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인 라진항에 새해에도 대형 선박이 입출항 장면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달에만 벌써 3척이 드나들었는데, 부두에선 어김없이 컨테이너 더미가 발견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에 선체를 바짝 밀착시킨 12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보입니다.
이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8일 자 위성사진에 포착된 이 선박은 전날인 7일 이 자리에 없었던 점으로 볼 때 7~8일을 전후해 입항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선박 앞에는 약 100m 길이로 적재된 컨테이너도 확인됩니다.
라진항에선 지난 2일과 7일에도 길이 100m가 넘는 선박의 정박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1월이 시작된 지 열흘이 채 되기도 전에 3척의 대형 선박이 이곳을 드나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여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었습니다.
이후 VOA는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지난 8월 26일 최초 선박 포착 이후 2023년 한 해 동안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을 약 26척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는 약 나흘에 1척 꼴로 이곳에 선박이 입출항했다는 의미인데, 새해에도 동일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제공했다고 밝혔는데, 선박을 통해 탄도미사일이 거래되는 것인지도 주목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해 라진항에서 선박과 컨테이너가 지속적으로 포착된다는 VOA의 이메일 질의에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확대는 역내 안정과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에 대응해 우리는 동맹, 파트너와 함께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제재를 집행하고, 적절한 경우 북한과 러시아 간 이러한 무기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이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지난해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In addition, we categorically reject the US allegation of the alleged DPRK Russia arms dealings. It is a politically motivated disinformation campaign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the DPRK, a dignified UN member state. Instead of absolutely claiming absurdly claiming about non-existent arms dealings, the US must once and for all stop supplying lethal armaments to Ukraine which cause bloodshed and prolongs the world.”
러시아도 같은 회의에서 북러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양자 관계 발전과 관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추측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