3월 총선을 통해 출범한 10대 국회 470명 의원 거의 전부 공산당원들로 당의 입장과 정책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지난 2018년 처음 집권하면서 여러 면에서 주목을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쿠바 혁명의 주역인 카스트로 가문 출신이 아닌 첫 쿠바 지도자로서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에 이어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가 60년 넘게 통치해 왔는데요. 이들의 뒤를 이어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2018년 제3대 국가평의회 의장직에 오르며 카스트로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또, 쿠바 혁명이 있었던 1959년 이듬해 태어난 이른바 ‘혁명 후 세대’ 지도자입니다.

진행자) 그리고 쿠바는 대통령직도 부활시켰죠?

기자) 맞습니다. 쿠바는 지난 1976년 대통령직을 없앴습니다. 그리고 국가평의회 의장이 국가수반을 맡았는데요. 하지만 2019년 쿠바 국회는 이를 부활시키고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을 대통령으로 선출했습니다. 2021년에는 라울 카스트로 공산당 총서기가 은퇴하면서 3대 총서기직에도 올랐습니다.

진행자)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집권 2기 주요 국정 과제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가장 큰 당면 과제는 경제 회복입니다. 쿠바는 신종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심각한 경기 침체와 일련의 금융 정책 실패, 미국의 엄격한 제재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합니다. 또한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국외로 나가려는 쿠바인들의 민심을 잡는 것도 큰 숙제입니다.

진행자) 쿠바의 경제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가요?

기자) 2020년 쿠바의 국내총생산(GDP)은 11% 추락했습니다. 반면 물가는 계속 급등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물가 상승률은 40%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당국의 공식 발표로, 암시장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 나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쿠바를 떠나는 사람도 많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으로 향하는 쿠바인만 해도 지난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2월 사이 약 33만 명에 이를 만큼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습니다. 다른 중남미 국가나 유럽 등지로 떠나려는 쿠바인들도 많은데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재선출된 후 행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게 최우선 경제 과제의 하나이며, 식량 생산과 수출 증가, 사회주의 국가 기업에 즉각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시내 지하철역에 출근길 시민들이 몰리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인구 감소가 중국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한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 보도인데요. 신문은 중국 인구 감소가 중국 국내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미치리라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먼저 세계 경제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준다는 건가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는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인구 축소가 가져올 영향을 먼저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중국 내 풍부한 노동인구가 세계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였는데요. 중국은 그간 전 세계로 수출되는 물건들을 만드는 임금이 싼 공장노동자들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오랫동안 이런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이란 말을 들을 수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인구가 줄어서 일할 사람도 감소한다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수출하는 물건값이 오르고 이게 미국같이 중국산 수입품에 크게 의지하는 나라에서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노동인구 감소가 수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일할 사람이 줄어드니까 임금이 올라가는데요. 그러면 업체들이 이걸 상쇄하려고 물건값을 올려서 그렇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구 감소가 외국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인구 감소로 중국 내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국제 기업들에 위협이 됩니다.

진행자) 외부 영향 외에 인구 감소가 중국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뭔가요?

기자) 네. 단기적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 큰 위협을 줍니다. 이 부동산 부문이 중국 경제에서 약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코로나 확산에 따른 봉쇄 탓에 소비와 수출이 위축되면서 중국이 과거보다 더 부동산 부문, 특히 주택 부문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인구가 줄어들면 수요도 줄어서 주택 시장을 포함한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자 중국 정부가 개입했죠?

기자) 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을 돕기 위해 개입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 감소는 이런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노령 인구 부양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중국도 한국이나 일본처럼 인구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노령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노동인구가 줄면서 중국 정부가 은퇴한 노인들 부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노동인구 감소로 왜 그런 결과가 생기는 건가요?

기자) 네. 은퇴한 노인들은 대개 연금 같은 사회복지 혜택을 받는데요. 일하는 사람들이 돈을 벌어서 이걸 세금이나 연금 적립 등 형식으로 나라에 다시 납부해야 노령 인구를 위한 사회복지 제도를 중국 정부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지난 2019년 연금 기금이 2035년까지 모두 소진되리라 전망했는데, 그렇게 되는 이유 가운데 일부가 바로 이 노동인구 감소입니다.

진행자) 인구감소 탓에 중국이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라는 지위를 곧 넘겨줄 것이라는 소식도 있더군요?

기자) 네. 유엔은 최근 오는 2023년 중반이 되면 인도 인구가 중국 인구를 추월하리라 전망한 바 있습니다. 유엔은 이때가 되면 인도 인구가 약 14억 2천만 명으로 중국보다 약 300만 명이 많아지리라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