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기구 “북한 당국, 주민들 식량 걱정 없게 해야”

지난해 10월 한국 파주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 마을과 논. (자료사진)

유엔 인권 기구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식량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 내 식량 불안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는 16일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X(전 트위터)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식량권을 강조했습니다.

사무소는 이날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올린 글에서 “북한은 주민들이 매일 자신과 가족을 먹일 식량을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북한은 국가배급제도를 개혁하고 식량과 농업 부문 투자를 확대하며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사무소는 또 “북한 주민들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식량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북한 내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기간 국경이 차단되고 농업 부문 투자는 제한적이며 차별적인 분배가 이뤄지고 생계 수단이 부재한 데다 자연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함으로써 북한 내 만성적인 식량 불안정이 더욱 심화됐다”는 것입니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7월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을 또다시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국에 포함시켰습니다.

FAO는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대한 접근이 부족한 국가로 분류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올해 식량 작황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처럼 가을 작황이 예년과 비슷하다면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공급 부족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쌀 207만t을 포함해 451만t을 수확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편 1945년 10월 16일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창설된 것을 기념해 제정된 ‘세계 식량의 날’의 올해 주제는 ‘물은 생명이며 식량이다. 누구도 빠트리지 않아야 한다’(Water is life, water is food. Leave no one behind)입니다.

유엔은 오늘날 24억 명의 인구가 물 부족 국가에 살고 있으며, 물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 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수자원 위험지도’(Global Water Risk Atlas)에 따르면, 북한은 전 세계 164개국 중 ‘물 스트레스’, 즉 물 부족 순위가 69위였습니다.

점수는 5점 만점에 1.95점으로 중하위권으로 분류됐습니다.

‘물 스트레스’ 점수는 평년에 이용 가능한 지표수와 지하수에 대비해 실제로 사용하는 물의 비율을 산출한 것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