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미한, 호혜 발전" 미 의회 연설...미 유럽사령관 "우크라이나 무기 체계 확신"

윤석열(가운데) 한국 대통령이 27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오른쪽은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 나흘째를 맞아 미국 상·하원 합동의회에서 연설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예고되는 가운데 유럽 주둔 미 사령관이 우크라이나군의 무기 체계에 강한 확신을 보였습니다. 중국이 직업훈련과 노동을 많은 티베트인에게 사실상 강제한다고 유엔 전문가들이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한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7일 연방의회에서 연설했군요?

기자) 네. 윤 대통령은 미국 동부 시각으로 이날(27일) 오전 11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약 30분간 영어로 연설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미 연방의회에서 연설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윤 대통령에 앞서 6명의 전직 대통령도 연방의회에서 연설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대통령이 연방의회 연단에 서는 건 지난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입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윤 대통령은 미한동맹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면서 미한동맹 70주년의 의미, 그리고 양국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한동맹의 현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미한 동맹관계가 시작할 때는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었는데, 지금은 미한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함께 번영하며, 그 누구보다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윤 대통령의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1: 윤석열 한국 대통령] “We had no guarantees of success when it started, but today our alliance is a stronger than ever, more prosperous together, and more connected like no other. Indeed, it has been the lynchpin safeguarding our freedom, peace and prosperity."

진행자) 들어 보니 현재 미한동맹이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미한관계가 서로 혜택을 주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투자가 엄청나게 늘었고, 한국 기업들이 미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를 만들고 있고,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2: 윤석열 한국 대통령] “Our relationship has evolved from one of a unilateral assistance to a partnership that is mutually beneficial. Korea's companies investment in America has tripled, and U.S. companies investment in Korea has nearly doubled. Korean companies are contributing to vitalize the U.S. economy. They are producing EV batteries, semiconductors, cars and other products here in America. And more importantly, they are creating decent, well-paying jobs.”

진행자) 두 나라가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서로 혜택을 주는 사이가 됐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 밖에 현재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연대해 이에 맞서자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의회 연설 후 윤 대통령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국무부 청사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국빈 오찬에 참석했고요. 이어 국방부를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만나고, 미군 수뇌부로부터 정세 브리핑을 받았습니다. 이제 윤 대통령 부부와 방미 대표단은 워싱턴 D.C.를 떠나 북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으로 이동해 예정된 일정을 소화한 뒤 29일 귀국합니다.

진행자) 26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 사이 정상회담이 있었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6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위협에 대한 확장 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한동맹의 공고함을 강조하며 특히 “미한 군사협력은 철통 동맹 관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핵 위협에 같이 맞서고 핵 억지력을 같이하고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 발언 내용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윤 대통령은 두 나라가 “북한의 핵 공격 시 즉각 정상 간 협의를 하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해 동맹의 모든 전력을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양국은 또, 새로운 확장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핵협의그룹은 양국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의 핵심입니다.

진행자) 이날 정상회담 후 주요 행사로 국빈 만찬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26일 저녁 7시에 백악관에서 국빈 만찬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는 ‘블랙 타이’ 행사로 참석자는 완전한 예장을 갖춰야 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 모두 턱시도에 나비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질 바이든 여사는 연보라색 원피스, 김건희 여사는 흰색 정장 긴 드레스에 흰 장갑을 착용하고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만찬장 분위기가 어땠는지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국빈이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한 대통령인데요. 만찬장에는 양국의 정∙재계 인사와 문화∙예술계 인사, 한국전 참전 용사 등 2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하고 미한동맹 70주년을 축하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을 받고, 학창 시절 애창곡이었다는 미국 가수 돈 매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몇 소절 불렀는데요. 잠깐 들어보시죠.

