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국방 당국자들은 ‘워싱턴 선언’ 이후 미한일 3자 협력의 진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미한일 협력이 확장억제 강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북한과 중국에 분명한 신호를 보낸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과 한국 정상이 ‘워싱턴 선언’을 통해 미한동맹을 강화해 북한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I think the important thing is further commitment to the ROK-US alliance to keep it strong. And you know, given the behavior out of North Korea over there was shooting more missiles than he ever has. I think it's important to strengthen that alliance.”
서먼 전 사령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전례없이 높아졌다며, 이제 북한의 위협은 중국이 제기하는 역내 도전과 함께 동북아를 넘어 국제사회가 함께 상대해야 하는 글로벌 안보 이슈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선언에서 북한의 한국에 대한 모든 핵 공격은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특히 워싱턴 선언이 미한 양자간 협력에 그치지 않고 일본을 포함시켜 역내 억제력을 더욱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면서 미한일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등의 후속 조치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I'm very proud of the fact that president Yoon and the prime minister of Japan agreed to this information sharing. I really pushed that when I was over because I thought we could do a better job of sharing information. That increases your extended deterrence if you can share intelligence and information together and protect that information. So you have a common picture of what the threat is doing to you and how you can maximize assets.”
2011년 7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서먼 전 사령관은 자신이 근무할 당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특히 북한 위협 대응에 매우 중요한 미사일 정보 공유 문제에 집중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일 간의 갈등을 넘어 이러한 정보 공유에 동의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해당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면 확장억제력이 더욱 향상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한일 정상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3자 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11일 VOA에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를 위해 한국, 일본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미한일 3자 협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한 위협을 포함해 공동의 지역 및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렌스 코브 전 미 국방부 차관보는 워싱턴 선언 후속 조치로 미국이 한국에 전략핵잠수함을 전개하기로 한 것은 북한에 확장억제 강화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코브 전 차관보] “I think what it does is it sends a signal to North Korea that if they should be foolish enough to cross the line and possibly even use nuclear weapons against South Korea that they would face retaliation from the United States. And this follows on to our agreement to basically have a nuclear submarine capable of firing nuclear weapons call on a port in South Korea. And this also sends a signal to North Korea that we have nuclear weapons in the area not just in the United States.”
“이는 북한이 어리석게도 선을 넘어 한국에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의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며, 또한 미국뿐 아니라 한반도 지역에 핵무기를 머물게 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코브 전 차관보는 또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미한 확장억제 강화 조치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주목하면서, 미한일 3자 협력이 역내 안보 지형에 매우 큰 파장을 가져오는 ‘신 동맹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코브 전 차관보] “It also gets over the feeling I think some North Koreans had that the Japanese would never work with South Korea given the history of South Korea and Japan. We would not want them to work with them given the history between Korea and Japan going back to World War II. So what it sends is a signal to North Korea as well as China that basically in addition to the QUAD and AUKUS this is a third alliance you're going to have to deal with.”
코브 전 차관보는 일본이 국방예산을 2배 가까이 증액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그렇게 될 경우 러시아를 제치고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방위비를 많이 사용하는 나라가 될 것이며, 일본의 군사 협력 참여는 미국과 한국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특히 현재 한일 양국 간 협력 재개 움직임은 역사적 문제로 두 나라가 절대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북한의 고정관념 역시 넘어서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미한일 3자 협력은 기본적으로 역내에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하는 4자 안보대화 쿼드(QUAD)와 미국, 영국, 호주가 결성한 3자 안보파트너십 오커스(AUKUS)에 더해 북한과 중국이 마주해야 할 세 번째 동맹이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도 “일본의 참여가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확장억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만들 것” 이라며 한반도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미한 간 협력에 일본을 포함시키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 “I like the idea of including Japan with the ROK and the US for extended deterrence. I think it will strengthen information sharing and will make extended deterrence more effective. Any threat to the ROK will affect all of North East Asia and Japan. Including Japan makes a lot of sense to me since the US and Japan also have a mutual defense treaty. I think it will strengthen overall air and missile defense to help protect the South Korean People against potential threats.”
이어 “한국에 대한 어떤 위협도 동북아 전역과 일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잠재적인 위협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전반적인 방공 및 미사일 방어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직 국방 당국자들은 이번 워싱턴 선언에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나 핵 공유 가능성을 배제하고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한 조치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이 현재로서는 가장 합당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를 하는 것은 현재 상황을 해결하거나 한반도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Look there is too much talk about using nuclear weapons these days. I don't think people realize what that means. People throw all this nuclear weapons talk around and just, they don't know what they're talking about they don't understand what that really means. I think we need to keep extended deterrence. The US is committed to that, according to the policymakers and, I don't think we need to be sharing nuclear weapons. We don't need nuclear weapons on the peninsula I would be against that. I don't think that helps the situation.”
서먼 전 사령관은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이나 핵공유 주장에 대해 핵의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원자폭탄의 사용으로 많은 수의 사상자가 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확장억제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 더 이상의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으며 그것이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콜비 전 부차관보는 한국 내 일각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노력이 기대에 다소 못 미친다며 핵 공유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만 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 “The Credibility of the US extended nuclear deterrence is increasingly in question given the DPRK's long-range nuclear striking capability. The Washington declaration has not addressed this problem well. The Washington declaration has some positive elements but basically does not address the dangerous quandary at the heart of the problem. It essentially papers it over. Washington and Seoul should much more seriously deal with this problem together, and be willing to put far more significant steps on the table. I hope that these issues will be dealt with additionally at the upcoming G7 summit.”
콜비 전 부차관보는 “북한의 장거리 핵 공격 능력을 감안할 때 미국의 확장억제력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워싱턴 선언이 이 문제를 잘 다루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워싱턴 선언에는 몇 가지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문제의 핵심에 있는 위험한 어려운 문제를 다루지는 않는다”며 “미국과 한국은 이 문제를 훨씬 더 진지하게 함께 다루어야 하며 훨씬 더 중요한 조치를 기꺼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곧 있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런 문제들이 추가적으로 다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코브 전 부차관보도 G7 정상회의에서 미한일 3자 협력과 관련해 추가적인 협력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전혀 감소하지 않은 사실을 감안할 때 G7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향후 더 다양한 분야에서 점점 더 많은 3자 협력이 진행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