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중-일 갈등 심화...타이완 총통 후보 경쟁 가열

오염처리수 방류를 시작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단지 인근 바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에 중국인들의 무차별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일본 정부는 중국을 여행하는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내년 1월 타이완 총통 선거를 앞두고 타이완 전자기기 대기업 ‘폭스콘’ 창업자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후보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수단 군부 지도자가 분쟁 발발 후 첫 외유로 이집트를 방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면서, 중국인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기관과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물론 호텔, 병원, 상점 등 민간에 이르기까지 일본 전역에 중국인들의 항의 전화가 연일 빗발치고 있습니다. 또 중국 내 일본 외교공관과 일본인 학교에도 돌과 계란이 날아드는 등,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화를 걸어서 무슨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까?

기자) 네. 일본 공영 `NHK’ 방송에 따르면 대부분 중국어로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내뱉는다고 하는데요. 특히 후쿠시마에 있는 관공서와 도쿄전력에는 이런 전화가 하루 수천 통씩 걸려 오는 상황입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일본어로 번역해주는 앱을 동원해 전화를 하는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 소셜미디어가 주요 통로가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 SNS에서는 도쿄전력과 일본 의회 등 주요 기관 연락처, 중국 내 일본 기관 명단과 연락처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악행을 막자”며 항의 전화를 독려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 상품 불매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일본산 화장품은 한국 제품과 더불어 중국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요.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방침이 구체화하면서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 대비 수입액이 30%나 줄었습니다.

진행자) 이미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수입 전면 금지 조처에 들어갔죠?

기자) 맞습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를 시작한 첫 날인 24일,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는 즉각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앞서 후쿠시마와 도쿄 등 일부 지역에서 나오는 수산물에 대해 수입 금지를 시행했는데요. 이날(24일)부로 금지 대상을 일본 모든 지역에서 나오는 수산물로 확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일본산 수산물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라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본토가 최대 수입국이고요. 국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홍콩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중국과 홍콩이 수입하는 일본산 수산물 규모는 매년 11억 달러 이상인데요, 일본이 수출하는 수산물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진행자) 여러 측면에서 타격이 클 텐데, 일본 정부는 어떤 조처를 취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일본 정부는 중국 내 반일 분위기 확산에 심각한 유감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8일, 중국인들이 해당 행위를 하지 않도록 중국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 외무성은 지난 27일 중국을 여행하는 자국민에게 중국에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일본어로 큰 소리로 말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여행 권고를 내놨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일본 외무성은 중국대사를 초치했다고 하지요?

기자) 네.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차관이 28일 우장하오 중국대사를 초치해 “중국인들의 괴롭힘 전화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아울러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측에서도 초치와 관련해 나온 이야기가 있습니까?

기자) 네. 일본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이 우장하오 대사의 발언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는데요. 우 대사는 중국 내 일본 공관과 일본인들의 안전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그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 주재 중국 공관에도 일본인들의 ‘소란 전화’가 이어져,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항의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일본인들도 중국 공관에 항의 전화를 걸어, 이른바 ‘맞불’을 놓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우 대사 말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우 대사는 일본 정부에 법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하고, 일본 주재 중국 공관과 기업 등에 근무하는 중국인,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여행객의 신변안전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중국 외교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이후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왕원빈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의 방류 중단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왕 대변인은 “일본이 할 일은 핵오염수를 방류하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우려에 성실히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인들이 자국 내 일본 공관이나 학교에 계란이나 돌 같은 걸 던지거나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왕 대변인은 전날(28일)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중국 내 외국인의 안전과 합법적인 권리, 이익을 보호하고 보장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과 반대를 무시하고, 일본이 일방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착수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일본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주가 28일 타이베이에서 타이완 총통 선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타이완으로 가봅니다. 총통 선거를 앞두고 점점 열기가 고조되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총통 선거가 내년 1월 13일에 있습니다. 앞으로 넉 달여 남은 건데요. 집권당인 민주진보당,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의 후임이 누가 될지 타이완 정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차이 총통은 출마하지 않는가 보군요?

기자) 네. 차이 총통은 3연임 제한 조항에 묶여 출마하지 않습니다. 차이 총통은 지난 2016년 타이완 사상 첫 여성 총통이 됐고요. 2020년 재선에 성공해 8년째 집권 중인데요. 민진당은 라이칭더 현 부총통을 후보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야권에서는 어떤 후보가 나서고 있습니까?

