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탄도미사일 개발과 발사가 방위권 행사라는 북한의 주장을 ‘선전이자 핑계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회의가 아무 대응책도 내놓지 못한 데 대해선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를 원인으로 거듭 지목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은 북한이 ICBM 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한 데 대해 “선전과 오도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 “We have heard this excuse before. This is nothing but a regurgitation of DPRK propaganda and a misleading narrative. The DPRK is simply using this as an excuse to continue to advance its unlawful programs.”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대변인은 21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이 같은 변명을 예전에도 들어본 적이 있다”며 “북한은 불법 프로그램을 계속 진전시키기 위해 이를 핑계로 삼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19일 개최된 ‘북한 ICBM 발사’ 관련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발사는 미국 적대시 정책에 대한 방위권 행사라고 주장하며 회의 소집에 반발했습니다. “미국과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몇몇 국가들이 이번 회의를 강제로 소집한 것은 유엔 역사상 수치스러운 일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제법이 인정한 주권 국가의 정당하고도 합법적인 자위권을 행사하는 북한을 불법적이고 부도덕하게 문제 삼고 있는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유엔주재 미국대표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결의안 채택이나 의장성명 등이 이번 회의에서도 채택되지 못한 데 대한 VOA의 질의에 중국 등의 거부권 행사를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대변인은 “우리는 그동안 이와 관련해 수많은 지적을 해왔다”면서 지난 7월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발언을 상기시켰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지난 7월 열린 아스펜 안보포럼 대담 행사에서 북한을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행동을 규탄하는 결과물을 내놓도록 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중국이 지속적으로 막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We've been blocked consistently by the Chinese from issuing any product to have the Security Council condemned their actions. I can say that they have encouraged and empowered the DPRK by not allowing the council to take action. And they really have to move away from that position because they are a threat. The DPRK is a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북한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비판은 지난 19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당시 로버트 우드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이제 러시아와 중국은 책임 있는 상임이사국으로서 신뢰에 걸맞게 우리와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는 한반도에서 수천km 떨어진 미국이 소위 ‘북한 도발의 피해국’에 포함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 공세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겅솽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도 “우리는 특정 국가가 동맹국에 확장억제력을 제공하고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보내려는 움직임에 주목한다”며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이어간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