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새 정부 “일부 ‘무기 계약’ 재검토…한국무기 구입 중요”

한국이 폴란드에 수출한 K2 '흑표' 전차와 K9 자주포 등 무기들이 지난해 12월 그디니아 해군기지에 도착했다.

새 폴란드 정부가 군 현대화를 위한 무기 도입 계약을 일부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한국 군사 장비 도입을 ‘중요한 프로그램’으로 규정하면서도 ‘재검토’ 여부에 대해선 명확히 답하지 않았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3일 공식 출범한 폴란드 새 연립정부는 “폴란드 군의 현대화 프로그램이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새 정부는 현재의 안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일부 계약의 범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24일 ‘전임 폴란드 정부가 한국과 맺은 다양한 국방 협력과 방산 계약을 새 정부에서도 계속 유지할 것이냐’는 VOA의 서면 질의에 이렇게 답하면서 ‘한국 무기 대량 구매 계약’을 이런 계획과 연계했습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 “The new government has already stated that the program of modernizing the Polish Armed Forces will continue, although the scope of some of the contracts may need to be reviewed to answer to current security needs. An important part of this program is the acquisition of new military equipment, also from the Republic of Korea, a strategic partner of Poland in Asia. Some of this equipment has already been delivered and is functioning within our military structures.”

대변인은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부분은 아시아에서 폴란드의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으로부터 새로운 군사 장비를 획득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장비 중 일부는 이미 인도돼 우리 군사 구조 안에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계약 재검토’를 수반할 군 현대화 작업이 필요한 이유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조된 역내 안보 위기를 들었습니다. “안보는 폴란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특히 러시아가 폴란드와 동쪽 국경을 맞댄 주권 국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노골적인 침략을 가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지적입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 “Security continues to be a paramount issue for the Republic of Poland, especially in the light of the blatant aggression by the Russian Federation on Ukraine, a sovereign state in our Eastern neighbourhood.

그러면서도 “한국은 폴란드의 전략적 동반자”라며 국방 분야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 “The Republic of Korea is a strategic partner for Poland, and has been for the past ten years, since 2013. The Republic of Korea and Poland share a common history of political transition from authoritarian rule as well as social and economic transformation. Both our countries are democracies basing their economy on a liberal trade regime. Economic contacts between our countries continue to grow, with RoK being the largest Asian foreign investor in Poland. Hundreds of Korean companies are active in our market and, thanks to their activity, numerous jobs have been created. Our cooperation is non-partisan and I am sure it will continue also under the new government. It is very important that mutual technology sharing/transfer is the foundation of our multi-sectoral cooperation, especially in the defence sector.”

대변인은 “한국과 폴란드는 권위주의 통치에서 벗어나 정치적 전환과 사회적, 경제적 변혁을 겪은 역사를 공유한다”면서 “양국 모두 자유 무역 체제를 바탕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한국은 폴란드에 투자한 아시아 최대 외국인 투자국으로서 양국 간 경제 교류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폴란드에 진출한 수백 개의 한국 기업들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도 소개했습니다.

특히 “우리의 협력은 초당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새 정부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방산 분야에서 ‘상호 기술 공유 및 이전’이 다분야 협력의 기반이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폴란드는 지난해부터 한국산 무기 도입을 크게 늘리면서 한국과의 국방 분야 협력을 확대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현대로템, 한화디펜스 등 한국 방산기업들과 한국 전차 및 무기를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한국산 다연장로켓 ‘천무’ 300문 도입에 합의했으며. 30억 달러 규모의 한국산 경공격기 FA-50도 수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권 교체에 따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새 연립정부가 출범하면서 전임 정부가 외국과 맺은 기존 무기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대해 도날트 투스크 신임 폴란드 총리는 지난 13일 취임 연설에서 “군비 증강을 통한 군 현대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부패가 연루된 경우를 제외하고, 전 정부가 체결한 모든 무기 도입 계약을 존중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한국과의 국방 분야 협력이 폴란드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공동 대응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안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 “Ambitious program of defence investments undertaken by Poland is a contribution to the security of the whole NATO. Our cooperation with the Republic of Korea is an important element of that effort. It will therefore translate directly into strengthening of the defence of NATO’s Eastern flank, in particular when existing production capacity cannot meet the demand in Europe. It will also contribute to the South Korea – NATO partnership as defence exports strengthen security ties.”

“폴란드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방 투자 프로그램은 나토 전체의 안보에 기여하고 있으며, 한국과의 협력은 그러한 노력의 중요한 요소”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는 “기존 생산 능력으로 유럽 내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토의 동쪽 측면 방어력 강화로 직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방산 수출을 통해 안보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한국과 나토의 파트너십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줄리앤 스미스 나토주재 미국대사는 지난 14일 한국 방문 당시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나토 지역에 대한 무기 판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지원과는 관계가 없지만 나토가 집단 안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겼던 공백을 메우는 데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나토 회원국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런 판매가 나토 지역의 어떤 부족분을 채우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한편, 폴란드는 지난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서도 비판하면서 추가 도발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는 그러한 행동이 역내뿐 아니라 국제적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믿고 있으며,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역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든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 “We continue to believe that such actions threaten - not only regional but also international - peace and security, and that the DPRK must cease all illegal and dangerous actions that violat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escalate military tensions in the region. DPRK should also refrain from further attempts of nuclear testing and return to the NPT Treaty as the non-nuclear state.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ill exercise particular vigilance on that matter.”

또한 “북한은 추가 핵실험 시도를 자제하고 비핵국가로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해야 한다”면서 “국제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각별한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폴란드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 달성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 “Poland is actively engaged in ensur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especially as a member of international fora and organizations. We take part in UN activities designed to achieve peace on the Peninsula, as well as actively take part in the discussion within the EU on sanctions and other instruments undertaken with regard to the DPRK. We also continue to play our role as a member of the Neutral Nations Supervisory Commission (NNSC), alongside Sweden and Switzerland.”

대변인은 “폴란드는 국제포럼과 국제기구의 회원국으로서 한반도 평화 보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 달성을 위한 유엔의 활동을 비롯해 대북 제재 및 기타 수단에 관한 유럽연합(EU) 내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