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단이 중국 해양경비대 방해를 뚫고 작은 기지가 있는 섬에 보급품을 전달했습니다. 인도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진행 중인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첫 날 연설했군요?
기자) 네. 시 주석은 22일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대신 읽은 연설에서 브릭스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연설에서 “20개가 넘는 나라가 브릭스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기쁘다”며 “더 많은 나라가 브릭스 협력체계에 합류하는 걸 보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23일 연설에서도 더 많은 나라가 `브릭스 가족’에 합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브릭스 회원국이 모두 5개 나라죠?
기자) 네. 중국과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인데요, 지난 2009년에 네 나라로 출범했고, 이듬해 남아공이 합류했습니다. 브릭스 회원국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40%, 그리고 경제 규모는 3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번 제15차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약 1천 200명의 대표단과 40여 개 나라 정상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 말처럼 현재 브릭스 회원국 가입을 신청한 나라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남아공 관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그리고 아랍에미리트(UAE) 등 20개국 이상이 신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브릭스 확대 필요성을 제기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간단하게 말하면 몸집을 불려서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겁니다. 이 제안은 특히 최근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회원국을 늘리는 것에 부정적인 회원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특히 브라질이 부정적입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요하네스버그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보낸 방송에서 “우리는 주요 7개국(G7)이나 주요 20개국(G20), 혹은 미국의 대항마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을 조직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질은 회원국 확대로 브릭스 안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룰라 대통령은 이웃나라인 아르헨티나가 브릭스에 가입하는 것은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첫 날 회의에서 또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시 주석은 연설에서 “패권을 유지하는 데 집착하는 몇몇 나라가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들을 마비시키려고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는 누구나 억제 목표가 되며 따라잡는 나라도 누구나 방해 목표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경제 분야에서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미국을 겨냥한 듯한 말로 들리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시 주석은 또 “패권주의는 중국 DNA가 아니다”라면서 “요하네스버그에서의 대화는 평화와 발전 설계자들을 확대하기보다 국가들에 어느 편을 들라거나 진영 대결을 만들라고 요구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오늘(23일)도 연설했죠?
기자) 네. 시 주석은 먼저 브릭스 회원국들은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과 경제적 강압에 반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새로운 개발은행에 최대한의 역할을 부여하고, 국제 재정·통화체제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커플링은 중국을 국제공급망에서 제외하는 것을 말합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연설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고, 사전에 녹화한 영상 연설로 대신했습니다. 어제(22일) 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서방국들의 제재가 불법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대신 필요한 나라들에 유상이나 무상으로 곡물을 제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의 두 번째 날인 오늘(23일)도 연설했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오늘(23일) 연설에서는 “러시아는 서방과 위성국가들이 유발한 전쟁을 끝내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평화적 수단에 의한 정당한 해결을 추구한다”면서 “우리는 일부 나라가 퍼뜨린 패권주의에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밖에 23일 회의에서는 어떤 말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먼저 브릭스 확대 문제가 거론됐는데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브릭스 확대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몇몇 정상이 브릭스 안에서 쓸 화폐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브릭스가 지역 화폐 사용 문제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고요.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무역 등 상업 거래에서 브릭스 공동화폐를 쓰는 것이 브릭스가 가진 취약점을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들이 또 대치했군요?
