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지난 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이었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난민이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각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은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라고 유엔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세계 난민 현황과 문제점 짚어보겠습니다.
“세계 난민 현황”
‘유엔난민기구(UNHCR)’는 세계 난민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세계 난민 현황을 다룬 ‘2022 글로벌 동향(Global Trends 2022)’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강제로 살던 곳을 떠난 사람이 전 세계에서 약 1억840만 명에 달합니다.
지난해 11월로 전 세계 인구는 80억 명을 돌파했는데요. 달리 말하면 지구상에 사는 사람 100명 가운데 2명은 할 수 없이 살던 터전을 떠나야 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가운데 ‘난민(refugees)’은 약 3천530만 명이고요. ‘국내실향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IDP)’은 약 6천250만 명입니다.
또 난민 지위를 모색하고 있는 ‘망명신청자(asylum seekers)’는 약 540만 명, 이 밖에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이 520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난민의 정의”
오늘날 난민은 큰 범위에서, 전쟁이나 박해, 폭력, 극도의 빈곤, 기근, 자연재해 등을 피해 살던 곳을 떠난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유엔은 1951년 채택한 난민협약에서 ‘난민(refugees)’의 정의를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 소속, 또는 정치적 견해 등에 따른 박해의 공포로 인해 고국이나 출신지로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내실향민(IDP)’은 위에 상기한 이유 등으로 살던 곳은 떠나야 했지만 국경을 넘지 않은 사람들을 말합니다.
‘망명신청자(asylum seekers)’는 난민 지위를 모색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해 법적으로 아직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이들 모두를 자의가 아닌 타의로 살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로 간주해, 이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들과는 좀 다른 범주로, ‘이주민(migrant)’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주민도 살던 터전을 떠나 다른 곳에 살면서 언어, 문화, 풍습 등의 차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동기가 대개는 더 좋은 일자리나 교육 등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것이라는 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최다 난민 수용국: 튀르키예”
현재 전 세계에서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는 나라는 튀르키예입니다.
UNHCR의 ‘2022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약 36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340만 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고요. 중남미 국가 콜롬비아가 250만 명, 독일이 210만 명, 파키스탄이 170만 명 순입니다.
특기할 만한 점은 난민과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수용하고 있는 나라들이 주로 잘사는 선진국들이 아니라 중∙저소득 국가들이라는 것입니다.
난민과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의 76%가 소위 중·저소득 국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고요. 위에서 알 수 있듯이 난민들,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을 많이 수용하는 상위 5개국 가운데 선진국은 독일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가 나오는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난민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국가들인데요. 이들 나라 국민이 이 같은 상황을 피해 다른 나라로 간다고 해도 대개는 이웃 나라로 피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겁니다. 즉 특권층 같은 극히 일부만 항공편 등을 이용해 멀리 다른 나라로 갈 수 있고, 주변국으로 급히 몸을 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거죠.
그리고 많은 경우 이렇게 난민이 발생하는 나라의 이웃 나라들도 형편이 썩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중·저소득 국가의 수용 비율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난민 또는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의 70%가 이웃 나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아프가니스탄, 새 난민 생성”
지난해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수백만 명의 난민이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UNHCR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들과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은 570만 명에 달합니다.
또한 지난 2021년 8월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수백만 명의 난민이 나왔습니다. 아프간 무장 정파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다시 점령한 후 탈레반 치하를 피해 아프간을 떠난 사람들이 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UNHCR은 아프간 출신 난민과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이 5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난민과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는 시리아입니다. 10년 넘게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는 약 650만 명이 난민 또는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시리아,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이 세 나라가 전 세계 난민과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의 52%, 즉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난민 신청이 가장 많은 나라”
그렇다면 난민 신청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 난민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바로 미국입니다. 현재 미국은 신규 난민 신청을 압도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미국이 지금까지 접수 받은 난민 신청 건수는 73만 건이 넘습니다. 이어 독일이 약 21만8천 건이고요. 코스타리카 약 13만 건, 스페인과 멕시코가 약 11만9천 건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80년에 제정된 ‘난민법(Refugee Act of 1980)’에 따라 대통령과 의회의 협의를 통해 매년 난민 수용 상한선을 정합니다.
바이든 정부는 2022 회계연도 난민 수용 상한선을 12만5천 명으로 책정했는데요. 하지만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정부는 약 2만5천500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데 그쳤습니다.
“북한 난민 현황”
UNHCR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에서 난민 자격으로 살고 있는 탈북민은 260명입니다.
이는 2년 전보다 많이 감소한 건데요. UNHCR은 2년 전 보고서에서 전 세계 북한 국적 난민이 782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난민 지위를 받기 위해 망명을 신청한 탈북민은 127명으로 파악됐습니다.
UNHCR은 이들 북한 국적 난민이 어느 나라에 체류하고 있는지는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네덜란드에서 북한 국적 난민 7명이 지난해 시민권을 취득할 자격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점점 심해지는 각국의 빗장 단속”
전통적으로 유럽 국가들은 난민 수용에 우호적인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 시리아 난민들이 대거 몰려든 이래 유럽 국가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빗장 단속에 나섰습니다.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데 앞장섰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그의 우호적인 난민 정책 때문에 독일 국민이 등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유럽의 사정은 더 나쁜 편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난민은 더 발생했지만, 그사이 많은 나라에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극우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여기에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포화상태라며 유럽 국가들을 압박하고 협상 수단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에는 여전히 하루 수천 명씩 난민 신청자가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미국 정부가 지난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시행했던 불법입국자 즉각 추방정책인 ‘타이틀42’를 종료하자 미국 입국을 기대하며 모여드는 사람들인데요. 바이든 행정부는 불법 입국한 사람에게는 망명 신청 자격을 주지 않고, 반드시 추방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열악한 난민 수용 실태와 인도주의적 문제를 제기하는 인권 단체들의 지적까지 더해져, 인권 중시를 주창하는 바이든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입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번 주 미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014년 총리직에 오른 이래 지금까지 미국을 여러 번 방문했지만, 국빈 방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1950년 9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시골의 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모디 총리는 지금은 폐지됐지만 인도의 독특한 신분제도인 ‘카스트’의 하층민 출신입니다. 이러한 그의 출신 배경은 2014년 총선 당시 큰 주목을 받으며 빈곤층과 젊은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모디 총리는 어릴 때부터 상인인 아버지를 따라 길거리와 역전 주변에서 차와 빵 등을 팔며 생계를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때 단골손님의 영향으로 힌두민족주의 우익단체 소년단인 ‘국민의용단(RSS)’에 가입하며 일찌감치 정치와 사회 문제에 눈을 떴습니다.
1980년 창당된 인도국민당은 RSS가 주축이 돼 만들어진 정당인데요. 모디 총리는 그해 바로 입당해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에 들어섭니다.
그는 2001년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구자라트주의 총리로 선출된 이래 기업친화적 정책을 펼치며 주의 경제 성장을 끌어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2014년 총선에서 인도의 정치 명문가인 네루 간디 가문의 라훌 간디 후보를 누르고 인도의 제14대 총리로 선출됐는데요. 2019년 총선에서도 압승을 거둬 현재 인도를 이끌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세계 난민 현황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