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점령지 댐 파손 '홍수 위험'...이란 '극초음속 미사일' 공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의 파괴된 구간 사이로 물줄기가 흘러가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이 파괴돼 일대 침수와 원자력발전소 안전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상대방의 소행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자체 개발했다며 공개했습니다. 세계은행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댐이 터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있는 카호우카 수력발전소 댐이 파괴됐습니다. 카호우카 댐은 드니프로강을 따라 있는 6개의 댐 가운데 하나로, 개전 초반 러시아군이 점령한 이래 지금까지 통제하고 있는 곳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댐이 왜 파괴된 건가요?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상대방이 댐을 공격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사령부는 이날(6일)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지역의 카호우카 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됐다”면서 “파괴 규모, 물의 양과 유속, 침수 가능성이 있는 지역 등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댐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임명한 현지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댐이 파괴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관리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는데요. 어떤 관리들은 댐이 그냥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댐이 완전히 다 무너진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카호우카 댐은 드니프로강 하류에 설치된 높이 30m에 3.2km 길이의 댐인데요. 수문 밸브가 있는 보가 무너졌지만 댐이 완전히 붕괴된 건 아니라고 친러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영상을 보면 무너진 구간을 통해 물이 무섭게 솟구쳐 쏟아지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5시간 안에 심각한 수위까지 차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그럼 그 일대가 큰 위험에 처해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호우카 댐 붕괴로 헤르손 지역 14개 마을에 사는 주민 2만2천 명이 홍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러시아 관영 ‘RIA’ 통신이 현지 친러 행정수반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1만6천 명이 위험 지역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댐에서 나온 물이 범람해 일대가 침수될 수도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댐의 수위는 지난달 비가 자주 온 데다가 눈이 녹으면서 이미 정상 수준 이상으로 높아 있는 상태였다고 ‘AP’ 통신은 전했는데요.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댐이 붕괴할 경우 1천800만m³의 강물이 넘쳐 일대 수십만 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참고로 카호우카 댐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에도 물을 대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국은 지금 어떤 조처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양국 관리들은 인근 주민들에게 신속히 대피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텔레그램에, 드니프로강 우안 10개 마을과 하류 헤르손시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경고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현지 러시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인근 약 300가구가 대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이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호우카 댐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드니프로강 상류에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데요. 댐 붕괴로 수위가 낮아져 원전 냉각수가 부족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IAEA는 트위터에, 전문가들이 원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즉각적인 핵 안전 위험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원전 당국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기업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댐 파손이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단 현재까지는 자포리자 원전이 위험에 빠진 상황은 아닌 모양이군요?

기자) 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댐 파괴 소식에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카호우카 댐 파괴는 우크라이나 땅에서 그들을 쫓아내야 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확인시켜 줄 뿐”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다 테러에 이용하기 때문에 단 한 치의 땅도 그들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해야만 안보가 돌아올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6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공개된 '파타흐(Fattah)' 극초음속 미사일.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이란 정부가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6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 우주군 사령부 주관하에 ‘파타흐’로 명명된 극초음속 미사일 발표회가 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파타흐는 파르시어로 ‘정복자’라는 뜻입니다.

진행자)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존하는 모든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이른바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무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적어도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비행하고, 기존의 탄도미사일보다 비행 궤적이 낮고 복잡해 추적과 방어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개발했다는 ‘파타흐’의 비행 속도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이란 매체들은 이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파타흐가 마하 13에서 마하 15로 비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시 말해 파타흐가 음속의 13배에서 15배는 빠르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그럼 사거리는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아미르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우주군 사령관은 파타흐가 1천400km 떨어진 지점의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미사일은 현존하는 어떠한 방공시스템으로도 요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 국영 TV는 파타흐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등 방공 미사일 시스템은 물론 미국의 최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도 무력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파타흐 공개 행사에 이란 대통령도 참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6일) 행사에서 이제 이란은 강력한 억지력을 보유하게 됐다면서 “이는 역내 국가들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보의 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앞서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자데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이란이 자체 기술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가 이번에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했습니까?

기자) 이란 정부는 이번에도 미사일 발사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성공 여부는 최소한 5배 음속의 속도 유지 여부와 활공 비행 등으로 평가되는데요. 이란 정부의 성공 주장에 대한 신뢰도 평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란 외교 공관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6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이란 대사관이, 그리고 휴양도시 제다에는 이란 총영사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5일 성명을 내고 이번 조처는 지난 3월 양국 간 합의 사항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랫동안 앙숙 관계였는데, 최근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에서 비밀 회담을 열고, 7년 만에 외교 정상화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중동 패권을 놓고 줄곧 대립했는데요. 지난 2016년 사우디가 시아파 성직자 사형을 강행한 것을 계기로 양국은 외교 관계를 단절한 바 있습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6일부터 8일까지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입니다.

세계은행 로고 앞에서 관련 행사 참가자가 통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세계은행(World Bank)이 수정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은행은 6일 공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세계은행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이를 1.7%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거네요?

기자) 네. 세계은행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여타 주요 경제들이 애초 전망보다 더 회복력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의 방점은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이고, 올해 하반기부터 둔화해서 내년에도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있습니다.

진행자)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지만, 결국 우울한 전망을 내놓은 셈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올해 전망치가 작년 성장률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는데요. 지난 1월에 내놓은 전망치는 2.7%였습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사업과 주거 투자를 줄이는 중앙은행 통화 긴축과 더 제한적인 신용 조건의 뒤늦은 효과를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중앙은행 긴축이나 제한적인 신용 조건이라면 금리하고 관련이 있는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결국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을 줄이거나 지출을 억제한다는, 즉 ‘긴축’한다는 것을 뜻하고요. 그렇게 되면 신용 조건, 그러니까 돈을 빌려주는 조건도 더 엄격해집니다.

진행자) 많은 나라가 기준금리를 올린 이유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코로나 대유행,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발한 공급망 교란 탓에 인플레이션, 즉 물가 상승세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 됐는데요. 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많은 나라가 기준금리를 계속 올렸습니다. 세계은행은 금리 인상이 소비지출과 기업투자를 줄이고 재정 체제 안정성을 위협하면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빚이 많은 저소득 국가가 금리 인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역별로는 어떤 전망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미국은 지난 1월 0.5% 성장에서 이번에 1.1%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중국도 지난 1월 4.3% 성장에서 5.6%로 상향됐습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코로나 대유행 영향으로 3%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은행은 2024년에 가면 미국 경제가 0.8%, 그리고 중국 경제는 4.6%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진행자) 올해 유럽 쪽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네. 유로화를 쓰는 유로존은 지난 1월 0% 성장에서 이번에는 0.4% 성장으로 상향 조정됐는데요. 내년에는 성장률이 살짝 깎일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세계은행이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될 걸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올해엔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2024년까지 많은 나라 중앙은행이 정한 목표치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