[녹취 3: 윤석열 대통령 노래]

진행자) 윤 대통령의 노래 솜씨 괜찮은데요? 영어 발음도 나쁘지 않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치며 열렬히 호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은 그렇게 못할 것이라며 농담했는데요. 윤 대통령에게 돈 매클린의 사인이 적힌 기타를 선물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카볼리 미 유럽사령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보겠습니다. 미군 지휘관이 우크라이나 전황 관련 평가를 내놨다고요?

기자) 네. 크리스토퍼 카볼리 미 유럽사령관이 26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 전황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카볼리 사령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 연합군 최고사령관 직도 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는 계속해서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카볼리 사령관은 현재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봄 공세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장비와 무기, 탄약을 갖추고 있다고 카볼리 사령관은 말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이미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선언한 상황으로, 다만 그 시점이 언제일지 비밀인 건데요. 늦어도 몇 주 안에 대공세를 시작할 것이라는 추측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볼리 사령관은 공세가 언제 시작되든, 우크라이나 군대는 무기 체계나 보급품 문제로 인해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확신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무기 측면에서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는 의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적으로 영국 챌린저, 독일 레오파드를 비롯한 서방의 탱크와 장갑차가 우크라이나에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21일, 최근 몇 달 새 서방 국가들이 지원한 기갑 장비가 탱크 230대, 장갑차 1천550대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카볼리 사령관이 러시아 전력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카볼리 사령관은 러시아 지상군이 병력 규모 면에서 이번 전쟁으로 다소 퇴보하긴 했지만 그래도 전쟁 초기보다 지금이 더 많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공군의 경우, 비행기 80대를 잃었지만, 여전히 1천 대 전투기와 폭격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러시아 해군은 배 한 척을 잃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과 우크라이나 정상 간 통화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 전격 통화했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한 이래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직접 소통에 나선 겁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중립’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지난달에는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해 국제 사회로부터 점점 고립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보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주 시 주석과의 직접 대화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 트위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길고 의미 있는 통화를 했다”고 밝히고 “이 통화와 중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임명이 양국 관계 발전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이날 1년 넘게 공석이었던 주중 우크라이나 대사에 파블로 리야비킨 전 전략산업부 장관을 임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쪽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중국 국영 CCTV는 통화 사실을 전하며, 이 통화는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의 입장은 러시아와의 협상을 권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밝혔고요. 중국 정부가 외교적 수단을 통해 평화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환영했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도 전했습니다.

중국 티베트자치구의 한 농장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이 많은 티베트인에게 직업교육 프로그램과 노동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유엔 인권이사회가 구성한 특별보고관 6명이 27일 성명을 냈는데요. 이들은 성명에서 “티베트인 수십만 명이 2015년부터 몇몇 프로그램을 통해 시골 고향을 떠나 저숙련, 저임금 노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티베트인들이 이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강요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시골에 사는 티베트인들이 고향을 떠나서 강제로 저숙련, 저임금 일을 한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은 이른바 ‘직업훈련’, 그리고 ‘노동력 이전 프로그램’이 티베트의 종교적, 언어적 정체성을 훼손하고 티베트인들을 감시하고 교화하기 위한 구실로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진행자) 이런 프로그램이 종교나 언어 같은 티베트인들 문화적 정체성을 위협한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특별보고관들은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한 티베트인들이 티베트말을 쓰지 못하고, 그들의 종교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을 제한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특별보고관들이 성명에서 강제노동 가능성도 언급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별보고관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티베트인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강제노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별보고관들은 “티베트인들이 직업훈련소에서 바로 일하는 곳으로 넘겨지는데, 이들이 새로운 일에 동의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 근로 조건이 강제노동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감독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티베트인들이 일단 직업훈련소에 있다가 새로운 일터로 넘겨지는 거로군요?

기자) 네. 노동력 이전 프로그램은 직업훈련소들이 시행하는데, 이들 직업훈련소는 전문기술 개발에는 덜 주력하고 군사화된 환경에서 정치적, 문화적 세뇌에 더 집중한다고 합니다. 특별보고관들은 중국 정부에 티베트인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나올 방법을 명확하게 하고 새 일터의 노동 환경을 감독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