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한국이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캐나다 의원들과 전직 고위관리가 강조했습니다. 캐나다의 북한 인권단체는 최근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캐나다 하원의 알리 에사시 외교국제개발위원장은 지난 17일 북한인권법 입법 추진 캠페인을 재개한 민간단체 캐나다 북한인권협의회에 서한을 보내 북한인권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인권협의회는 이날 한국전쟁 당시 북한 고아들의 동유럽 강제 이주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 시사회를 열고 캐나다판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한 캠페인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가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에사시 위원장은 “귀 단체는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이 풀뿌리 옹호와 운동을 통해서만 개선될 수 있다는 숭고한 사명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한 캐나다와 한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행사는 “북한의 혐오스러운 정부가 자국민과 국제사회에 점점 더 호전적이 되는 시기에 개최됐다”며 “이에 대응한 캐나다와 한국 양국 관계의 르네상스는 환영할 만한 발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에사시 위원장] “This meeting also comes at a time at which North Korea’s detestable government is becoming increasingly belligerent both to its own people and internationally. In response, the renaissance in bilateral relations between Canada and the Republic of Korea is a welcome development. A close ally in the domains of security, energy, and cultural ties, the Republic of Korea will be a critical factor in any effort to improve human rights in North Korea.”
캐나다-한국 의원친선협회 공동의장이기도 한 에사시 위원장은 이어 “안보, 에너지, 문화 분야에서 긴밀한 동맹국인 대한민국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모든 노력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사시 위원장이 말한 ‘르네상스’는 최근 한국과 캐나다의 다양한 관계 강화 움직임을 지적한 것입니다.
앞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60년간의 양국 수교에 기반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기로 합의했었습니다.
특히 두 정상은 '한-캐나다 수교 60주년 기념 정상 공동성명'을 통해 “한국과 캐나다는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침해와 주민들의 복지에 대한 북한 정권의 철저한 외면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었습니다.
두 정상은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인권을 보호 및 증진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북한 주민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 강화할 것”이며 “이를 위해 우리는 오늘 한국과 캐나다가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해 나갈 것임을 선언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 이민장관을 지낸 주디 스그로 하원의원도 이날 축사를 통해 한-캐 정상회담 결과를 강조하면서 “우리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스그로 의원] “We recognize the importance of working together to address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North Korea. Prime Minister Justin Trudeau and President Yoon Suk Yeol emphasized the need for practical action, going beyond mere words, to ensure the promotion of freedom, human rights, democracy, and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system. Their commitment to a Comprehensive Strategic Partnership and their shared values is commendable.”
또 “트뤼도 총리와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 인권, 민주주의, 규범에 기반한 국제 시스템의 증진을 위해 단순한 말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와 공유 가치에 대한 그들의 약속은 찬사를 받을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인권 증진이 복잡하고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양국이 협력하면 긍정적 변화를 조성하고 북한 주민의 복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스그로 의원은 또 이날 상영된 다큐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내면서 “우리가 모두 북한과 세계 현대사의 어두운 장 중 하나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스그로 의원] “It is important that we all understand one of the dark chapters in North Korea and world’s modern history. This documentary sheds light on the true nature and character of North Korea's political system. This film delves into the brutal realm of the inhumane system, unraveling the untold stories of its people.”
이어 “이 다큐 영화는 북한 정치 체제의 본질과 성격을 조명하고 비인간적인 체제의 잔혹한 실상을 파헤치며 북한 주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밝혔습니다.
로마 국제영화제 다큐 부문 최고작품상 등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한 이 영화는 전쟁고아들이 김일성 주석의 권력 강화를 위해 어떻게 희생양이 됐는지 조명하면서 김씨 정권의 잔인함을 사실적으로 폭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2015년 캐나다 의회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던 어윈 커틀러 전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관련 운동이 재개된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커틀러 전 장관은 8년 전 자신이 의원 시절 발의한 결의안(M-617)에 명시된 바와 같이, 북한의 인권과 안보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결의안은 여전히 시의적절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커틀러 전 장관] Such legislation, as outlined eight years ago in my parliamentary motion (M-617), remains as timely as it is necessary, given the ongoing deterioration of human rights and security in North Korea. I am inspired by the tireless efforts of HRNK Canada and stand with all those struggling for freedom, human rights, democracy and the rule of law in North Korea. It is time this legislation is passed, and for Canada to renew its focus on advancing justice for the victims, as well as accountability for the perpetrators of the grave and unchecked abuses occurring in North Korea.”
이어 북한인권위협의회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에 감명을 받았다며 북한의 자유, 인권, 민주주의, 법치를 위해 투쟁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이 법안이 통과돼 캐나다가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와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대하고 방치된 인권 유린의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을 증진하는데 다시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커틀러 전 장관이 8년 전 발의안 결의안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규탄하며 정치범수용소를 비롯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감시하고 보고하는 북한인권대사를 임명할 것을 명시했습니다.
또 북한인권 활동과 중국 내 탈북민을 지원하는 시민사회단체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안도 담고 있었지만 당시 충분한 호응을 받지 못해 폐기됐었습니다.
북한인권협의회의 이경복 회장은 20일 VOA에 윤석열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의 정상회담을 통해 희망을 다시 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장은 “두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인권 개선 의지를 강조했다”며 “인권 문제인 만큼 (북한인권법 제정을) 거부할 이유가 없고 총리가 외국 대통령과 협력하기로 합의한 만큼 긍정적 반응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