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 주말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이 마무리된 가운데 참가국들은 평화를 위한 협의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달 말 튀르키예와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니제르에서 발생한 쿠데타에 대해 주변국들이 헌정을 복귀시키라고 한 시한이 지난 가운데, 니제르 군부는 영공을 폐쇄했습니다. 지난 주말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안경비정이 필리핀 선박을 상대로 물대포를 발사했는데요. 필리핀 정부가 중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한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평화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군요?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구도시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가 열렸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최한 이번 회의는 지난 5일과 6일 이틀 일정으로 진행됐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등 42개 나라가 이 회의에 참여했고, 러시아는 여기서 제외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핵심 원칙 마련이 이 회의가 열린 목적인데요. 앞서 지난 6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회의에 이어서 두 번째로 열린 회의입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이 논의됐나요?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안한 10개 항으로 된 '평화 공식(peace formula)'을 비롯한 평화 달성 방안 등이 논의됐습니다. 10개 항의 평화 공식의 핵심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완전성 및 국가 주권 존중인데요. 구체적으로는 핵 안전과 식량 안보, 에너지 안보, 유엔 헌장 이행 등이 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회의를 주최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참가국들이 평화를 위한 협의 지속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EU 관리들은 식량 안보과 핵 안전 등의 문제를 논의하는 실무그룹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이번 회의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밝혔죠?
기자)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회의가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참가국 가운데 우크라이나 평화 달성 방법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에 관해서도 매우 솔직했고 열린 대화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특히 참가국들이 국제법 원칙에 대한 헌신과 국가 주권, 영토 완전성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고 했는데요.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대해 어떤 입장이죠?
기자)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교부 차관은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을 통해서 이번 회의는 "젤렌스키 평화안에 대한 지지를 얻고자 국제 사회, 더 정확히는 ‘글로벌 사우스’를 동원하려는 서구의 시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랴브로프 차관은 이어 "그 시도는 헛될 뿐 아니라 실패할 운명"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남반국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진행자) 이번 회의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중국 측의 참여였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와 밀월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데요. 중국은 코펜하겐에서 열린 1차 회의에 초대를 받고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선 리후이 유라시아사무특별대표가 참여했습니다. EU 관계자는 중국 측이 이번 회의에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면서 아직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3차 회의 참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 이어서 보겠습니다. 이달 말 튀르키예와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튀르키예 '휴리옛' 신문이 이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달 말 있을 수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튀르키예 내각이 7일 소집됐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했을 당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흑해곡물협정 논의를 위해 튀르키예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측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에 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도 살펴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크름반도와 우크라이나의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교량 두 곳을 공격했습니다. 크름반도와 헤르손 지역을 연결하는 촌하르 다리 도로와 헤니체스크 다리인데요. 블라디미르 살도 헤르손 주 점령지 행정부 수반은 헤니체스크 다리 근처의 가스 파이프라인이 손상돼 2만 명 이상에게 공급이 차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또 최근엔 해상 공격도 이어가고 있는데요. 지난 4일 해상 무인정(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구 근처에서 러시아 군함을 손상시켰고, 또 크름반도 인근 케르치 해협에서 무인정을 이용해 유조선을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도 공격에 나섰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 등을 포함한 드론과 미사일 70여 대로 여러 차례에 걸쳐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6명이 사망했고요. 스타로코스티안티니우 지역에 미사일이 세 차례 떨어져 건물 여러 대가 파손됐고 창고에 불이 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아프리카로 가보겠습니다.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계속 긴장이 고조되고 있군요?
기자) 네, 니제르에서는 지난달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이 이끄는 군부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켜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축출했습니다. 이에 주변국들이 헌정을 복귀하라며 그 시한을 정했는데요. 군부는 이를 거절해 결국 시한을 넘겼습니다.
진행자) 누가 시한을 정한 거죠?
기자) 서아프리카 15개국의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입니다. ECOWAS는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자 긴급 정상회의를 열었는데요. 그러면서 6일을 시한으로 바줌 대통령을 석방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군부가 이 시한을 넘길 경우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결국 군부가 이 시한을 넘긴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군부는 오히려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군부는 6일 국영 방송을 통해 밝힌 성명에서 "내정에 간섭하는 외세의 위협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면서 "니제르의 영공은 오늘부로 폐쇄된다"고 밝혔습니다. 군부는 그러면서 국민의 결연한 지지를 받으며 영토 보전 방어에 준비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날 니아메의 체육관에는 쿠데타 군부 지지세력 수천 명이 모여 군부에 주변 국가들의 압력에 맞설 것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ECOWAS가 구체적으로 어떤 군사 행동을 취할지 알려진 게 있나요?
