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에서 영유아 대상 필수 예방접종이 전혀 실시되지 않았다고 관련 국제기구가 밝혔습니다. 전국적인 백신 재고 소진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은 최근 공개한 ‘연례 진전 보고서 2022’에서 지난해 북한의 DPT3 백신 3차 접종률이 ‘0%’였다고 밝혔습니다.
DPT3는 영유아들이 필수적으로 접종해야 하는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백일해 예방 백신으로, 생후2개월과 4개월, 6개월에 3회 접종이 기본입니다.
보고서는 전국적인 재고 소진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보고서]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DPRK) reported 0% coverage of the third dose of diphtheria, tetanus and pertussis-containing vaccine (DTP3) in 2022 due to country-wide stock-outs.”
가비에 따르면 지난해 DTP3 3차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나라는 북한이 유일합니다.
앞서 2021년 가비 보고서를 보면 2020년 북한의DTP3 3차 접종률은 97%로 전 세계에서 네번째로 높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2020년 1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겠다며 국경을 봉쇄한 채 대부분의 외부 지원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DTP3 접종률은 유엔의 관련 자료가 공개되기 시작한 1997년 이래 처음으로 ‘0%’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도 ‘2022년도 세계 백신접종 현황 보고서’에서 북한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필수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니세프는 지난달 8일 북한의 백신 접종 현황에 대한 VOA 서면 질의에 북중 간 철도 운행이 일시 재개된 지난해 11월 혼합백신 등을 북한에 보냈고 지난 3월 지난해 예방접종 시기를 놓친 어린이와 임산부를 대상으로 백신 114만 회 분을 접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시 접종으로 현재 북한에 남아 있는 백신 물량은 53만 3천여 명을 접종할 수 있는 소아마비 백신이 유일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북한에 백신을 반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유니세프 측은 밝혔었습니다.
한편 가비는 이번 보고서에서 2022년 기준, 북한의 생후 12개월 신생아 숫자를 33만 6천 352명으로 추정했으며, 2021년 5세 미만 영아사망률은 1천명 당 15명으로 추산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가비 이사회가 2000년부터 승인한 대북 백신 지원금은 총 9천66만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백신과 충분히 사용되지 않은 백신 지원 사업에 4천480만 달러, 북한의 보건 시스템 강화 부문에 4천350만 달러, 운용 서비스와 예방접종 서비스에 각각 440만 달러와 220만 달러 순입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5개국이 가비의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위해 기부한 가운데 미국이 5억 8천만 달러로 가장 많이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1천만 달러, 일본은 3천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