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납치 피해 가족, 유엔 보고관 면담…“유엔 결의안 반영 요청”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황인철 대표가 6일 방한 중인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서한을 전달했다.(사진: 황인철 대표 제공)

한국의 납북자 가족 대표가 서울을 방문 중인 유엔 특별보고관을 만나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서한을 전달하면서 이 문제를 유엔을 포함한 국제무대에서 계속 제기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1969년 대한항공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황인철 대표가 6일 방한 중인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황 대표는 6일 VOA에 북한 정권의 아버지 납치는 국제범죄로 국제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의무임을 살몬 보고관에게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인철 대표] “이것이 단순하게 과거의 사안이 아니라 지금 현재까지도 북한 정권의 범죄에 의해서 저의 아버지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향후 이 문제에 관해 유엔총회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브리핑이 있을 때 이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며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KAL기 납치 사건은 북한 공작원이 1969년 12월 11일 강원도 강릉에서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납치한 사건입니다.

북한 당국은 당시 탑승자 50명 중 39명은 이듬해 송환했지만, MBC 방송 PD였던 황인철 대표의 아버지 황원 씨 등 승객 7명과 승무원 4명은 돌려보내지 않았습니다.

황 대표는 이날 살몬 보고관에게 별도로 전달한 서한을 통해 제78차 유엔총회가 12월 채택할 북한인권결의안에 이 문제를 명시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WGAD)’에 다른 KAL기 납치 피해자에 대해서도 의견을 낼 것을 권고하는 한편 국제 평화와 안보 차원에서 이 사건을 유엔에서 계속 제기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황인철 대표] “중요한 것은 강릉에서 출발한 YS-11기가 아직도 목적지인 김포공항에 도착하지 않아서 현재 비행 중이고 이 범죄에 대해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민간항공의 자유를 방해했다는 것에 대해 북한의 범죄 행위가 단순한 인권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제법 안에서 승무원과 승객들의 여행을 중단시키고 있다는 부분을 말씀드렸습니다.”

유엔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WGAD)은 지난 2020년 황원 씨를 ‘자의적 구금 피해’로 공식 결론을 내리고 북한 정부에 황 씨를 즉각 석방하고 국제법에 따라 배상권을 부여할 것 등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유엔 실무그룹도 추가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지적합니다.

유엔과 한국 정부에 따르면 북한 정권은 전후 납북 피해자 3천 835명 가운데 다수를 송환했지만 황원 씨 등 516명을 계속 억류하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피해자 중심의 접근을 강조해 온 살몬 특별보고관이 이날 면담에서 자신의 말을 경청했다며, 특히 감정적 호소에 그치지 않고 국제법적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면담에는 황 대표 외에 북한인권시민연합(NKHR)과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성통만사 등 한국 내 대북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는 앞서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X(전신 트위터)를 통해 살몬 보고관이 5일부터 두 번째 한국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https://twitter.com/UNrightsSeoul/status/1699212802706301088

그러면서 방문 기간 북한인권 피해자와 가족, 탈북민, 시민사회단체, 정부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손명화 6·25 국군포로가족회 대표가 5일 방한 중인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서한을 전달했다. (사진: 손명화 대표 제공)

한편 살몬 특별보고관은 전날 5일에는 손명화 6·25 국군포로가족회 대표 등 북한인권단체장들을 만났습니다.

손 씨는 살몬 보고관에게 전달한 서한을 통해 국군포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관련 공식 보고서를 발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