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국가 정상들과 잇따라 회담을 갖는 이른바 ‘외교 슈퍼위크’가 시작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회담들이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뿐 아니라 미한 동맹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해군전쟁대학의 테렌스 로리그 교수는 17일 VOA와 영상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연쇄 정상회담들은 경제, 정치, 군사적 측면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It is a growing economic partner in a number of different sectors where it is a leader in particularly high technology sectors, innovation sectors… I think there is also a political element to this that South Korea is clearly more active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s reaching out on a number of different issues. And on the security front also the South Korean sales of arms to various countries.”
로리그 교수는 “한국은 특히 첨단 기술 분야, 혁신 분야의 선도국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점점 더 중요한 경제 파트너”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치적 측면에서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여러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안보 측면에서는 한국이 여러 나라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일련의 정상회담 외에도 주요 7개국(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 참석 등은 한국이 중요한 국제 현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참여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한국의 잠재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일본에서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국 정상들과 잇따라 회담을 갖는 이른바 ‘외교 슈퍼위크’가 시작됐습니다.
17일 한국-캐나다 정상회담, 19일과 21일 사이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G7 참석과 미한일 정상회담, 21일 한국-독일 정상회담, 22일 한국-EU 정상회담이 계속 이어집니다.
윤 대통령은 이 기간 동안 한국과 일본서 10개국 정상과 연이어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일련의 정상회담들이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All of these meetings will enable Korea to make its voice heard and its principles clear in new and important ways. Korea has an opportunity in each of these events to remind the world that it has a contribution to make to support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 democracy, and freedom. If President Yoon and his team can make clear the concrete measures the ROK is prepared to take in support of these and other principles, it will greatly enhance Seoul's international stature.”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은 새롭고 중요한 방식으로 자국의 목소리를 내고 원칙을 분명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지하는 데 기여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상기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정부 당국이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를 명확히 한다면 이번 회의들을 계기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국의 역할 확대…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에 도움”
한국이 이처럼 주요 선진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적인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미한 동맹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한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은 물론 미한 동맹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South Korea acting as a global pivotal state is really in support of the ROK us Alliance. First and foremost, it's in support of rocky interests. But as like-minded democracies come together to support a free and open Indo-Pacific. South Korea's activities and actions are really a welcome addition and really an integral part of the Alliance strategy to support a free and open Indo Pacific. So this is really a positive step forward for South Korea and for the ROK-US Alliance.”
맥스웰 부대표는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들이 연합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지지할 때 한국의 활동은 매우 환영할 만한 추가적 조치이며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은 한국과 미한 동맹에 있어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한국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유럽과의 협력, 특히 군사 부문의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유럽의 핵심적인 군사파트너로 인식”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대 국제관계학 교수 겸 한국국제교류재단-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 한국 석좌는 17일 VOA에 “서방 국가 대부분에게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선호하는 아시아 협력국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은 “핵심적인 군사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파체코 파르도 교수] “I think right now South Korea is seen as an essential military partner because what we see is European countries supporting Ukraine and war against Russia. And what they need is arms deliveries relatively quickly, and they cannot wait 2,3,4,5 years, they need them as soon as possible.”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유럽 국가들은 가능한 한 빨리 무기를 필요로 하며 2년에서 5년까지 기다릴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국가들은 장기적으로도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무기고를 확충하고 싶어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국과 유럽 국가들의 군사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할 때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한국의 추가적인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파체코 파르도 교수] “They're going to ask certainly for Korea to continue to implement sanctions on Russia to continue to deliver aid to Ukraine. To participate in the post conflict reconstruction… Now on top of that, I think that the European Union is going to ask for direct military support to Ukraine.”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한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계속 이행하고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계속 제공하며 분쟁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에도 참여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모든 것에 더해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분야 기회 창출”
일련의 정상회담들은 첨단 분야에서 한국에 새로운 기회들을 제공한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한국이 캐나다, EU, 독일과 갖는 정상회담들에서 기후변화와 청정에너지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을 비롯해 이들 모두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캐나다와 맺은 핵심 광물 협력 업무협약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건에 맞춰 핵심 광물을 조달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IRA 도입 이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 가공한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써야 전기차량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이 비율은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80%까지 오릅니다.
또 유럽 국가들은 한국 전기차 기업들에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스탠거론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In the EU itself you already have a move to take and try and transition to EVs. Most countries in the EU as a whole have put in place basically timelines to phase out combustion engines. So both in terms of EVs and EV batteries, the European market is going to be a major point of growth for South Korea in the future.”
스탠거론 국장은 “EU가 전기차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라며 “EU 국가들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일정을 수립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럽의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향후 한국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이 서방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Despite concerns for Chinese actions by South Korea and by the United States and others, frankly, we still all have to manage this relationship in a way that does not lead to direct conflict and war because that would be a disaster for everyone involved. But again, we have to stand up for the kinds of actions that are objectionable that are coming from from Beijing.”
로리그 교수는 자신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한국과 미국 등 여러 국가들이 중국의 행동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갈등과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로리그 교수는 “중국의 무례한 행동에 대해서는 맞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파체코 파르도 교수도 “한중 관계는 경제가 추동하는 관계”이며 상호 의존적인 관계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러시아는 다른 나라를 침공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경우”라며 한국이 러시아에는 더욱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파체코 파르도 교수] “So at this point in time even though I don’t think Korea should completely break its dialogue with with Russia diplomatic relations, of course, but I think it does make sense for Korea to continue to express its opposition to Russia actions in in Ukraine. At some point the war will finish at some point. Putin will leave office there will be another Russian leader, so relations with Russia, I don't expect them to be good for a while but eventually they should improve when it comes to when it comes to Korea.”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이 러시아와 외교 관계와 대화를 완전히 단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서는 한국이 계속해서 반대 의사를 나타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언젠가 전쟁이 끝나고 푸틴 대통령이 물러나 새로운 러시아 지도자가 나오면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는 결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