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거 지역에 미사일 공습을 감행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캄보디아 국왕이 훈센 총리의 장남인 훈 마넷을 차기 총리로 공식 지명했습니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과 수입이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거 지역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7일 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포크로우스크가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습니다. 러시아 미사일 2발이 40분 간격으로 포크로우스크 주거 지역을 강타했는데요. 이 공격으로 아파트 건물과 외국 기자들이 주로 머물던 호텔, 상점, 식당, 행정건물 등이 파손됐습니다.
진행자) 주거 지역이다 보니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8일, 지금까지 적어도 7명이 사망하고 67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는데요. 건물 잔해 더미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현지 관리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과 북동부 하르키우 일대에도 7일 러시아군의 공습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의 이번 공습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일 온라인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깨지고 그을린 돌만 남기려 한다”면서 러시아의 테러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개전 이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 지역에 대한 공격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러시아는 군사 자산만 공격 목표로 하고 있으며, 피해는 우크라이나 방공 무기 잔해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있었던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네. 지난 5일과 6일 사우디 휴양지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평화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죠. 미국 정부는 이 회의에 중국이 참여한 것을 건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7일 기자들에게,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부장관 대행이 제다에서 중국의 리후이 유라시아사무 특별대표와 짧게 개별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중국의 회의 참석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제다 회의에 러시아는 배제됐는데요. 이 때문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한 중국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관측이 있었습니다. 중국은 지난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1차 회의에도 초대는 받았지만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예상을 깨고 이번 회의에는 참석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표면적으로 중립적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의 외교 라인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외교부장으로 복귀했는데요. 왕이 부장이 복귀 후 처음으로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복귀 후 첫 통화를 가졌습니다. 양국 외교 사령탑 간의 이번 통화는 특히 중국이 제다 회의에 참석한 직후 이뤄진 것이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 간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중국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있어 어떠한 국제적, 다자간 장소에서도 독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고 대화와 협상을 적극 추진해 정치적 해결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은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는 중국의 입장을 높이 평가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러시아는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제다 회의에 러시아가 배제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당사국인 러시아를 초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브라질 대표단을 이끈 셀소 아모림 외교정책 고문은 AFP 통신에 “진정한 협상은 러시아를 비롯한 모든 당사국이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의 자신이 쓴 성명서 사본을 공유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이번 회의가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게 하려는 서방의 시도라면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글로벌사우스는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캄보디아로 가봅니다. 캄보디아 차기 총리가 공식 지명됐다고요?
기자) 네.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이 7일 훈센 현 총리의 장남인 훈 마넷을 차기 총리로 공식 지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훈 마넷 총리 지명자는 오는 22일 의회의 신임 투표를 거쳐 총리로 공식 취임하게 됩니다.
진행자) 의회의 승인은 받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캄보디아는 지난달 총선을 치렀는데요. 훈센 총리가 이
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120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따라서 훈 마넷 총리 지명자는 쉽게 의회 승인을 얻어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로써 캄보디아의 부자 세습이 실제로 이뤄지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훈센 총리는 38년 넘게 캄보디아를 철권 통치하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 재임 중인 지도자 가운데 1명인데요. 훈센 총리는 지난 2021년, 아들을 후계자로 지명하며 권좌를 아들에게 넘기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훈센 총리의 장남, 훈 마넷 지명자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올해 45살로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입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고요. 미국과 영국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입니다. 일각에서는 서양에서 공부한 경험 등을 들어 훈 마넷 지명자가 훈센 총리와는 다른 정치를 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기존 정책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진행자) 그렇게 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훈센 총리가 총리직은 아들에게 물려주지만, 막후 영향력은 계속 행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훈센 총리는 지난달 총리직 사의를 표명하면서 집권당 대표와 국회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며, 퇴임 후 국왕 최고자문위원장을 맡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훈센 총리는 아들의 총리 지명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훈센 총리는 7일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적어도 2033년까지 나는 다른 직책으로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71살의 훈센 총리는 1970년대 민간인 대학살을 자행한 ‘킬링필드’로 악명높은 크메르루주 정권이 축출된 후 들어선 공산 정권에서 처음 권좌에 올랐는데요. 이후 유엔이 세운 다당제 체제에서도 지도자 자리를 유지하며 지금까지 캄보디아를 통치해 왔습니다.
진행자) 세습을 통해 총리가 될 훈 마넷 지명자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지난 5일이 훈센 총리의 71세 생일이었는데요. 훈 마넷 총리 지명자는 당시 인스타그램에 아버지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사진과 함께, 지난달 있었던 총선 결과를 다시 한번 환영했습니다. 앞서 훈 마넷 지명자는 총선 직후 올린 글에서도 캄보디아 국민이 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뜻을 분명히 나타냈다며 캄보디아인민당(CCP)은 나라와 국민을 더 잘 섬기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이번 캄보디아 총선이 주요 야당 후보의 참가를 원천 봉쇄하는 등 자유롭고 공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의 지난달 수출입 지표가 공개됐군요?
기자) 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가 8일, 중국의 7월 수출입 현황을 발표했는데요. 중국은 지난달 수출과 수입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죠. 먼저 수출 부분부터 볼까요?
기자) 네.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수출 총액은 2천817억6천만 달러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14.5% 줄어든 규모입니다. 또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보다도 크게 낮은 수치인데요. 앞서 로이터 통신은 경제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7월 수출이 1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었습니다.
진행자) 직전 달인 6월에는 어땠습니까?
기자) 6월에도 1년 전과 비교하면 12.4% 감소했었습니다. 또 그 전달인 5월에도 1년 전 대비 7.5%나 줄었는데요. 이로써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은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중국의 7월 수출 규모는 코로나 발생 직후였던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입니다.
진행자) 주요 교역국과의 수출 현황도 짚어보죠.
기자) 네. 7월 미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1%나 감소했습니다. 또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도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외교적 긴장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이른바 ‘디리스킹(de-risking)’ 움직임 등으로 인해 20.6% 감소했습니다. 한편 중국의 핵심 교역국의 하나인 한국의 7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 같은 달 대비 25.1% 감소하며 석 달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수출이 이렇게 부진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경제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7월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4% 증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수입 부분을 살펴볼까요? 수입은 내수 시장을 반영하는 주요 지표의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7월 수입 지표도 부진한 기록을 보였습니다. 7월 중국의 수입 총액은 2천11억 6천만 달러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4% 감소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수입도 시장 전망치보다 부진하게 나타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7월 수입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 정도 줄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하지만 실제 감소 폭은 훨씬 크게 나타난 것입니다. 특히 한국과 타이완으로부터 수입이 크게 줄었습니다.
진행자) 7월 중국의 무역수지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비록 수출입은 큰 낙폭을 보였지만 무역수지만 보면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7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806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근 여러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다 할 회복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한국의 7월 수출입 동향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은 작년 7월에 비해 16.5% 감소했습니다. 수입 역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4% 감소했는데요. 한국도 7월 무역수지 면에서는 16억3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