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북정보 유입, 정권 실책 폭로…주민에 정보 전달 늘릴 것”

정 박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가 19일 미 민주주의진흥재단(NED)과 한국의 국민통일방송이 워싱턴에서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연설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 정권의 실체를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정보 유입 활동을 벌이겠다는 의지를 확인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정보로 무장한 자국민을 가장 두려워하는 만큼, 첨단 기술을 동원한 정보 유포로 북한 주민을 깨워야 한다는 제안도 함께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정 박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19일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과 한국의 국민통일방송이 워싱턴에서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박 부차관보는 북한 정권이 지난 몇 년 동안 외부 세계와 더욱 단절된 모습을 보였다며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가혹한 법률을 포함해 외국 정보 접근에 더 큰 제한을 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국가 선전 외에 대안적인 정보원을 제공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객관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북한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광범위한 빈곤과 억압으로 이어졌는지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녹취: 정 박 부차관보] “Access to objective information not only empowers North Koreans to better understand the outside world but also the ways in which their government's policies have led to widespread poverty and repression. In doing so, consumers of such information and also those they come into contact with become better equipped to make informed decisions about their own lives and futures… We remain committed to supporting efforts to advance access to information for the North Korean people.”

박 부차관보는 “그렇게 함으로써 이런 정보 소비자와 그들이 접촉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미래에 대해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며 줄리 터너 새 북한인권특사가 이런 노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박 부차관보는 핵과 인권 문제가 직결돼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내부적으로 표현의 자유, 평화적 집회, 결사, 이동, 종교의 자유에 대해 심각한 제한을 가하고 대외적으론 불법적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 평화와 안보, 글로벌 비확산 체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도전은 서로 깊게 얽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 부차관보] “In our eyes, these two sets of challenges are deeply intertwined. After all, it is the DPRK domestic repression that allows it to devote such a large share of resources to its weapons program, without comment from the population, which continues to suffer from malnutrition and other forms of deprivation. Moreover, forced labor and labor exploitation, both domestically and overseas help generate revenue that sustains the regime and power and enables it to pursue its weapons goals.”

박 부차관보는 “결국, 영양실조와 다른 형태의 결핍으로 계속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무기 프로그램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것은 북한 내부의 탄압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국내외에서 자행되는 강제 노동과 노동 착취는 정권과 권력을 유지하고 무기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수입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인권 개선이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북한이 직면한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믿기 때문에 북한 인권 개선이라는 대의를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송 위기에 놓인 중국 내 탈북민들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박 부차관보] “As the DPRK gradually reopens its borders, we are particularly concerned about DPRK detainees in China, who are at risk of detention and torture if returned. We continue to raise this issue with the PRC and urge to uphold its non-refoulement obligations.”

박 부차관보는 “북한이 점차 국경을 다시 개방함에 따라, 우리는 특히 송환될 경우 구금과 고문의 위험에 처한 중국 내 북한 수감자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에 이 문제를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으며, 강제송환금지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NED의 데이먼 윌슨 회장은 이날 ‘정보 봉쇄 깨기: 북한의 정보 자유 증진’이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 축사에서 북한 주민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윌슨 회장은 “북한 주민들은 독립적인 정보에 참여하는 단순한 행위만으로도 가혹한 보복을 당한다”며 이는 북한 지도부가 주민들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윌슨 회장] “So think about that. The simple act of engaging in independent information is met with harsh reprisal. Why is this? Many of you understand it's because access to information is the basis for critical thinking….And Kim Jong-un fears an informed citizenry. He fears his own people having access to the truth.”

윌슨 회장은 “많은 사람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비판적 사고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김정은은 정보를 아는 주민들을 두려워하고 그는 북한 주민들이 진실에 접근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국경 폐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의 비판적인 사고 함양을 도울 뉴스와 정보를 더 많이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이에 대한 실행 계획으로 기존의 라디오 방송 강화와 함께 북한 정권의 정보 통제와 감시를 우회할 새로운 첨단 기술 개발, 그리고 북한 내 시장의 힘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의했습니다.

한국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가 19일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과 한국의 국민통일방송이 워싱턴에서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북한에 대한 기존의 대화와 협력, 제제와 압박 모두 제한적이었다”며, 이제 북한 주민들의 역량을 돕는 정보 유입 활동을 강화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광백 대표] “북한 주민들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것, 그 정보와 교육을 받은 북한 주민이 이제 자신들의 인권을 스스로의 힘으로 바꿔 갈 수 있는 그런 새로운 단계로 이 일은 이미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한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 대표는 특히 팬데믹 기간과 맞물려 증가한 북한 정치범 규모를 보면 김정은 정권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6월 기준 북한 내 여러 정치범수용소(관리소)에 수감된 정치범 규모를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한 결과 19만 8천 900명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일부 학자와 관계자들이 5~6년 전 추산됐던 10만~15만 명보다 크게 증가한 규모라는 설명입니다.

이 대표는 북한 내부의 여러 소식통을 통해 현황을 파악한 결과 2020년부터 팬데믹 기간 방역법 위반자가 증가했고, 이어 2021년 하반기부터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어긴 주민들이 수용소에 수감되는 빈도가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력 법제화에 소극적인 군수공업부 관계자와 가족 1천여 명도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광백 대표] “이 세 가지를 조심스럽게 보고 있으면 북한 정부가 어떤 곳에 약점이 있는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부라는 것, 외부 정보, 외부 문화를 보고 듣는 사람들을 두려워한다는 것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실용적이고 비교적 합리적인 북한의 엘리트들도 북한 정부가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대표와 국민통일방송 관계자들은 또 이날 발표를 통해 “매일 실시간으로 북한에 정보를 보낼 수 있으면서도 영상과 비교해 흔적을 남기지 않는 안전한 매체가 라디오”라면서 향후 방송 시간과 주파수를 더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현재 여러 수단을 통해 한 달에 3천~3천 500개를 북한 내 대도시와 접경 지역에 보내는 SD카드를 1년 내 6만 가구, 장기적으로 60만 가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민통일방송을 비롯해 북한 관련 30여 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NED는 지난 2022~2023 회계연도에 이와 관련해 430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NED 관계자는 이날 VOA에 이같이 밝히고 올 10월부터 시작하는 새 회계연도에도 비슷한 예산이 내부적으로 책정됐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