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북한과 협력’ 의사 밝힌 남수단에 “안보리 결의 준수해야”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 건물.

미국과 유럽연합이 북한과 무기 거래 의혹이 있는 아프리카 국가 남수단에 대해 유엔 대북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국제 비확산을 약화시키고 각국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가 아프리카 국가 남수단과 북한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북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유엔 회원국들은 해당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Multiple UNSCRs prohibit UN Member States from procuring from the DPRK all arms and related materiel.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regarding the DPRK remain in effect, and UN Member States are bound by their obligations under those resolutions.”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북한 무기 사용 의혹이 있는 남수단이 북한과의 협력 관계 발전을 희망한다’고 밝힌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다수의 유엔 대북 결의는 유엔 회원국이 북한으로부터 모든 무기 및 관련 물자를 조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답변했습니다.

이어 현재 미국이 시행 중인 대북 독자제재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U.S sanctions are in place to restrict and impede the DPRK’s ability to continue funding and developing its unlawfu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which threaten regional and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미국의 제재는 역내 및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북한의 능력을 제한하고 방해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19일 보도에서 “심동국 북한 특명전권대사가 지난 14일 남수단의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봉정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마야르디트 대통령은 이에 깊은 사의를 표했으며, 남수단은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 쌍무적 친선관계가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남수단은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지난 4월부터 유혈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충돌 과정에서 수단 정부군이 북한제 활공폭탄과 다연장로켓포 등을 사용한 영상이 공개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 뉴스’가 군사 전문 블로거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수단 군벌 간 유혈 충돌에서 북한의 무기가 일정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유엔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는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수단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북한과의 경화기를 포함한 모든 무기 거래를 금지한 지난 2006년 안보리 결의 1718호와 2016년 2270호에 따라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할 수 없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

미국과 함께 대북 독자제재를 시행 중인 유럽연합(EU)도 이날 VOA에 남수단과 북한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 각국의 유엔 대북 결의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EU 대변인] “The DPRK’s development of nuclear weapons and the means to deliver them through new types of missiles undermines the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architecture and poses a threat to all countries. The EU urges all governments to respect obligations under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which prohibit all arms trade with the DPRK. Revenue that the DPRK earns from illegal trade in arms could be used to support nuclear and missile development. It is critical that all countries play their full role in ensuring the full implement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EU 대변인은 “북한의 핵무기와 새로운 유형의 미사일을 통한 핵무기 운반 수단의 개발은 국제 비확산 구조를 약화시키고 모든 국가에 위협을 가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EU는 모든 정부가 북한과의 모든 무기 거래를 금지하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이 불법 무기 거래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국가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과 아프리카 국가 간 불법적인 무기 거래 등 협력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습니다.

최근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의 이브라힘 트라오레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월 현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르키나파소군은 여전히 1985년 북한으로부터 받은 무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북한에게 더 많은 무기를 받아 싸울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지난 4월 공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에도, 북한이 아프리카 등지에서 계속 불법적으로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전문가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 정찰총국이 운영하는 군사용 통신장비 업체인 글로콤이 군용 무전기와 전장 레이더, 소프트웨어 제어시스템 등 무선 장비를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에 수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아프리카의 에리트레아 방위군이 운영하는 통신 기술회사가 글로콤으로부터 무기 등 각종 군사 물품을 제공받고 있으며, 북한이 콩고민주공화국의 대통령 경호대에 군사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무기를 판매한 사례 등도 지적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