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미국과 한국을 맹비난한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은 미한 연합훈련과 무관하게 추진돼 왔다며, ‘부정직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반박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미한 연합훈련을 ‘침략적 성격이 강한 위협’으로 규정한 북한의 비판에 대해 미한 군사훈련의 관례적, 방어적 특징을 내세우며 반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미한 연합훈련을 맹비난한 김성 대사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한 VOA의 이메일 논평 요청에 “한국, 일본과 함께 오랫동안 실시해 온 양자, 3자 군사훈련은 순전히 방어적인 성격이며, 군사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지역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Our longstanding bilateral and trilateral military exercises with the ROK and Japan are purely defensive in nature and are intended to maintain force readiness and preserve regional security. Unlike the DPRK’s ballistic missile launches and other activities, they are not prohibited by any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그러면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와 그 외 다른 활동과 달리 (미국 등의) 군사훈련은 어떤 유엔 안보리 결의도 금지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단지 양자와 3자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이라는 북한의 부정직한 주장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also reject disingenuous DPRK claims that its missile launches are merely a response to our bilateral and trilateral military exercises. The chronology reveals the truth: By the time the United States and ROK resumed large-scale exercises in August 2022, the DPRK had already conducted six ICBM launches that year, and its efforts to reconstitute its nuclear test site were well underway."
이어 "진실은 기록을 통해 드러난다"며 "미국과 한국이 2022년 8월 대규모 훈련을 재개했을 당시 북한은 이미 그해 ICBM을 6차례 발사했고 핵실험장 재건 노력도 한창 기울이고 있었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전례 없이 많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외교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remain committed to diplomacy, even as the DPRK launches an unprecedented number of ballistic missiles. To date, however, the DPRK has shown no indication it is interested in engaging."
그러면서 "북한이 관여에 관심이 있다는 조짐은 현재까지 안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김 대사는 이날 제78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미국과 한국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한국이 “정권 종말, 평양 점령과 같은 유엔 헌장의 원칙과 목적을 난폭하게 유린한 히스테리적 대결 망언을 떠들고 있다"면서 미한 연합훈련을 그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우리 국가의 문전에서 프리덤실드, 쌍용,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 을지프리덤실드와 같은 침략적 성격이 명백한 합동 군사 연습을 연이어 사상 최대 규모로 벌렸습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이 핵협의그룹을 구성한 이후 핵전략잠수함과 핵전략폭격기 등을 출격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미한일이 3각 공조를 강화한 데 대해서는 “미국이 오랫동안 야망해 온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면서 “이로써 동북아 지역에는 신냉전 구도가 들어섰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대사는 윤석열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조선반도 지역정세가 오늘과 같이 위험천만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힘의 과신에 빠져 패권 야욕을 기어이 실현하려는 (책임은) 미국에 있지만, 친미굴종과 동족대결에 환장해 민족의 머리위에 핵전쟁 참화를 몰아오고 있는 현 대한민국 집권세력에 응당한 책임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해선 “자주적인 주권 국가들 사이의 평등하고 호의적인 관계 발전은 미국의 식민지에 불과한 대한민국이 간섭할 문제가 못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 대사는 이날 연설 내내 한국을 대한민국으로 지칭했지만,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호칭을 생략하고 한국 정부를 ‘괴뢰정부’로 불렀습니다.
김 대사의 연설은 약 18분간 진행됐습니다. 이날 미국과 한국의 유엔주재 대표부 관계자 2~3명이 김 대사의 연설을 지켜봤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