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에서 난민 자격으로 살고 있는 탈북민이 260명이라고 유엔 난민기구(UNHCR)가 밝혔습니다. 2년 전의 3분의 1로 감소한 수준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난민기구(UNHCR)는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을 하루 앞둔 19일 발표한 ‘2022 글로벌 동향 (Global Trends 2022)’ 보고서에서 북한 국적 난민이 지난해 말 기준 26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난민 지위를 받기 위해 망명을 신청한 뒤 대기 중인 북한인은 127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이 밝힌 탈북 난민 수는 2년 전보다 크게 감소한 것입니다.
UNHCR은 2년 전 보고서에서 전 세계 북한 국적 난민을 2020년 말 기준 782명, 망명 신청자는 88명이라고 밝혔었습니다.
UNHCR은 탈북 난민 규모가 대폭 감소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들이 대폭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체류국에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취득하면 난민 통계에서 빠진다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입니다.
UNHCR의 통계는 난민 수용국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탈북 난민 규모가 모두 반영되지 않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령 탈북민이 가장 많이 체류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은 유엔난민협약 당사국이면서도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UNHCR에 이를 보고하지 않고 있습니다.
UNHCR은 이달 초 VOA에 “유엔 난민기구는 자신의 의지에 반해 북송된 북한 주민들의 안위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UNHCR의 가장 큰 우려는 주민들이 애초에 불법적으로 북한을 떠났다는 이유로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 강제 송환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UNHCR은 이번 보고서에서 탈북 난민이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에 체류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네덜란드에서 북한 국적 난민 7명이 지난해 시민권을 취득할 자격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UNHCR은 이번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 난민은 3천530만 명, 망명 신청자는 540만 명이라며, 국내 강제 이주민 등을 포함하면 전 세계적으로 1억 840만 명이 박해, 분쟁, 폭력, 인권 침해 등으로 인해 강제로 이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전년보다 1천900만 명이 늘어난 것으로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