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법 환적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는 북한 서해 석도 인근 해상에서 또다시 선체를 맞댄 선박 여러 척이 발견됐습니다. 올해 VOA가 북한 서해에서 포착한 환적 사례만 60건이 넘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24일 북한 서해 석도 동쪽 해상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나란히 붙어 있는 선박 4척이 보입니다.
길이 40~60m인 이들 선박 4척은 서로 멀지 않은 곳에서 각각 2척씩 붙어 있습니다.
주변에 구름이 많은 점을 고려한다면 위성사진에 포착되지 않은 이런 선박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석도 인근 해상을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중순까진 초도 인근 해상에서 주로 환적이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선 초도에서 북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비슷한 장면은 지난 20일에도 포착됐습니다.
석도 동쪽 해상에선 최소 10척의 선박이 각각 2척씩 선체를 맞대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 1건은 길이 100m 선박이 자신보다 절반 이상 작은 45m 선박과 밀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지적한 전형적인 불법 환적 장면입니다.
VOA는 지난달과 이달 촬영된 위성사진을 통해 석도 일대에서 최소 16건의 환적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24일 포착된 2건과 20일의 5건을 포함하면 이 일대에서만 23건의 환적이 이뤄진 것입니다.
VOA는 올해 1~5월 사이 초도 인근 해상에서 38건의 환적 정황을 포착한 바 있는데, 이를 모두 더하면 올해 북한 영해 내에서 이뤄진 환적 의심 사례는 61건으로 늘어납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75호 11조를 통해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어떤 물품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문제의 선박이 환적을 통해 어떤 물품을 주고받았든 제재 위반이라는 의미입니다.
전문가패널은 올해 초 발행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고 있다면서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이 (북한 영해에서) 북한 선박과 만나 환적한 뒤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물을 북한 남포로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