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NPT 당사국들 “ 북한, 국제 비확산 체제에 도전…핵보유국 지위 불가”

지난해 8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 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6년 예정된 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첫 회의가 개막된 가운데 북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주요 NPT 당사국들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국제 비확산 체제에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31일 열린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제1차 준비위원회’ 첫 일반토의에서 독일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이 국제 비확산 노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단합과 결의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슈미트-브렘 대사] “The continuous development of its nuclear weapons program and ballistic missiles arsenal has become a major challenge to global nonproliferation efforts and it must be met with unity and resolve. Only by embarking on a path towards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can North Korea regain the trust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expect sanctions relief and contribute to a more stable and secure regional environment.”

독일의 고츠 슈미트-브렘 빈 주재 국제기구 대표부 대사는 “지난 몇 년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매우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향한 길에 나서야만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제재 완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보다 안정적이고 안전한 역내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상욱 오스트리아 주재 한국대사는 북한의 핵 개발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뿐 아니라NPT를 포함한 국제 비확산 체제의 신뢰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함 대사] “DPRK is the only country that abused the NPT regime and openly developed nuclear weapons. This not only poses a direct threat to peace and security but also critically undermines the credibility of the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regime including the NPT. We urge the DPRK to cease all kinds of provocations, and respond positively to our Audacious Initiative. What we now need is a unified, stern and unequivocal message urging the DPRK to choose the right path.”

함 대사는 “북한은 NPT 체제를 악용하고 공개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한 유일한 국가”이고 “최우선 비확산 문제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 “우리는 북한이 모든 종류의 도발을 중단하고 한국의 ‘담대한 구상’에 긍정적으로 호응할 것을 촉구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하는 단합되고 엄중하며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마욜린 판 딜렌 EU 군축∙비확산 특별대표는 “북한은 모든 핵무기, 기타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하고 모든 관련 활동을 중단함으로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즉각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판 딜렌 특별대표] “The EU reiterates that the DPRK must comply immediately with its obligations under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by abandoning all its nuclear weapons, other weapons of mass destruction, ballistic missile programs and existing nuclear program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and cease all related activities. The DPRK cannot and will never have the status of a nuclear weapon state under the NPT or any other special status in that regard.”

그러면서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핵무기 보유국 지위 또는 그 어떤 특별한 지위도 가질 수 없으며 앞으로도 결코 갖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유럽 국가들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을 강력 규탄하며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를 촉구했습니다.

핀란드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실험을 강력 규탄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보를 위한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리투아니아는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를 포함한 발트3국을 대표해 한 발언에서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한 전례없는 수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또 다른 핵실험 준비 의도에서 알 수 있듯 불법적인 무기 체계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모든 탄도미사일과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포기하고 외교적 절차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도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북한이 CVID 방식으로 무기 프로그램을 해체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애덤 셰인먼 미국 대통령 핵 비확산 특별대표는 이날 회의 연설에서 북한에 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가동 정황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섹 벨리차(Jacek Bylica) IAEA 사무총장 비서실장(chief of cabinet)은 “지난 몇 달 동안 IAEA는 영변 핵시설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시설 내 건설 작업이 상당히 늘어난 징후를 관측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벨리차 비서실장] “In the past months, the Agency has seen indications of ongoing operation of nuclear facilities, and a significant increase in construction work at the Yongbyon site. The continuation of DPRK’s nuclear program is a clear violation of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is deeply regrettable.”

이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IAEA 대표는 “IAEA 사찰단이 북한을 떠난 이후 지난 14년 동안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크게 확장됐다”며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취임 이후 IAEA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감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북한에서 검증과 감시 활동을 수행할 준비 태세를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8월 1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준비회의는 개막 이후 이틀간 일반토의에서 당사국 대표들의 기조연설을 들은 뒤 핵군축, 핵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에 대한 세부 토의에 들어갑니다.

또 준비회의 결과를 종합한 보고서를 심의하고 채택합니다.

오는 2일에는 부대행사 중 하나로 북한 문제가 다뤄질 예정입니다.

‘세계 핵 비확산 체제에 대한 북한의 도전 대응’이라는 제목의 이 행사는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 주최합니다.

2026년 개최 예정인 제11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 앞서 세 차례의 준비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난해 8월 4주간 진행된 제 10차 NPT 평가회의는 러시아의 반대로 최종 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한 채 종료됐습니다.

당시 채택되지 못한 최종 선언문 초안 수정안에는 북한 핵과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CVID) 비핵화를 확고하게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었습니다.

NPT 평가회의는 만장일치제로 운영되고 있어 최종 선언문 채택을 위해서는 191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하지만 지난 3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위기를 다룬 부문을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문서 채택이 불발됐습니다.

NPT 평가회의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들이 조약 이행상황 점검을 위해 개최하는 국제회의로 5년마다 개최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