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권단체 “한국, 러시아 전쟁범죄 책임 추궁에 핵심 역할 해야”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병원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됐다. 구조대원들이 임신한 여성을 대피시키고 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인들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이 높아진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해달라는 국제 인권 단체의 요구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100여 개 나라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휴먼라이츠워치는 20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저지른 반인도 범죄와 전쟁 범죄에 대해 러시아의 정치 및 군사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하는 국가들의 국제적 연대에서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전날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민간인 대규모 공격 시 인도적 지원만 고집하기 어렵다고 말한 데 대한 VOA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 성명] "South Korea should play a central role in the international coalition of states that are demanding that Russia and its political and military leaders be held accountable for crimes against humanity, and war crimes, perpetrated by Russian forces against the people of Ukraine. It's important that governments across Asia, Africa and Latin America join Europe and the other, so-called "like-minded" states that are seriously concerned about the ongoing rights crimes being committed in Ukraine”

로버트슨 부국장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전역의 정부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되는 인권 범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는 유럽, 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진 다른 나라들과 손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이 오랫동안 세계 무대에서 경제력에 걸맞게 더 큰 정치적 역할을 하려고 노력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와 그 밖의 지역에서 국제인권법 준수를 요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그런 노력에 접근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나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적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