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한국과 정상회담서 북한 핵∙미사일 논의…통상∙기후대응도 주요 의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오른쪽)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

한국과 유럽연합 정상들이 다음 주 서울에서 북한의 위협 등 역내 안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유럽연합이 밝혔습니다. 경제와 통상, 지속가능한 발전도 주요 의제로 거론됐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22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다뤄질 예정입니다.

유럽연합 이사회(European Commission)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회담에서 평화와 안정, 경제 통상, 지속가능한 발전 등 크게 세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방안이 논의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이사회) 상임의장은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서울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유럽연합은 ‘평화와 안정’과 관련해 “EU와 한국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 유지를 위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 이사회] “Leaders are also expected to discuss North Korea’s repeated ballistic missile launches, its ongoing nuclear programme and South Korea’s 'Audacious Initiative', a roadmap for building peace and security through the denuclearis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아울러 “정상들은 또한 북한의 반복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진행중인 핵 프로그램,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와 안보 구축 로드맵인 한국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최근 상황, 남중국해에서의 항행과 비행, 인도태평양 안보, 사이버 안보 등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 통상 분야에서는 경제안보와 공급망 차질 대응을 위한 협력을 비롯해 산업 경쟁력, 디지털 및 데이터 보호 관련 협력 심화 방안도 모색할 예정입니다.

또 지속가능한 발전과 관련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린 파트너십’을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EU는 밝혔습니다.

탄소중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EU는 설명했습니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와 한-EU 정상회담의 의제를 설명했습니다.

미셸 상임의장은 한-EU 정상회담에서 역내 문제를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미셸 상임의장] “Dans le cadre de ce sommet entre l'Union européenne et la République de Corée, nous aurons également l'occasion d'aborder des sujets régionaux, en particulier l'ambition de l'Union européenne d'être active dans la région de l'Indo-Pacifique, pour soutenir la stabilité et la prospérité de cette région et pour aborder l'ensemble des sujets de sécurité qui y sont liés.”

미셸 상임의장은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과 안정에 기여하고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활발히 활동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과 같은 격동의 시기에 국제 협력이 안정과 안보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셸 상임의장은 한국을 ‘EU의 가장 소중한 파트너 중 하나’라고 부르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린 딜’과 ‘디지털’ 분야도 다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G7정상회의와 한-EU 정상회담 등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중요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U가 준비 중인 대러시아 11차 제재를 특히 G7회의를 계기로 논의한다는 설명입니다.

또 중국과 기후변화 등에서는 협력하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등 다각적인 접근법을 모색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We have seen attempts of economic coercion – for example, China towards Lithuania. We have seen similar practices vis-à-vis Japan and Australia. We are most vulnerable to coercion in general where dependencies build up. That is why we are taking action so seriously to enhance our resilience, so to prevent vulnerabilities.”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리투아니아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강압 시도를 목격했고, 일본과 호주에 대해서도 비슷한 관행을 봤다”며 “일반적으로 의존도가 높을 때 강압에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회복력을 강화하고 취약성을 예방하기 위해 조치를 진지하게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핵심 광물 의존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1년 6월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당시 이뤄진 약식 회담 이후 2년여 만이며,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EU 지도부와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처음입니다.

EU는 공식 정상회담 시 관례적으로 행정부 수반인 집행위원장과 EU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이사회 상임의장이 동시에 참석해왔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앞서 지난 12일 “EU 정상의 이번 방한은 양국 수교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이뤄지는 것으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인 EU와 경제, 보건, 과학기술 분야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역내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조를 심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