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부상하는 인도의 현주소

인도 갠지즈강에서 여성 힌두교 신도들이 의식에 참가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최근 몇 년 새 인도 위상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 중국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의 현주소 살펴봅니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인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됐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인도 인구는 약 14억 3천 만 명으로, 중국을 앞질렀습니다.

인구 1위 국가가 됐다는 건 단순한 의미가 아닙니다.

인구는 경제력, 군사력 등과 더불어 한 나라 국력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국력이 강하다는 것은 또한 국제사회에서 그만큼 그 나라 영향력과 발언권이 더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인도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모색해 왔습니다.

거부권이라는 특권을 가지고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5개국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인도는 상임이사국 수를 늘리고 자국이 그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최근 더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도 위상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주요국들은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중국은 인도 행보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인도가 인구 1위 자리는 추월하더라도 자국 경제력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인도는 지금 경제 분야에서도 무섭게 중국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

인도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 경제 대국입니다.

머지않아 인도가 미국, 중국과 함께 ‘Big Three’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 경제는 중국처럼 장기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인도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드러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최근 몇 년 성장 폭은 중국을 넘어서는 모습입니다.

지난 2020년 말에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직격탄을 맞은 중국은 초강력 봉쇄 정책을 줄곧 유지하다 지난해 말에야 봉쇄 정책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 역시 전 세계적 재앙이었던 코로나 사태를 비껴갈 수는 없었는데요. 하지만 인도는 이 기간에도 주요 5개 경제국 가운데 유일하게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 한복판에 있었던 2021/22 회계연도에 인도 경제는 9.1%나 성장했습니다.

참고로 인도 회계연도는 4월 1일 시작해 다음 해 3월 31로 종료됩니다.

한편 2022/23 회계연도 인도 경제성장률은 7.2%로, 전 회계연도보다는 많이 위축했습니다.

이는 각국 정부 긴축 통화 정책과 세계 수요 약화 등에 따른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는데요. 하지만 인도 경제는 그 와중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예상보다 선전했습니다.

인도의 최대 교역국은 오랫동안 중국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인도의 2022/23 회계연도에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인도의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섰는데요.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갈등 국면은 인도에게는 또 하나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양국 갈등 속에 미국 주요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며 중국 외 다른 나라로 눈길을 돌리면서 인도는 베트남 등과 함께 최대 수혜국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무궁한 잠재력, 인디언 파워”

인도는 인구만 많은 게 아니라 고학력자들과 중간 연령층이 많은, 즉 젊은 나라입니다. 이는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오늘날, 전 세계 정∙재계 등 곳곳에 수많은 인도계가 포진하면서 ‘인디언 파워’의 막강한 저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몇 명 거물급 인사들만 소개해 보자면, 미국 최초 여성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어머니가 인도인입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백인이 아닌 총리로 역시 인도계입니다.

재계 쪽 인도계 활약은 더 눈부십니다.

세계적인 IT 기업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 CEO가 다 인도계입니다.

지난 6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실리콘밸리 빅테크 CEO들이 줄줄이 모디 총리와 회동해 인도와 모디 총리 격을 한껏 세워줬습니다.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명품 기업 ‘샤넬’도 지난 2021년부터 인도계인 리나 나이르 글로벌 CEO가 이끌고 있고요. 커피 전문체인 ‘스타벅스’도 경영 위기를 맞자 지난 3월, 인도계인 락스만 나라심한 CEO 체제로 교체하는 등 인도계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부각되는 지정학적 중요성”

미국이 인도∙태평양 중시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인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견제하는 대항마로서, 또한 핵보유국인 인도의 향후 지정학적 중요성은 갈수록 더 부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자안보협의체인 ‘쿼드(QUAD)’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인도는 또한 지난해 5월, 미국 주도로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참여하면서 국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는 또 한편으로 중국과 러시아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모양새입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갈등으로 전쟁까지 치른 적이 있을 만큼 지리적, 역사적으로 껄끄러운 사이인데요. 하지만 대중국 교역 규모가 인도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인도 정부는 실리적 외교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미국과 유럽 등 서방과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모디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대신 대화를 통한 평화적 분쟁 종식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방이 제재하고 있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늘려 자국 공장을 돌리고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당면한 문제들”

세계 경제 5위 강국으로 올라섰지만 인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인도 정부 고민거리입니다.

국제 뉴스를 통해 자주 전해지는 대형 철도 사고부터 무질서한 거리 모습, 서구 여행객이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 인도 젖줄이라고 불리는 갠지즈강에 몸을 씻거나 빨래하는 모습 등은 여전히 인도가 낙후하고 불안한 나라라는 인식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고 빈부 격차도 심하고, 소수민족 인권 탄압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한데요. 중국의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가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런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됩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입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1950년 9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시골의 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모디 총리는 지금은 폐지됐지만 인도의 독특한 신분제도인 ‘카스트’내 하층민 출신입니다. 이러한 출신 배경은 2014년 총선 당시 큰 주목을 받으며 빈곤층과 젊은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모디 총리는 어릴 때부터 상인인 아버지를 따라 길거리와 역전 주변에서 차와 빵 등을 팔며 생계를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 단골손님 영향으로 힌두민족주의 우익단체 소년단인 ‘국민의용단(RSS)’에 가입하며 일찌감치 정치와 사회 문제에 눈을 떴습니다.

1980년 창당된 인도국민당(BJP)은 RSS가 주축이 돼 만들어진 정당인데요. 모디 총리는 1987년 BJP에 입당해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에 들어섭니다.

그는 2001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구자라트주 총리가 된 이래 기업친화적 정책을 펼치며 주경제 성장을 끌어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2014년 총선에서 인도 정치 명문가인 네루 간디 가문의 라훌 간디 후보를 누르고 제14대 총리로 선출됐는데요. 2019년 총선에서도 압승을 거둬 지금까지 인도를 이끌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중국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에 대해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