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무기거래 현장’ 라진항에 20번째 선박 입항...1만 개 이상 컨테이너 운송 가능성

라진항을 촬영한 5일 자 위성사진. 중국 전용 부두에서 선박 1척(원 안)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현장으로 지목된 북한 라진항에 또다시 대형 선박이 정박했습니다. 3개월 새 20번째 선박인데, 1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가 운송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에서 또다시 대형 선박 정박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라진항의 ‘중국 전용’ 부두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5일 위성사진에는 부두에 밀착한 길이 110m 선박이 보입니다.

전날인 4일 위성사진에선 부두가 텅 비어있던 점으로 볼 때 4일 위성사진 촬영 시점 이후 혹은 5일 정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부두에는 컨테이너로 추정되는 파란색 물체가 약 150m 길이로 쌓여 있습니다.

바로 옆 북한 전용 부두에선 선박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3일까지 비어 있던 부두 야적장에 파란색 물체, 즉 컨테이너가 놓여 조만간 또 다른 선박이 이를 실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라진항에는 총 3개의 부두가 있습니다. 이중 가장 북쪽에 있는 부두는 중국이 사용권을 가지고 있고, 가운데와 남쪽의 부두는 각각 북한과 러시아 전용으로 알려졌습니다.

VOA는 백악관이 라진항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이후 북한과 중국 전용 부두에 지난 8월 말부터 최근까지 모두 19척의 선박이 출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발견된 선박까지 더하면 지난 3개월여 동안 라진항에서 발견된 대형 선박은 모두 20척으로 늘어납니다.

앞서 백악관은 북러 무기 거래 의혹을 제기할 당시 북한에서 무기를 선적한 선박이 러시아 선적의 앙가라호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길이 약 125m인 앙가라호는 약 600개의 컨테이너를 선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9월 12일 러시아 선적 앙가라(Angara)호가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 동부 두나이항에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

라진항을 출입한 화물선이 대부분 앙가라호와 유사한 크기인 점으로 볼 때 이들 선박이 지난 19차례의 운항 동안 최대 1만1천 400개의 컨테이너를 실어 날랐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5일 라진항에서 선박과 컨테이너가 지속적으로 포착된다는 VOA의 이메일 질의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확대는 역내 안정과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에 대응해 우리는 동맹, 파트너와 함께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제재를 집행하고, 적절한 경우 북한과 러시아 간 이러한 무기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이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지난달 16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In addition, we categorically reject the US allegation of the alleged DPRK Russia arms dealings. It is a politically motivated disinformation campaign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the DPRK, a dignified UN member state. Instead of absolutely claiming absurdly claiming about non-existent arms dealings, the US must once and for all stop supplying lethal armaments to Ukraine which cause bloodshed and prolongs the world.”

러시아도 지난달 1 위원회 회의에서 북러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양자 관계 발전과 관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추측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