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사일 개발 자금의 절반을 암호화폐 탈취와 사이버 공격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백악관 고위 관리가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인식 제고의 필요성과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앤 뉴버거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은 9일 사이버 분야에서 미국 정부가 직면한 가장 사악한 문제(the wickedest problems)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녹취: 뉴버거 부보좌관] “I look at a problem set that we're putting a lot of time and thought into which is the fact that the North Koreans fundamentally are funding we estimate half of their missile program by crypto and cyber efforts.”
뉴버거 부보좌관은 워싱턴의 비영리재단인 ‘특수경쟁연구프로젝트(SCSP)’가 주최한 대담에서 “나는 우리가 많은 시간과 생각을 쏟고 있는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북한이 근본적으로 암호화폐와 사이버 노력을 통해 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의 절반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는 추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이 같은 북한의 사이버 위협을 파악하기 위해 각 부처와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뉴버거 부보좌관] “To that point that takes a combination of our treasury department really understanding how money moves working with the crypto ecosystem. It takes our state department and our department of defense to understand, who are these individuals, how could it be that a country like the DPRK is so darn creative in this space.”
미 재무부는 북한의 자금이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 지 파악해야 하며, 국무부와 국방부는 이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또 북한과 같은 나라가 사이버 공간에서 어떻게 창의적일 수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례 없이 많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해당 자금이 사이버 분야에서 조달되고 있다는 정부 차원의 인식을 제고하고 시급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뉴버거 부보좌관은 앞서 지난해 7월 워싱턴의 민간연구소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주최한 대담에서도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우려 수준이 높아졌느냐’는 VOA의 질문에 “북한의 사이버 역량을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악의적 사이버 활동을 통해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의 최고 3분의 1까지 충당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공격이나 해외에서 활동하는 북한 IT 노동자의 활용 등이 그 같은 활동에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뉴버거 부보좌관은 이날 대담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이나 랜섬웨어 등 암호화폐 탈취를 목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도 미국이 해결해야 할 도전으로 지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 세탁을 도운 믹서 업체를 미국 정부가 제재 대상에 올린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녹취: 뉴버거 부보좌관] “So, for example, you've seen the treasury department designate Tornado Cash a core mixer. And the roles mixer plays are, like I said, mixing a bunch of illicit transactions with illicit transactions so it's harder to follow the chain, as you noted, on a very public blockchain.”
뉴버거 부보좌관은 “재무부가 핵심 믹서 업체인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것을 보았을 것”이라며 “믹서가 하는 것은 많은 불법적 거래를 또 다른 불법 거래와 혼합하는 것이므로 공개적인 블록체인에서 이를 추적하기가 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국제적인 랜섬웨어 대응 이니셔티브에 블록체인 분석 역량을 구축하고, 광범위한 랜섬웨어 생태계를 목표로 하기 위해 정부 당국 간 역할을 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8월 암호화폐 돈세탁 믹서 업체 ‘토네이도 캐시’가 2019년 설립이래 70억 달러가 넘는 암호화폐 세탁에 관여했다면서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의 후원을 받는 해킹조직 ‘라자루스’가 탈취한 4억 5천 5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돈세탁하는 데도 토네이도 캐시가 사용됐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