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럽 및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이 한국 방위 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7일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한은 북한의 도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함으로써 한국을 안심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Secretary Austin's visit comes at an important juncture, as North Korea has recently reaffirmed its close relationship with the PRC, strengthened ties with Russia, and lashed out at the U.S., the ROK, and Japan. In the face of the rising challenge from the DPRK, his visit will provide an opportunity to reassure the ROK by reiterating the U.S. extended deterrence commitment. In light of the ongoing Russian war against Ukraine and the Hamas-Israel conflict, Austin's visit will also enable the Secretary to make clear that, regardless of other threats and challenges, there should be absolutely no doubt that the United States stands ready to fulfill its defense commitments to the ROK.”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날 VOA에 “오스틴 장관의 방한은 북한이 최근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재확인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 한국, 일본을 비난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이뤄진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 및 하마스-이스라엘 분쟁을 고려할 때, 오스틴 장관의 방한은 다른 위협과 도전에 상관없이 미국은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오는 13일 서울에서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과 제55차 연례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합니다.
또 14일엔 한국과 유엔사 회원국 첫 국방장관 회의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한은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순방의 일환입니다.
국방부는 6일 고위 관리를 인용한 ‘국방부 뉴스’를 통해 오스틴 장관이 한국을 찾아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 고위 지도자들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한국은 이번 안보 회의 후 동맹의 폭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방위 비전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고위 관리는 “북한의 최근 활동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하다”며 “오스틴 장관은 국방부가 북한의 비핵화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음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방부는 또 ‘오스틴 장관의 9번째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이라는 제목의 ‘팩트시트’를 7일 발표하고 오스틴 장관의 이번 순방은 “인도태평양 지역 역동적인 안보 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이 기울인 오랜 노력의 깊이를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역내 동맹 강화 노력의 대표적인 예로 한국과 정기적으로 협의하고 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군 자산을 배치함으로써 미한 동맹 억지력을 강화했으며 미한일 정상이 3국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오스틴 장관 방한의 주요 의제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응 조율’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 논의’, ‘미한일 3국 안보협력 가속화’, 그리고 ‘유럽 및 중동 정세에 대한 상황 보고’를 꼽았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확장억제와 관련해 특히 북한의 강압적 핵무기 사용에 대한 대처 방안이 오스틴 장관 방한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베넷 선임연구원] “There's a substantial concern that we need to be better prepared to deal with North Korean nuclear threats... North Korea most likely has nuclear weapons for coercive purposes...And so that'll be a major topic of how do we deal with North Korea when it tries to use its nuclear weapons coercively?”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우리가 더 잘 대비해야 한다는 상당한 우려가 있다”며 “북한은 강압적인 목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오스틴 장관이 신원식 국방장관 및 다른 한국 고위 당국자들과의 회담에서 특히 “핵협의그룹(NCG)과 양자 및 3자 훈련, 그리고 미국 전략자산의 한국 전개와 관련해 미한 양국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와 워싱턴선언의 결과물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임을 확인하고자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핵전략 기획을 토의하고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NCG 신설과 미국 전략자산의 정기적인 한반도 전개 등을 담은 워싱턴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또 미한일 3국은 지난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3자 훈련 정례화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억제 및 대응을 위한 3국 안보 협력을 강화하자고 합의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스틴 장관의 방한 중 열리는 SCM 이후 발표될 공동 성명에도 주목했습니다.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SCM과 관련해 특히 “올해 중요한 것은 미국과 한국이 지난 1년간 노력해 온 군사 동맹의 새로운 비전을 공개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비전을 담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 정상이 미한 정상회담과 미한일 정상회의에서 밝힌 ‘미한 군사 동맹의 궁극적인 최종 목표는 자유롭고 통일된 한반도 통일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점을 양국 군이 인식할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녹취:맥스웰 부대표] “But what is important about this year is that they are going to unveil a new vision for the military alliance that the U.S. and South Korea have been working on over the last year. And what really will be important to see is whether the military will recognize what the two presidents have said at the Yoon- Biden summit as well as at the trilateral summit. And that is, will they recognize that the ultimate end state for the military alliance is to support the unification of Korea, a free and unified Korea?
맥스웰 부대표는 “궁극적으로 군사 작전은 정책과 정치를 뒷받침해야 한다”며 “한반도에서 미국의 동맹 이익을 더욱 보호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궁극적으로 수용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정치적 합의는 자유롭고 통일된 한반도이기 때문에 군이 양국 정상의 정치적 의지를 지지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한은 블링컨 장관의 한국 방문 직후 이뤄지는 데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져 주목됩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이와 관련해 오스틴 장관의 이번 방한은 “매우 중요하고 시의적절하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 전에 미한 양국의 안보 의제와 주요 사항을 조율하고 세부 내용을 조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