기자) 헌정 복귀 시한을 넘긴 니제르 군부에 대해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다만, ECOWAS는 지난주 국방 수장 회의를 열어 병력 배치 방법과 시기 등을 담은 잠재적 군사 개입안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니제르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이지만,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우선 니제르는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니제르의 불안정은 유럽 국가들에 대한 우라늄 공급에 차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서 니제르는 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인 '사헬' 지역에서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맞선 프랑스와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합니다. 프랑스군과 미군 수천 명이 니제르에 주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니제르가 프랑스와 체결한 군사협정을 파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일 군부는 1997년부터 2020년까지 프랑스와 맺은 5개의 군사협정을 파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니제르 주재 미국 대사관 인력에 대해 부분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니제르에서 발생한 쿠데타가 더 큰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니제르 군부가 러시아의 용볍 집단 '바그너그룹'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AP 통신은 니제르 군부의 살리푸 모디 장군이 ECOWAS가 정한 헌정 복귀 시한 만료 전 이웃 국가인 말리를 방문해 바그너 그룹의 인사와 접촉해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바그너그룹은 니제르 군부의 지원 요청 수락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우크라이나에 이어 서부 아프리카에서도 서방과 러시아가 대결하는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 갈등 확대를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총사령관은 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니제르 사태가 아프리카에서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중대하고 또 파괴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주말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됐었다고요?
기자) 네, 지난 5일 중국 해안경비정이 남중국해 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지역에서 필리핀 군용 물자 보급선에 물대포를 발사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을 두고 양국은 서로에게 탓을 돌리고 있는데요. 중국은 필리핀 선박이 자국 해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필리핀은 이를 부인하며, 물대포 공격은 위험하고 과도한 행태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사건이었는지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네, 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필리핀은 아융인, 중국은 런아이자오라고 부르는 곳인데요. 지난 5일 바로 이곳에서 중국과 필리핀 선박이 몇 시간 동안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필리핀 당국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을 보면, 당시 중국 해안경비정 소속 선박 6척과 해상 민병대 선박 2척이 필리핀 선박 2척에 가까이 접근해 해로를 가로막았는데요. 중국 선박이 필리핀 선박 1척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했습니다. 당시 필리핀 선박은 해병대원들에 전달할 식량과 물, 연료 등의 보급품을 싣고 있었는데요. 이 사건으로 2척 중 한 척만이 보급품 전달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정부가 이 사건과 관련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조너선 말라야 필리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당국자는 7일 해안경비대, 외교부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성경에서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상황”으로 비유하며 중국이 위험한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중국이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병력을 증강하더라고 이곳을 지키려는 필리핀의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필리핀은 ‘아융인’, 즉 세컨드 토마스 암초 지역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정부가 중국 대사까지 초치했군요?
기자) 네, 필리핀은 7일 황시롄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이 사건과 관련해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외교부가 7일 황 대사를 초치해 “사건과 관련한 사진과 영상을 포함한 외교상의 구상서를 제출했고, 이에 대한 중국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레시타 다자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대사에 보낸 구상서에 중국이 남중국해 내 필리핀 선박에 대한 불법적인 행동을 멈추고, 필리핀의 합법적인 활동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며, 1982년 해양법에 관한 UN 협약 등 국제법을 준수하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 입장 들어볼까요?
기자) 중국 해안경비정은 7일 성명에서 필리핀 선박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한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필리핀 선박이 자국 해역을 침범했기 때문에 물대포를 쏜 것은 직접적인 충돌을 막기 위한 경고 조처였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중국은 영토 주권을 굳건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법에 따라” 필리핀 선박을 멈춰 세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까도 잠시 언급했지만, 사건이 일어난 남중국해는 영유권 분쟁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고요.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남중국해 특정 지역에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유권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1999년 필리핀은 ‘세컨드 토마스’ 암초 지역에 자국 해군함 ‘BRP 시에라 마드레’를 고의로 좌초시켜 영유권을 주장하는 표시로 사용되고 있고요. 중국은 필리핀이 이곳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좌초된 시에라 마드레 함도 견인하라고 촉구하며, 선박 수리에 필요한 공사 자재를 실어 나르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두고 양국은 과거에도 여러 번 대치한 적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세계 주요 국가들이 필리핀 정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과 호주, 일본이 이 필리핀을 지지한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미 국무부는 6일 성명에서 중국이 물대포를 발사해 필리핀 선박의 합법적인 항행의 자유 행사를 방해했다며, 이는 위험한 행태로 선박과 승무원들의 안전을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국의 행동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중국은 뭐라고 반박했습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는 7일 성명에서 미국은 아시아 국가 간의 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이 필리핀과 맺은 상호방위조약 이행 가능성을 제기하며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는데요. 이어 “미국이 하는 일은 필리핀이 중국 주권을 침해하는 활동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것”이라며 “그 음모는 실패할 운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