기자) 네. 제1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와 제2 야당인 민중당 커원저 후보로 정리되는 모양새였는데요. 여기에 ‘폭스콘’ 창업주인 궈타이밍 씨가 28일 무소속으로 총통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폭스콘은 타이완 최대 전자기기 관련 기업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1974년에 설립된 폭스콘은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인데요. 미국 기업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 조립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폭스콘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정저우에 있는 공장 노동자들이 엄격한 통제에 항의해 폭력성 시위를 벌여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궈타이밍 씨는 전문 정치인이 아닌 기업인 출신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궈타이밍 씨는 정치에 늘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72살인 궈타이밍 씨는 지난 2020년 총통 선거 때도 도전했는데요. 당시 그는 출마를 위해 폭스콘 회장직에서 물러나 국민당에 입당했지만 당 내 경선에서 패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는 무소속으로 도전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총통 선거에 무소속으로 후보 자격을 얻으려면 타이완 인구의 1.5%, 즉 유권자 29만 명의 서명이 필요한데요. ‘AP’ 통신은 이는 넘기 힘든 장벽이라는 예리왕 타이완 국립대 정치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타이완 정치권 일각에서는 궈타이밍 씨가 중도하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궈타이밍 씨는 일단 출사표를 던졌는데요. 출마의 변 들어보죠.

기자) 네. 궈타이밍 씨는 민진당 정부가 타이완을 중국과의 전쟁의 위험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타이완을 결코 다음 우크라이나가 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국내적으로도 정책 방향이 실수 투성이라고 비난했는데요. 기업가 출신답게 특히 경제에 방점을 찍으면서, 타이완의 산업과 민생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궈타이밍 씨의 발언은 중국과의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여겨지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궈타이밍 씨는 타이완 내 대표적인 친중국 성향 인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폭스콘이 중국 본토를 기반으로 성장한 것도 이유로 꼽히고 있는데요. 궈타이밍 씨는 공개석상에서 자주 민진당이 중국과의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중국의 틀 안에서 양안, 즉 타이완과 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현재로서는 내년 총통 선거가 4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양새인데요. 지금까지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에 대한 여론 동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다양한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현재로서는 집권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부총통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요. 이어 전 타이베이시장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와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2위와 3위를 달리는 형국인데요. 전문가들은 궈타이밍 씨가 선두가 될 가능성에는 무게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압델 파타 부르한(왼쪽) 수단 군부 최고 지도자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9일 이집트 지중해 연안도시 엘알라메인에서 회동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프리카 나라 수단의 무력 분쟁이 넉 달여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수단 군부 지도자가 이집트를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수단 군부의 최고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이 29일 이집트를 방문했습니다. 수단에서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 간의 무력 분쟁이 벌어진 이래 부르한 장군이 외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이집트는 수단 바로 위에 있는 나라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많은 수단인이 국경을 넘어 이집트로 피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집트 정부는 특별히 오래전부터 수단 정부군, 최고위 장성들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진행자) 그러한 배경들로 부르한 장군이 이집트를 제일 처음 찾은 거군요.

기자) 네. 부르한 장군은 이날(29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가 아니라 지중해 연안 도시, 엘알라메인을 찾았는데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공항까지 직접 나가 부르한 장군을 환영했습니다. 부르한 장군의 이집트 방문에는 알리 알사디크 수단 외무장관 대행과 아흐메드 이브라힘 무파델 정보국장, 군 장성들이 동행했습니다.

진행자) 부르한 장군이 이집트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부르한 장군은 이집트 매체에, RSF가 국가 권력을 잡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수단은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반군들이 시작한 파괴적인 전쟁에 처해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부르한 장군은 또 “군은 갈등을 종식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과도기 확립을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부르한 장군과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간 회담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이집트 정부가 회담 후 성명을 내놨는데요. 분쟁에 관해 원론적 이야기만 담았습니다. 성명은 “두 지도자가 수단의 주권과 통합성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분쟁을 종식하는 노력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집트가 적극적으로 수단 휴전 협상에 관여하고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집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과 더불어, 그동안 수단 휴전을 추진해왔습니다. 지난달에도 이집트는 수단 분쟁의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주변국이 참여하는 회의를 주최했는데요. 하지만 이들 나라 사이에서도 지지하는 세력이 달라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일례로 아랍에미리트는 RSF 측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단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난 게 지난 4월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4월 15일, 부르한 장군의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RSF 간에 무력 충돌이 시작됐습니다. 양측은 민간 정부 이양 절차와 수단의 정치적 미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보여왔는데요. 특히 10만 명에 달하는 RSF군을 정부군에 통합하는 문제와 군 지휘권 등을 놓고 갈등을 빚다 무력 충돌로 비화한 겁니다.

진행자) 벌써 넉 달 넘게 무력 충돌이 계속되면서 피해도 계속 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지금까지 적어도 4천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주의 단체들과 의사들은 이보다 훨씬 더 높게 잡고 있습니다. 피난민도 벌써 460만 명 넘게 발생했는데요. 이 가운데 약 100만 명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피신한 것으로 유엔은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