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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부모, 동결된 미국 내 ‘북한 암호화폐 자산’ 추적...회수 여부 주목


지난 2017년 6월 미국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에서 열린 오토 웜비어 군의 장례식에 가족과 친구들이 참석했다. 앞줄은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와 어머니 신디 윔비어 씨.
지난 2017년 6월 미국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에서 열린 오토 웜비어 군의 장례식에 가족과 친구들이 참석했다. 앞줄은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와 어머니 신디 윔비어 씨.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에 돌아온 지 며칠 만에 숨진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미국이 동결한 북한 암호화폐 자산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통해 거둔 수익금을 겨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회수 여부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북한 자산 공개에 대한 ‘보호명령’ 요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미국 연방법원 전자기록시스템에 따르면 해외자산통제실은 2일 제출한 요청서에서 지난 4월 13일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미 대통령 행정명령 혹은 ‘대북제재법’에 의거해 차단된 암호화폐 또는 디지털자산에 대한 특정 정보를 요구하는 자료제출명령을 발부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해당 정보공개에 동의했다면서, 다만 이 같은 정보공개가 자칫 미국의 ‘영업비밀법(Trade Secrets Act)’ 위반일 수 있어 미 법원에 ‘보호명령’을 요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특정인이나 기관의 은행 계좌나 자금 정보는 영업비밀법과 함께 ‘금융비밀보호권리법(Right to Financial Privacy Act)’, ‘그램-리치-브릴리법’ 등에 의해 제3자에게 공개돼선 안 되지만 미 법원은 ‘보호명령’을 통해 한시적으로 공개를 허용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베럴 하월 판사는 다음 날인 3일 ‘보호명령’을 승인했습니다.

다만 관련 정보는 웜비어 가족의 변호인과 재판부, 그리고 이번 사안의 관련자들게만 공개됩니다.

앞서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와 신디 웜비어 씨는 북한 당국의 고문으로 아들이 사망했다며 2018년 4월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하월 판사로부터 약 5억 달러의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5억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을 추적해 왔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최근 해외자산통제실이 보유한 북한 관련 자금 정보를 확인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판단하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웜비어 부모는 2019년부터 매년 법원의 보호명령 아래 해외자산통제실 등이 차단한 북한 자산 정보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 정보를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북한의 사이버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통해 북한이 거둔 수익금을 겨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가 지난달 20일 VOA와 인터뷰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 프레드 웜비어 씨와 신디 웜비어 씨가 지난달 20일 VOA와 인터뷰했다.

웜비어 부친인 프레드 웜비어 씨는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자산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언제나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There’s always more we can do. We’re going to meet with our treasury Department this afternoon, and they’ve been instrumental in helping us to secure these assets.”

웜비어 씨는 특히 “북한 자산을 확보하는 데 미 재무부가 큰 도움이 된다”며 “현재 공개하기는 이른 사안들이 있지만 그것들에 대해 보도할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해외자산통제실은 북한이 암호화폐 네트워크인 ‘로닌’에 침입해 6억 달러가 넘는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탈취했다며, 도난 당한 자금이 예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지갑)를 차단한 바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 법무부도 북한과 연계된 해커들이 한국 등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탈취한 암호화폐 계좌 280개를 차단하고, 미 법원에서 민사 몰수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따라서 웜비어 부모가 이들 자금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할지 주목됩니다.

북한에 억류되기 전 생전의 오토 웜비어 군과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 사진제공=웜비어 가족.
북한에 억류되기 전 생전의 오토 웜비어 군과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 사진제공=웜비어 가족.

웜비어 부모는 지난 2020년 5월 미국 웰스파고와 JP모건 체이스, 뉴욕멜론 은행이 보유한 북한 자금에 대해 보호명령을 요청해 이들 은행에 북한 관련 자금 2천379만 달러가 예치된 사실을 확인했었습니다.

아울러 2020년 11월 미국 뉴욕주 감사원이 동결한 북한 자금에 대해 보호명령을 받아 조선광선은행 소유의 24만 달러를 회수하기도 했습니다.

또 작년 2월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온라인 결제 회사 ‘페이팔’이 보유한 특정 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해 달라며 법원에 보호명령 요청서를 제출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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