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지상전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주민들에게 대피를 명령했습니다.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가 이슬람 반군에 대처하기 위해 결성됐던 G5 사헬 연합군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베네수엘라 국민투표에서 인접국인 가이아나 내 에세퀴보 지역의 영토 편입에 찬성하는 유권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지난 1일 양측의 일시 휴전이 끝나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공세를 다시 시작했는데요.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확대한다는 발표가 4일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지구 내 모든 구역에서 하마스 거점들을 겨냥한 지상작전을 확대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병사들이 근접전투를 통해 테러분자들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많은 언론매체가 가자지구 곳곳이 공격당했다고 전하고 있죠?
기자) 네. 하마스 매체는 4일 현지 구급요원들을 인용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민간 구급요원 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역시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자발리아 난민촌이 3일 공습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 있는 AP 통신 기자는 주변에서 총성과 전차 소리를 들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뿐 아니라 남부도 공격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속속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자 남부 칸 유니스 주민들은 일요일인 3일 지난달 7일 전쟁이 시작된 가장 격렬한 폭격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현지 주민과 기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군 전차와 장갑차들이 칸 유니스 외곽에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칸 유니스가 이집트와 가까운 곳에 있죠?
기자) 네. 이집트로 들어가는 라파 국경통행로에서 약 9.5km 북쪽에 있습니다. 칸 유니스는 가자지구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데요. 전쟁 이전에 약 40만 명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쟁이 시작되자 많은 가자 북부 주민이 전투를 피해 칸 유니스와 주변 지역으로 피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 측도 남부 지역 공세가 시작된 사실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방위군(IDF) 참모총장은 3일 “우리는 가자 북부에서 강력하고 철저하게 싸웠고, 남부에서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를 겨냥한 가자 남부 작전이 북부 작전 때만큼 강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다시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명령하고 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군은 4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 X에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내 약 20곳의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특히 칸 유니스 주민들에게는 칸 유니스 북동부 지역에서 떠나라고 밝혔는데요. 현재 이스라엘 측은 ‘안전한 지역’을 가자 주민들이 자신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곳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들에게 안전한 구역으로 가라고 했지만, 갈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레바논에 근거를 둔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3일 가자 안에 “안전한 구역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 가자지구 주민도 AP 통신에 “이스라엘은 우리에게 어떤 구역으로 가라고 한 뒤 그 곳을 폭격한다”면서 “현실은 가자에 안전한 곳이 없고, 이스라엘은 가자 북부에서처럼 남부에서도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가 넓지 않은 곳이라 주민들이 피할만한 곳이 실제로 많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던 것은 사실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와 관련해 필리포 그란디 유엔 난민기구 최고 대표는 4일 BBC 방송에 “현재 가자지구 주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좁은 땅에서 점점 더 구석으로 몰리는 위기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상황에 대해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3일 이스라엘이 민간인들을 보호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이스라엘과 함께 할 것”이라면서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구호를 크게 확대하도록 이스라엘 관리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도 너무 많은 무고한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고통의 정도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홍해에서 상선들이 예멘 후티 반군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후티 반군이 홍해를 운항 중이던 상선 3척에 대함미사일을 쐈다고 미 중부사령부가 3일 밝혔는데요. 이 중 한 척이 미사일에 맞았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합니다. 또 홍해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은 배들을 돕던 미 해군 구축함 카니함이 배 쪽으로 오던 드론들을 격추했다고 중부사령부는 설명했는데요. 이 드론들이 카니함을 겨냥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인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가 이슬람 반군과 싸우기 위해 결성됐던 군사동맹체에서 탈퇴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최근 성명을 내고 “합동군을 포함한 모든 G5 사헬(G5S) 조직에서 탈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양국은 “조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더 나쁜 것은 제도적인 문제가 G5 사헬 지역을 안전하고 발전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우리의 합법적인 포부를 방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헬이 구체적으로 어느 곳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남쪽 경계를 이루는 지역으로 아프리카 서부에서 동부에 걸쳐 긴 띠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 사헬 지역 G5라고 하면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 말리, 차드, 그리고 모리타니를 말하는데요, 모두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습니다.
진행자) 사헬 지역에 있는 이들 다섯 나라가 군사동맹체를 만들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국제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나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IS 와 연계된 이슬람 반군이 준동했는데요. 이에 맞서기 위해 지난 2014년에 G5 사헬이 결성됐습니다. 또 G5 사헬은 2017년에는 프랑스가 지원하는 합동군을 배치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진행자) 이슬람 반군 소탕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프랑스가 사헬 지역에 군대를 보내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2020년에 말리, 2022년 부르키나파소, 또 올해는 니제르에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섰는데요. 이후 이들 세 나라와 프랑스와의 관계가 급속하게 악화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결국 프랑스군이 철수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는 이들 군사정권과 갈등을 빚자 지난해 말리, 그리고 올해 부르키나파소와 니제르에 있던 병력을 모두 철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부르키나파소와 말리가 이번에 G5 사헬에서 탈퇴하면서 프랑스를 언급했나요?
