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우방국 중 하나인 캄보디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법적 체계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반면 미얀마는 미흡한 점이 발견돼 여전히 국제사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8일 공개한 캄보디아에 대한 ‘후속조치 상호 평가 보고서’에서 캄보디아가 대북제재와 관련해 취한 새로운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캄보디아의 확산금융(PF)법의 북한과 이란 제재 관련 하위 조항은 확산금융과 관련된 정밀금융제재(TFS)를 이행할 수 있게 하는 장치(메커니즘)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2022년 3월 캄보디아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 목록을 지체 없이 전달하도록 하는 지침서를 발표했다고 FATF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내용이 실제로 모든 보고 기관에 지체 없이 전달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유엔에서 제재 지정이 이뤄지면 확산금융법의 관련 하위 조항에 따라 제재 대상에 대한 동결은 자동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2017년 캄보디아의 자금세탁 방지와 제재 이행 등에 대한 최초 평가를 진행하고, 2018년과 2019년, 2021년에는 후속조치를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초 북한이 포함된 유엔 안보리의 정밀 금융제재 평가 항목인 ‘권고안 7번’에 대해 가장 낮은 등급인 ‘미준수’ 즉 ‘NC’를 받은 캄보디아는 2021년 중간 수준인 ‘부분 준수’ 즉 ‘PC’로 등급이 상향 조정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추가 개선 조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대부분 준수’인 ‘LC’로 등급이 높아졌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매년 10개 안팎의 나라를 대상으로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조달 방지 등에 대한 이행 상황들을 평가하고 있으며, 결함이 없는 나라들에는 ‘준수(Compliant)’를 의미하는 ‘C’ 혹은 ‘LC’를 부여합니다.
한편 이날 자금세탁방지기구는 미얀마에 대한 ‘후속조치 상호 평가 보고서’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미얀마는 지난 2018년 북한과 이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한 정밀금융제재(TFS)를 이행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권고안 7번 항목에서 ‘미준수(NC)’ 등급이 매겨졌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보고서에서도 미얀마는 여전히 제재 이행에 대한 법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등급을 상향 조정하지 못했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북한과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이행하도록 한 미얀마의 법 조항이 제재 대상 자금이나 자산을 해제하는 상황에 대한 절차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와 대이란제재와 관련한 면제를 신청할 때 미얀마의 관련 법은 5일이 지난 시점부터 제재 면제가 승인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의 절차가 길어질 수 있는 만큼 공식적인 승인이 이뤄질 때까진 미얀마 정부가 제재 면제 조치를 허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기구로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WMD 확산 자금 조달 척결을 목표로 창설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