기자) 네. 필리핀 해안경비대 함정들은 22일 자국 해병대 병력이 주둔해 있는 남중국해 내 `세컨드 토마스 암초’ 전초기지에 보급품을 실어 날랐는데요, 이 과정에서 또다시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들과 대치했습니다. 세컨드 토마스 암초는 필리핀 서쪽 해역에 있는 팔라완섬에서 약 20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22일)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필리핀 해안경비대 함정 2척이 보급선 2척과 함께 세컨드 토마스 암초로 가던 중 이들을 쫓던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과 민병대 소속으로 추정되는 함정 각각 4척이 근접 기동으로 필리핀 함정을 가로막았습니다. 이날(22일) 필리핀 해경 함정이 `AP’와 `AFP’ 등 몇몇 언론매체 기자를 태우고 갔기 때문에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알려졌는데요. 두 나라 함정이 이런 상태로 대략 5시간을 대치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기지에 보급품을 내리지는 못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두 나라 해안경비대가 대치하고 있는 사이에 덩치가 작은 필리핀 보급함들이 현장을 빠져나와 7km 정도 떨어진 섬에 가서 보급품과 교체 병력을 섬에 내려주었다고 하는데요. 이 작업이 끝나고 필리핀 선단은 방해 없이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두 나라 함정이 대치할 때 상공에서는 미군 초계기가 선회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미군 초계기가 상공에 나타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AP’통신이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관에 이 문제를 문의했는데요. 대사관 측은 자세한 내막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대사관 대변인은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필리핀에서의 모든 군사행동은 우리 필리핀 동맹국들과의 완전한 협조 아래 진행된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달 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일 필리핀 선박들이 보급품을 이 섬에 운송했는데요. 당시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이 보급선 1척에 물대포를 쏘면서 항해를 방해한 탓에 이들 선박은 결국 보급품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22일 다시 두 나라 함정이 대치한 상황에 관해 필리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필리핀 해안경비대 측은 중국의 항해 방해와 위협 기동은 해상 충돌 사고 방지를 위한 국제 규정 위반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 외교경로로 항의하도록 외무부에 보고서를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중국 해안경비대는 필리핀 측의 이번 보급 작전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허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류더쥔 해경 대변인은 필리핀 보급 선박과 해경 선박 각 2척이 허가 없이 해역에 진입했지만“대규모 건축자재를 싣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음식물 등 필수품을 운송할 수 있도록 특별조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필리핀이 섬에 좌초한 함정에 불법으로 건축 자재를 반입한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섬에 좌초한 함정이라면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필리핀은 지난 1999년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이 썼던 함정 1척을 가져다가 일부러 좌초시켰는데요. 이 함정에 필리핀 해병대 병력이 머물면서 주변 해역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도가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23일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써 인도는 미국, 지금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됐고요. 인류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됐습니다.
진행자) 인도가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그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찬드라얀 3호는 예정대로 인도 현지 시각으로 이날(23일) 오후 5시 45분, 달 남극 약 30km 상공에서 하강을 시작해 오후 6시 3분 달 표면에 착륙했습니다. 찬드라얀 3호 달 착륙 장면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는데, 전 세계에서 700만 명 이상이 지켜봤습니다.
진행자) 달 남극은 우주 강국들이 특히 주목하는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달 남극은 햇빛이 비치지 않아 그늘진 분화구들이 많이 있는데요. 과학자들은 여기에 햇빛에 증발하지 않은 다량의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주 강국들은 달 남극을 장차 달 기지를 건설할 후보지로 주목하고 있는데요. 얼음을 녹여 식수를 얻고, 또 물을 분해해 사람이 숨 쉬는 데 필요한 산소와 로켓 연료 등을 만든다면 장기 체류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는 러시아도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도 지난 11일,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5호’를 쏘아 올렸습니다. 루나 25호는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해 20일 달 남극에 착륙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19일 궤도를 이탈해 달 표면에 추락하면서 실패로 끝났습니다.
진행자) 달을 향한 인류의 도전이 최근 다시 활발해지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러시아 달 탐사는 옛 소련 시절인 1976년 이후 47년 만이었습니다. 탐사선 이름 ‘루나’도 과거 냉전 시대 미국과 경쟁하던 당시 소련의 ‘루나 우주 계획’에서 따온 것입니다. 지난 1969년에 인류 최초로 달에 사람을 보냈던 미국은 우주비행사 2명을 다시 달에 보낸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우주 개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죠?
기자) 네. 중국은 이미 세 번이나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는데요. 특히 지난 2019년에는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중국도 내년에 달 남극 탐사선인 ‘창어 6호’, 그리고 2026년에 ‘창어 7호’를 발사할 예정이고요. 2036년경부터 달에서 유인 연구기지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내로라하는 우주 강국들을 제치고 인도가 가장 먼저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는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마침 모디 총리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었는데요. 그는 “이제 인도는 달에 섰다”면서 영원히 간직할 순간이라고 기뻐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또 “이 역사적인 순간은 새로운 인도의 여명이 될 것”이며 “이 착륙이 달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금은 14억 인도인의 자부심의 순간이며,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 모든 과학자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찬드라얀 3호는 어떤 임무를 맡게 됩니까?
기자) 네. 찬드라얀 3호에는 무게 26kg의 탐사 차량 로버인 ‘프라그얀’이 실려 있는데요. 프라그얀은 앞으로 2주 동안, 달 남극 표면 바위와 분화구들을 탐사하고요. 여기서 얻은 자료와 영상을 지구로 보낼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