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닷새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확전 기류 속에 양측의 사상자도 2천100명을 넘어섰습니다.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복귀가 무산됐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미 연방 상원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한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닷새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사망자 수가 계속 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대규모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닷새째 접어든 11일 현재, 양측 합쳐 사망자가 2천 1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하루 만에 약 500명이 더 목숨을 잃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날(10일) 양측 사망자는 약 1천600명으로 파악됐는데요. 불과 하루 만에 약 2천100명으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피해 상황을 따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스라엘은 7일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약 1천200명이 목숨을 잃었고, 2천7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조너선 콘리커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것은 이스라엘 내에서 계속되는 전투 때문이 아니라 붕괴된 건물에서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 쪽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습으로 지금까지 적어도 900명 이상 숨지고, 4천600명 이상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 군이 남부 지역 통제권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하마스 조직원 시신 1천500구까지 합치면 총사망자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지금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11일, 가자지구에 있는 200개 목표물에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분리하는 장벽 일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한 상태여서,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와 관련해 이스라엘 정부 쪽에서 무슨 이야기가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콘리커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11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일일 브리핑 영상에서 보병과 포병 군단, 예비역 병사 등 30만 명을 가자 인근에 배치했으며, 이들은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지난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군이 전에도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적이 있었죠?
기자) 네.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게 2014년입니다. 당시 2천400명 넘게 목숨을 잃었는데요. 아무래도 지상군이 투입되고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되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피하지 못하게 될 상황입니다.
진행자) 가자지구에 있는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같은 건 있는 겁니까?
기자) 이스라엘 군은 지난 9일 밤,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안전한 피난처와 식량, 식수, 기타 물품 등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는데요. 유엔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26만3천 명 이상 집을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 군은 또 주민들에게 가자지구를 떠날 것을 촉구해왔는데요. 하지만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유일한 국경이었던 라파 국경이 11일 현재 폐쇄돼 가자지구를 빠져나갈 방법이 딱히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에는 사람들이 얼마나 살고 있습니까?
기자) 230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서 떨어져 나온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는 지중해 연안에 있는 약 365㎢의 아주 좁은 지역인데요. 이스라엘의 잦은 봉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볼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10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에 우려를 표명하며, 이는 국제법 위반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레바논과 시리아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군요?
기자) 네. 레바논과 시리아는 이스라엘 북쪽 지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 군 당국은 10일 시리아 남부 지역에서 여러 발의 포탄이 발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교전이 시작된 이래 시리아 방향에서 이스라엘로 포탄이 날아온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스라엘 군에 따르면 같은 날 레바논 쪽에서도 로켓 10여 발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됐는데요. 이란과 연계된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본격적으로 개입할 경우 중동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지난 2006년 한 차례 전면전을 벌여 많은 희생자를 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의 군수지원품을 실은 수송기가 이스라엘에 도착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을 돕기 위한 미국의 최신 무기를 실은 첫 수송기가 10일 밤,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 있는 이스라엘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같은 날, 미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 함도 동지중해에 도착했는데요.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이 해상 배치는 확전 또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모든 전투 활동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도 있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이번 사태에 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을 ‘순전한 악(sheer evil)’이자 ‘테러’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더불어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할 것이며, 필요한 경우 이스라엘에 추가적인 군사 자산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1일 이스라엘을 방문하는데요.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 지도자들로부터 현재 상황을 직접 듣고 이스라엘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복귀 시도가 무산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0일 유엔총회에서 인권이사회 신임 이사국 선출 투표가 진행됐는데요. 러시아는 83표를 얻는 데 그쳐 인권이사회 복귀에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선출되려면 몇 표가 필요했던 거죠?
기자) 유엔 193개 회원국의 과반, 즉 97표는 받아야 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47개 나라로, 임기는 3년이고요.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습니다. 이사국은 지역별로 아프리카에 13개국, 아시아에 13개국, 동유럽 6개국, 중남미∙카리브해에 8개국, 서유럽과 그 외 7개국으로 배정돼 있는데요. 이사국의 임기가 끝나거나 결원이 생기면 비공개 투표를 통해 새 이사국을 충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몇 개국을 선출한 겁니까?