기자) 네. 두 나라가 낸 성명은 프랑스를 에둘러서 언급했습니다. 성명은 “G5 사헬은 우리 국민들에게 해를 주는 외국의 이익이나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주권을 부정하면서 우리를 어린애 취급하는 어떤 권력의 명령에도 봉사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가 자신들 주권을 부정하고, 프랑스의 이익이 자국민들에게 해를 준다는 말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프랑스 르 몽드 신문이 자국 북부에서 이슬람 반군 공격으로 사상자가 나왔다고 최근 보도하자, 지난 2일 자국 내 르 몽드 배급을 모두 중단시켰습니다. 앞서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몇몇 프랑스 TV와 라디오 방송의 자국 내 송출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제 G5 사헬에 어느 나라가 남은 건가요?
기자) 네. 지난해 말리가 먼저 탈퇴했으니까 이제 모리타니와 차드만 남았습니다.
진행자)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선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그리고 니제르가 최근 협력을 강화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간정부 복원을 요구하는 국제사회 압력, 그리고 이슬람 반군에 대응하기 위해 이들 나라가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 나라는 최근 집단방위와 상호 지원을 위한 이른바 ‘사헬 국가 동맹’이란 것을 결성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차드와 모리타니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3일 베네수엘라에서 가이아나 에세퀴보 지역의 영토 편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진행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가운데 95%가 에세퀴보 지역 영토 편입에 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국민투표에 1천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참여했는데요. 하지만 그렇게 높은 참여율은 아니라고 합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번 국민투표를 준비하면서 ‘5번의 찬성(five times 'yes')’이란 캠페인을 펼쳤죠?
기자) 네. 투표지에 에세퀴보 영유권과 관련해서 5가지 질문이 올라갔는데요. 이들 질문에 모두 ‘예’로 답해 달라는 캠페인이었습니다. 5가지 질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5번째 질문이었습니다. 바로 에세퀴보 지역에 ‘가이아나 에세퀴바국’이란 것을 만들고, 이를 베네수엘라 영토 지도에 편입하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이었는데요. 95.9%가 여기에 동의했다고 베네수엘라 선관위가 전했습니다.
진행자) 에세퀴보가 어떤 곳인가요?
기자) 네. 가이아나 남북을 가로지르는 에세퀴보강 서편에 있는 지역인데 면적이 약 16만㎢에 달하고요. 가이아나 전체 영토 가운데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이곳 면적이 그리스보다 더 크다는데요. 대서양과 베네수엘라, 브라질에 접해 있습니다. 또 에세퀴보 지역 인구가 12만5천 명인데, 가이아나 전체 인구 가운데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 지역이 지금 가이아나 영토로 돼 있는데, 베네수엘라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뭡니까?
기자) 네. 베네수엘라 정부는 스페인 통치 시기였던 지난 1777년 에세퀴보 지역 동쪽에 있는 에세퀴보강이 두 나라 국경으로 선포됐기 때문에 에세퀴보가 자국 영토라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가이아나 측에서는 이런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이아나는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기에 현 국경이 설정됐고, 1899년 미국과 영국, 러시아로 구성된 중재재판소가 이를 확정했다고 반박해 왔습니다. 또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도 이를 인정했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1899년 결정이 불공평하고, 또 ICJ가 이 문제에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없었나요?
기자) 네. 지난 1966년에 영국과 베네수엘라가 같은 해 독립하는 가이아나의 대표와 베네수엘라 대표로 위원회를 꾸려서 이 문제를 재검토하기로 합의한 바 있었는데요. 하지만 60년이 지났어도 영토 분쟁이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가이아나 정부가 지난 2018년 ICJ 측에 에세퀴보가 자국 영토라는 것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몇 년 전에 이 지역에서 석유가 발견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5년 미국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이 에세퀴보 해역에서 석유를 발견하면서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특히 지난 9월에 가이아나 정부가 에세퀴보 해역 석유 탐사권을 입찰에 부치고, 이어 다음 달엔 해당 해역에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돼 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양국 사이 갈등이 증폭됐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 국민투표에 대해서 가이아나 정부 쪽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네.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3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연설에서 나라 국경을 보호하고 국민들을 안전하게 할 것이라며 “가이아나 국민들에게 두려워할 것이 없다는 점을 보장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3일 가이아나 국민 수천 명이 “에세퀴보는 가이아나에 속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인간 사슬을 만들어 정부를 지지한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ICJ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앞서 가이아나 정부가 이번 베네수엘라 국민투표를 막아 달라고 ICJ 측에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ICJ는 지난 1일 분쟁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베네수엘라 측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