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라고 지칭한 자신의 발언이 미중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22일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 직후공동회견에서 '시 주석이 독재자라는 언급이 미 정부가 이룬 미중 관계 진전을 약화하거나 복잡하게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단호히 답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서 "미국이 전 세계 동맹 및 파트너들과 대화를 나눌 때 미국의 인도 또는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사실(the facts)이라고 여기는 것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의 정치체제가 사실상 독재에 가깝다는 '사실'을 이야기한 것은 잘못이 아니고, 이 발언이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자신의 발언이 "실제 어떤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가까운 시일 내에 시 주석과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미중 관계에 일부 혼란을 야기한 일들이 있었지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훌륭히 해냈다"고 강조했습니다.
■ 정찰 풍선 사태 설명 중 언급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로 지칭했습니다.
중국 정찰 풍선 사태를 설명하면서 "내가 차량 두 대 분량의 첩보 장비가 실린 풍선을 격추했을 때 시진핑이 매우 언짢았던 이유는 그것이 거기 있는 사실을 그가 몰랐기 때문"이라며 "무엇이 벌어졌는지 모르는 것은 독재자들에게는 큰 창피(embarrassment)"라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을 직접 지목해 '독재자'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시 주석의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반론적으로 '독재자들'이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한 셈입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시진핑 '독재자' 지칭이같은 발언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18~19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친강 외교부장 등을 만난지 하루 만에 나왔습니다.
■ 중국 "심각한 항의"
한편 주미 중국대사관은 22일 성명을 통해, 셰펑 주미 중국대사가 전날(21일)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 관리들에게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대한 "심각한 항의와 강력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이 보기: 중국, '시진핑 독재자 지칭' 공식 항의대사관 측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와 국민은 중국 최고 지도자에 대한 어떠한 정치적 도발도 수용하지 않으며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