기자) 15개국입니다. 이 가운데 이번에 동유럽권에 돌아가는 새 이사국 자리는 2개였는데요. 불가리아와 알바니아, 러시아가 도전했는데 러시아는 떨어지고 이 두 나라가 선출된 겁니다. 불가리아는 160표, 알바니아는 123표를 얻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지난해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리에서 중도 하차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부차 등지에서 민간인을 대량학살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지난 4월 유엔총회는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박탈 여부를 묻는 표결을 진행했습니다. 이 표결에서 93개국이 찬성, 반대가 24개국, 58개국이 기권하면서 러시아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1년여 만에 다시 복귀를 노린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인권 운동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잔혹 행위를 자행하는 것 외에도 러시아 국내에서도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크게 억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이사국 진출에 실패하긴 했지만 80여 표를 얻은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과반에는 미달했지만, 얼추 가까이 갔다는 지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정부기구인 국제위기그룹의 리처드 고완 유엔 국장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표결은 러시아가 보기와는 달리 유엔에서 고립돼 있지 않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러시아는 상당수 유엔 회원국들을 설득해 자신들을 지지하도록 만든 것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이사국 투표에서 또 주목할 만한 나라가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표결에서 아시아 지역 신규 이사국 자리는 모두 4개였는데요. 네 자리를 놓고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네 나라가 경합을 벌였기 때문에 중국이 떨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얼마나 표를 얻었는지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득표수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154표를 얻어 함께 나선 다른 나라들보다 가장 저조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인도네시아가 186표, 쿠웨이트가 183표, 일본은 175표를 받은 데 비해 중국은 많이 뒤처졌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과 티베트 등지 소수민족 인권 탄압, 홍콩 민주주의 억제 등을 이유로 중국의 이사국 진출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선출된 또 다른 나라들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중남미 지역에서 브라질,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페루가 세 자리를 놓고 경합했는데요. 쿠바가 146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선출됐습니다. 이어 브라질 144표, 도미니카공화국이 137표를 얻어 뽑혔고요. 페루는 108표에 그쳐 실패했습니다. 아프리카 지역은 네 자리를 놓고 부룬디, 가나, 코트디부아르, 말라위, 네 나라가 경합해 모두 다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연방 상원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대표가 이끄는 연방 상원 대표단이 11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한국 정부가 11일 발표한 보도문에 따르면, 미 상원 대표단과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한동맹과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 등 양국 관계와 역내, 국제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상원 대표단의 일정이 단축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적으로 구성된 6명의 상원 대표단은 이번 주, 중국,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주요 3개국을 순방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함에 따라 일정을 단축해 일본 방문을 취소하고 12일 귀국합니다.
진행자) 슈머 대표는 유대인 혈통이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유대인 정치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슈머 대표는 12일 저녁 뉴욕에 도착해 이스라엘 현지 최신 상황과 정보를 듣고 유대인 지역 사회 행사 등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상원 대표단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스라엘 사태에 관한 논의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한국 대통령실은 상원 대표단과 윤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무차별 공격을 규탄하는 한편, 이번 사태가 조속히 종식돼 역내 긴장이 완화되고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미국과 한국 두 나라가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상원의원들과 윤 대통령 간에 또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척 슈머 대표는 한국이 안보, 경제,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미국의 중요한 핵심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미 상원 대표단은 또,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미국 경제에 기여를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양국의 동맹과 양국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미 의회의 지지는 변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국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한국 정부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미국 의원들에게 최근 북한이 핵 위협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미한일 3국이 강력하게 연대하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상원 대표단이 한국 방문에 앞서 중국을 방문했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 대표단은 7일 중국 상하이에 도착하는 것으로 중국 방문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미국 의회 대표단이 중국을 공식 방문한 건 코로나 팬데믹 시작 전인 2019년 이후 처음이었는데요. 상원 대표단은 9일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상원 대표단과 시 주석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짚어 주시죠.
기자) 시 주석과 상원 대표단 간 회담은 약 80분간 진행됐습니다. 당초 예정 시간보다 20분을 넘긴 건데요. 슈머 대표는 시 주석에게 이번 방중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양국 간 공정 무역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슈머 대표는 또 미국 내 사회 문제가 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원료가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경쟁과 대결 구도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며 공존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