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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국 대통령 G7 계기 서방 주요국과 잇단 정상회담...폭넓은 연대로 강한 대북 메시지 낼 듯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왼쪽 앞)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앞)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회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왼쪽 앞)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앞)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회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번 주말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일본 등 관계국 정상들과 잇따라 만납니다.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회의 후반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미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회담 날짜는 21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미한일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공동 위기에 대한 대응과 전략적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미한 정상회담과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를 위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특히 미한 정상회담에선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워싱턴 선언’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미한일 정상회담은 이를 바탕으로 한 3국 간 추가적인 안보 협력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미한일이 추진 중인 북한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방안의 진전된 내용과 미한 확장억제의 미한일로의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선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인식을 재확인하고 북한 핵 미사일에 대한 강력한 억제와 대응 이런 문제가 아마 중요한 이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미한일 정상회담 뒤 공동 발표는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밝혀 회담에서 조율된 내용을 3국이 각자 발표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상회의 때는 보통 G7만 참석하는 세션과 초청국들까지 함께하는 확대회의 세션이 따로 진행되는데 윤 대통령은 여러 확대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의장국인 일본은 총 9개 세션 가운데 3개를 확대회의로 진행할 계획이며 확대회의 중 하나로 평화·안보와 법치 등에 대해 논의하는 세션을 최근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확대회의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연대,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강조하면서 북한 핵 위협에 대한 공동 인식을 환기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전 세계에서 현재 얘기되고 있는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러시아와 북한이지 않습니까. 그것을 강조하는 것은 G7에서 얘기하는 거니까 그 국가와 같이 협력하자, 그래서 북한 문제를 같이 대응하자는 그런 명백한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거죠.”

윤 대통령은 또 이른바 ‘힘에 의한 현상변경 시도’와 ‘강대국의 약소국 무력 침공’을 반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언급도 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윤 대통령이 사실상 타이완과의 양안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겨냥해 견지해 온 이런 원칙적 입장에서 더 나아가는 발언을 하는 데는 신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G7 정상회의를 전후로 한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도 빼곡합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6일부터 사흘간 한·캐나다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17일 양자 회담을 갖습니다.

이어 오는 21일 G7 정상회의 종료 직후 방한하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과 기자회견, 그리고 업무만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튿날인 22일에는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 공식만찬을 차례로 갖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윤 대통령이 서방 주요 정상들과의 연쇄 회동에서 북한의 핵 위협을 규탄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함으로써 북한에 맞선 광범위한 연대를 보여주려 할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유럽 입장에서도 북한 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것 자체가 외교적으로 이득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북한 핵무기 고도화에 대한 공통의 우려 사항들을 전달하고 한반도 비핵화 특히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 일종의 의지를 서로 확인하는 메시지 정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한국으로선 크게 얻는 정치적 회담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런 가운데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한층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 8일 왕야쥔 신임 북한 주재 중국대사를 만나 담화를 갖고 양국 관계 발전 의지를 다졌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양측은 두 나라 당과 수령들의 숭고한 의도를 받들어 전통적인 조중 친선협조 관계를 더욱 승화 발전시켜 나가려는 확고부동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진 고방산 초대소에서의 환영연회에서 최 외무상은 양국 관계가 “전면적이고 심도 있는 발전의 시기를 맞이했다”고 말했고, 왕 대사도 현재 양국 관계가 “새로운 역사적 시기에 진입”했다고 호응했습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최근 페이스북 계정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당화하는 글을 올리면서 “우리는 북한의 전우들과 한 전호에서 미국식 강요정책에 얽매이지 않은 새롭고 정의로운 세계 질서를 세우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고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사관은 이와 함께 “우리는 우리의 포탄만 사용하지만, 적군은 나토와 미국의 예속국가들의 포탄을 사용한다”며 “한국 당국은 ‘납입’을 시작할 것이라고 떠벌리고는 한다, 우리는 그들의 행태를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한국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G7 회의에 맞서 북중러가 연대를 과시하는 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지난해 12월 김정은 위원장의 신냉전 규정 이후로 북한은 신냉전에 편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그 부분을 더 강조를 하고 있거든요. 특히 최근 북중 북러 관계를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그 흐름 속에서 아마 이번 G7도 신냉전으로 규정하고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지난달 13일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의 첫 시험발사 이후 한 달 넘게 도발을 멈춘 북한이 이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한일 정상회담 등에서 발신될 대북 메시지 등을 지켜본 뒤 다시 군사적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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