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정보기관과 협력해 이틀 연속 크름반도(크림반도) 주요 시설에 대규모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크름반도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불법 병합했고, 우크라이나 측이 탈환을 다짐한 곳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14일 새벽 무인항공기(드론)와 미사일로 크름반도 서쪽에 있는 예프파토리야 인근 S-400 '트리움프(Triumf)' 방공체계를 궤멸시켰다고 정보 당국이 발표했습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드론이 러시아 방공 시스템의 레이더와 안테나를 타격해 대공 탐지 능력을 무력화한 뒤 우크라이나산 넵튠 순항미사일 두 발을 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우리 크름반도에 있는 침략자(러시아)의 방공체계가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매우 중대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면서, 작전을 감행한 병력을 향해 "오늘의 승리에 감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정보국과 구성원들, 그리고 우크라이나 해군을 칭송할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러시아판 사드' 파손
우크라이나의 공격 대상이 된 S-400은 러시아의 최신 중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입니다.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 불리기도 합니다.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 탄도미사일, 스텔스 전투기도 탐지하고 요격하는 역량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름반도 병합 후 S-400을 배치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사용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14일) 크름반도에서 방공 체계로 우크라이나 드론 11대를 격추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피해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요 외신이 확보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S-400 또는 하위 모델인 S-300 한 기가 파괴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이날 S-400 트리움프 피격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ISW는 러시아가 점령한 크름반도 방공망에 구조적인 전술 실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 러시아 순찰함 '확실한 피해'
우크라이나군은 또한 이날(14일) 크름반도 남서부에서 러시아 순찰함 두 대를 공격해 '확실한 피해'를 입혔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안드리 유소우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 대변인은 공격 대상이 된 러시아 순찰함이 '세르게이 코토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성명을 내, 공격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해상 드론(무인 보트) 5대가 동원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격퇴했다고만 했을 뿐 피해 상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우크라이나군 해상 드론이 미상의 함정을 공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퍼지고 있습니다.
■ 흑해 긴장 높아져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월 초부터 남동부 전선에서 넉 달째 진행 중인 '대반격'이 러시아군 방어선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흑해 일원 충돌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실패했다고 지난 12일 주장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푸틴, 우크라이나 대반격 '실패' 규정..."7만1천명 전사, 장갑차 1만8천대 손실"이날(14일) 단행된 크름반도 공격은 전날 세바스토폴에 주둔 중인 러시아 흑해 함대를 공격한 데 이어 이틀째 공세입니다.
방공체계를 타격한 예프파토리야는 세바스토폴에서 북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날(13일) 장거리 미사일을 동원해 흑해 함대의 대형 상륙함과 잠수함과 조선소까지 공격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