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단 3대뿐인 미 공군 정찰기가 한반도 동해 상공에 사흘 연속 출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탄도미사일 발사 동향을 관측하는 데 특화된 정찰기인 만큼 북한의 관련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이 현지 시간으로 4일 한반도 동해 상공에서 포착됐습니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레이더박스'에 따르면 미군 코브라볼 정찰기는 4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현 주일미군 가데나기지를 떠나 한반도 동해 상공 등을 비행한 뒤 오후 6시 33분경 복귀했습니다.
이 사이트는 코브라볼이 한국의 독도를 의미하는 '리앙쿠르 암초(Liancort Rocks)' 인근에서 확인됐다고 소개했는데, 특히 위도상으로 한국 속초 위쪽으로까지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항공기 추적 사이트는 '플라이트레이더24'도 이날 코브라볼의 같은 비행 경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들 사이트에 따르면 '코브라볼'은 지난 2일과 3일에도 동해 상공을 비행했습니다. 사흘 연속 한반도 주변에서 활동한 것입니다.
전 세계에 3대뿐인 코브라볼은 탄도미사일 감지와 추적에 특화된 미 공군 정찰기입니다.
특히 먼 거리에서도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적외선 센서와 첨단 광학·전자기기, 녹화 통신장비 등도 탑재해 미사일 발사 후 탄착지점까지 포착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군용기들은 항공기식별표지인 트랜스폰더를 켜고 운항하면서 민간 군용기 추적 계정 등이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상당수 군용기들이 위치를 노출하지 않는 만큼 민간 추적 시스템에 포착된 항공기 수가 모든 정찰 자산의 실제 출격 횟수를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앞서 코브라볼은 지난 5월 2일 한국 제주도 서해와 한국 전라남도 서해 상공에서 포착된 바 있습니다.
3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한 시점에는 한반도 동해상을 비행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에도 미군 당국이 정찰·감시자산을 동원해 북한 내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최근 VOA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이 김일성 광장에 대형 구조물을 세우는 등 '전승절 70주년(한국전 정전협정 체결일)'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움직임을 전한 바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지난 5월31일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뒤 재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최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의 새 로켓 발사대 움직임이 위성사진을 통해 관측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합동참모본부의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4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미국과 한국 정보 당국이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성준 공보실장]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하에 북한의 정치 일정과 연계하여 인원 및 장비의 이동, 구조물 설치 등 해당 지역에 대해 면밀히 감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실장은 또한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우주발사체 추가 발사를 포함해 북한의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 지속 감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