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과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에서 지금까지 1천 6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척 슈머 미국 상원 민주당 대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공정무역을 촉구했습니다.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해저 가스관이 파손됐는데요. 일반적인 사고가 아니라 ‘외부 활동의 결과물’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소식입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 충돌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양측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에서 약 900명, 그리고 가자지구에서 약 700명으로, 합쳐서 대략 1천 6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군은 자국 영토 안에서 하마스 무장대원들 시신 1천 500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은 9일과 10일에도 가자지구를 맹렬하게 공습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간밤에 가자지구 내 200개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 밤 방영된 TV 연설에서 “우리는 하마스를 공격하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앞으로 우리 적들에게 할 일은 앞으로 몇 세대 동안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에 장기간 영향을 줄 군사 대응을 하겠다는 말로 들리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특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침투하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더 이상 없었다면서, 가자지구 국경을 폐쇄했고 이 곳을 완전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가자지구 안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많은 사람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자지구 인구가 230만 명 정도 되는데요. 이 가운데 18만 7천 명 이상이 집을 떠났다고 유엔이 전했습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13만 7천 명 이상이 학교들에 대피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리처드 헤흐트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집트 접경 라파 국경을 통해 가자지구를 떠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조직들이 많은 이스라엘 사람을 현재 가자지구 안에서 인질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 인질을 살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등이 군인과 민간인 등 150명 이상을 인질로 잡았다고 밝혔는데요. 이런 가운데 하마스 군사조직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는 9일 이스라엘 군이 사전 경고 없이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공격할 때마다 인질 1명을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이에 대해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은 “인질을 해치는 것은 전쟁범죄로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투입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를 분쇄하기 위해 지상군을 가자지구에 들여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에 들어간 건 지난 2014년이 마지막이었는데요. 당시 팔레스타인인 2천 400명 이상이 숨진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투입되면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이스라엘 군과의 장기전에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에 대해 주요 서방국가들은 속속 이스라엘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군요?
기자) 네. 영국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독일 정상이 “하마스와 그들의 끔찍한 테러 행위를 분명하게 비난한다”는 공동성명을 9일 냈습니다. 성명은 “하마스의 테러 행위는 정당성도 합법성도 없다”면서 “반드시 비난받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또 “나라와 국민을 그런 잔학 행위들로부터 지키려는 이스라엘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스라엘을 위한 군사 지원에 나섰죠?
기자) 네. 미 국방부는 군수물자를 실은 비행기가 이스라엘로 간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어떤 물품이 가는지는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행한 연설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순전한 악"이자 "테러"로 규정하고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할 것이며,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추가적인 군사자산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하마스의 공격으로 1천 명 이상 살해됐다면서 그 중 미국인 사망자가 14명 포함됐고,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미국인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실종된 미국인이 20명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군사물자를 이스라엘에 제공한다고 했지만, 지상군 파병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군 병력을 보낼 뜻이 없다고 9일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역 내 미국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스라엘에서 더 많은 안보 지원 요청이 있을 것 같다면서 미국은 가능한 한 빨리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또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이번 사태에 이란이 직접 관여했다는 확실하고 구체적인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커비 조정관이 이란 관여 여부를 언급했는데요. 이란 최고지도자도 이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을 겨냥한 하마스의 공격에 이란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는데요. 하지만 ‘시온주의자’ 체제를 겨냥한 공격을 계획한 사람들 손에 입맞춤한다는 말로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는 보도가 나왔군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이 러시아 `RBC’ 통신을 인용해 압바스 수반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요르단강 서안 일부를 통치하고 있고, 가자지구 통치권은 하마스가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연방 상원 대표단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군요?
기자) 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대표가 이끄는 대표단이 9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슈머 대표는 양국 현안에 대한 미국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슈머 대표가 시 주석을 만나서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슈머 대표는 먼저 시 주석에게 상원 대표단의 가장 중요한 방중 목적은 양국 사이 공정무역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인들이 경제적 기회를 갖기를 원하며 이는 미국에도 좋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경기장을 제공해야 하며, 대표단을 포함해 대부분의 미국인은 우리가 이런 공정함을 확보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라는 요구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제적으로 상호주의를 추구하자는 말인데요. 이날(9일) 슈머 대표는 시 주석에게 미국이 베이징과의 갈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슈머 대표는 또 미국 내 큰 사회문제가 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원료를 수출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은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 관영 `CCTV’ 방송에 따르면 시 주석은 “경쟁과 대결은 자체 문제와 세계가 직면한 도전을 해결하지 못할 뿐더러 시대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고 슈머 대표에게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서로 대립하지 말고 공존하자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미국의 공통 이익이 차이점을 능가한다고 믿는다”면서 “양국의 성공은 서로에 대한 도전이라기보다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슈머 대표는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만났죠?
기자) 네.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슈머 대표를 만나 중국의 핵심 이익과 개발 권리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 말은 최근 미국이 대중국 무역과 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것을 염두에 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을 중국의 경제성장과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걸 저지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습니다. 슈머 대표와 민주당 소속 상원 상임위원회 위원장들은 지난 5월 중국으로의 기술 흐름을 제한하고 타이완과의 충돌을 저지하는 법을 만들고, 또 미국 자본이 중국 기업들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두 나라가 여러 방면에서 대립하면서 관계가 나빠졌지만, 이런 상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죠?
기자) 네. 최근 미국 고위 관리들이 속속 중국을 방문하는 등 양국 사이 고위급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이 파손됐다고요?
기자) 네. 북유럽에 있는 두 나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해저 가스관과 통신 케이블이 지난 8일 파손됐습니다. 양국 정부는 즉각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들어갔는데요.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10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외부 활동의 결과물’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그냥 일반적인 고장이나 사고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아직은 수사 단계이고, 정확한 파손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해저 가스관과 통신 케이블이 파손된 것이 ‘외부 활동’에 의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에스토니아와 긴밀한 협력 속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니니스퇴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는 어떤 근거 같은 걸 제시했습니까?
기자) 니니스퇴 대통령은 성명에서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여러 핀란드 매체에, 예비 조사 결과, 가스관 손상이 정상적인 압력의 변화로 일어났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문제의 가스관은 언제 건설된 건가요?
기자) 2018년 건설에 들어가 2019년 완공됐고요. 2020년 1월부터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발틱코넥터’라는 이름의 가스관으로 핀란드 도시 ‘잉쿠’에서 에스토니아 항구 ‘팔디스키’까지 잇는 구간은 77km에 달하는데요. 핀란드 국경수비대와 해안수비대가 핀란드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유출 지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금 가스관은 어떤 상태인가요?
기자) 사고 발견 당일인 8일, 바로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에스토니아 가스관 운영사인 ‘엘링’ 측은 가동 중단 전에 가스관에 있던 대부분의 가스는 핀란드에서 에스토니아를 거쳐 라트비아로 전달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유럽은 천연가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번 사고에 따른 타격은 없을까요?
기자) 네. ‘AP’ 통신에 따르면 유럽은 이번 겨울을 위한 가스 저장 용량의 97%는 채웠는데요. 하지만 에너지 안보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브뤼셀에 있는 브루겔연구소의 시몬느 타글리아피에트라 연구원은 가스에 관한 한 유럽은 안전한 겨울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하지만 이는 가스관과 LNG 인프라의 안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나 가동 중단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파손된 가스관은 언제쯤이나 복구될까요?
기자) 핀란드 가스관 운영사인 가스그리드에 따르면 복구하는데 앞으로 몇 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가스그리드 측은 하지만, 핀란드 가스 시스템은 안정적이고, 잉쿠항 연안 해상공급선을 통해 가스 공급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에스토니아 가스관 운영사인 엘링 측도 가스관 폐쇄 후 현재 라트비아로부터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인데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나토 측에서 반응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0일, 소셜미디어 X에, 니니스퇴 대통령과 가스관 파손 사건에 관해 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토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관련 동맹국들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는데요. 11일과 12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이번 사건이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