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톡] “‘타이완 전쟁’ 시 한국 스스로 방어해야…미국도 한국 판단 존중할 것”

중군군 전투기가 타이완 해협 인근에서 훈련하고 있다. (자료사진)

타이완 해협에서 전쟁이 발발해 미국이 개입할 경우 한국은 스스로 방어해야 할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부추겨 한국을 공격해도 미군 핵심 전력은 북한 위협이 아니라 중국을 상대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한국군이 타이완 방어에 나설 필요는 없지만 어느 편에 설지 분명히 해야 하며, 주한미군을 포함한 미군 전력 재배치에 반대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20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이 한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고요. 엄포에 불과할까요? 아니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의 위험이 높아진 것일까요?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 북한의 허세는 유명하지만 조금은 걱정해야 합니다. 수사에 불과할지라도요. 한반도 온도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주죠. 앵커가 소개했듯이 현재 남북 관계는 좋지 않습니다. 좋았던 적은 없지만, 더 강경한 한국 정부의 출범과 무엇보다 독재자 김정은의 위협적이고 초군사화된 정책들이 남북 간 긴장을 높였죠. 김정은은 자살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한국과 역내에 큰 피해를 주더라도 전쟁은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입니다. 김정은도 그 점을 알죠. 특히 그가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최근 발언대로 한국 전역을 점령하려 한다면 말이죠. 김정은이 전쟁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지만 그는 분명히 사람들이 걱정하길 바랍니다. 그의 발언과 감정 표출 이면엔 어떤 목적이 있습니다. 대부분 허세일지라도 더 주의를 기울이고 더 우려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거죠.

진행자) 오핸런 연구원은 김정은이 전쟁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고 했는데요. 전 국무부 북핵 특사인 로버트 갈루치, 북한 문제를 오랫동안 다룬 전직 정보요원 로버트 칼린 등은 북한이 핵전쟁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우선시하고 비핵화를 첫걸음이 아닌 장기적인 목표로 둬야 한다고 했고요. 또 북한과 초기 대화에서 제재 완화와 미한 연합훈련의 성격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동의하십니까?

엘브리지 콜비 전 부차관보) 저는 오핸런 연구원보다 상황을 더 심각하게 봅니다. 북한이 그저 수사적 위협만 한다면 모르지만 북한의 실제 행동이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군사 개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ICBM 개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이 포함됩니다. 게다가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고, 더 간접적이고 미묘하지만 실제로 중국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저도 갈루치 전 특사와 칼린 연구원의 우려에 공감합니다. 분명한 해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조금 더 친절하고 관계를 정상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죠. 하지만 우리는 북한 위협을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제적 맥락에서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진행자) 갈루치 전 특사 주장의 골자는 북한이 진지하게 전쟁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목표는 뒤로 미루고 관계 정상화를 추구해야 하며 심지어 미한 연합훈련의 성격까지 북한과 논의할 수 있다는 건데요. 타당한 제안으로 보세요?

콜비 전 부차관보) 현실적으로 비핵화는 잘해야 장기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발언은 현실을 잘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시점에서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는 건 망상에 가깝죠. 그렇다고 우리가 북한의 핵무기를 뺏기 위해 예방전쟁을 일으키지도 않을 겁니다. 비핵화가 현실적인 단기 목표가 아니라는 갈루치 전 특사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관계 정상화는 많은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북한을 달래려 우리 입장을 쉽게 바꾸거나 근본적으로 양보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강경한 입장이 옳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은 예를 들어 ICBM 위협을 제한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고 봅니다. 신뢰도가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는 확장억제 유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갈루치 전 특사와 칼린 연구원이 얘기하는 그런 선택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변화와 현실주의에 공감합니다. 이들의 제안이 북한에 대한 오해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한국군 소식통은 이 미사일이 음속의 최대 10배로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미사일은 기동성도 뛰어난데요. 이번 시험이 기술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나요? 역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할까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좋은 질문입니다. 콜비 부차관보의 정확한 분석에 동의합니다. 전쟁 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제가 바라는 수준 보다는 높습니다. 또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고요. 가능성이 2%이든, 5%이든, 10%이든 우리는 동북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숫자가 무엇이든, 확률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든 너무 큰 숫자이죠. 따라서 우리는 창의적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에 관해 얘기해 보죠. 북한 ICBM의 재진입체와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에 대해 공개된 정보는 제한적입니다. 미국 정부는 기밀 수준에서도 북한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북한은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과 ICBM 등 대형 로켓을 발사해 왔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로켓 기술이 꽤 우수하다는 걸 압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제 미사일을 사용하는 건 비극이죠. 게다가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엄청난 압력과 마찰이 가해지는 대기권을 뚫고 탄두가 잘 진입할 수 있느냐는 거죠. 따라서 좋은 소식은 로켓이 작동해도 재진입체나 극초음속 기동형 탄두 재진입체는 실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나쁜 소식은 북한이 시험 때마다 성능을 개선하고 자신감을 키운다는 것이고요. 극초음속 미사일이 실험 단계에서 성공했는지 기밀 혹은 공개 정보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방향으로 움직이는 건 북한이 방어망을 뚫을 확률을 높이죠. 패트리엇, 사드, 또 우크라이나에선 효과적이었던 미사일 방어망들 말입니다. 북한은 서울, 일본, 괌, 심지어 미국을 겨냥한 위협 수단이 이런 미사일 방어망 때문에 무력화될까 봐 걱정할 겁니다. 따라서 북한은 극초음속이든 아니든 재진입체 기술 개선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입니다. 이걸 해내긴 어렵지만 북한은 미사일 기술 개발에 꽤 능숙하기 때문에 아마도 성공하고 있을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수중핵어뢰 해일-5-23도 시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적 해역에 은밀히 침투해 해군 타격 부대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중 폭발을 통해 대규모 방사능 해일을 일으킨다는 것인데요. 이것이 북한의 핵 위협을 얼마나 가중시킬까요? 이미 수중, 공중, 지상에서 핵 무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오핸런 선임연구원) 저는 기존의 다른 위협에 비해 수중핵어뢰 위협을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북한이 미군 함정을 겨냥할 위치에 도달할 가능성은 서울이나 오산과 군산의 미군 기지처럼 움직이지 않는 표적을 겨냥할 가능성보다 낮죠. 어뢰가 있어도 효력을 발휘하려면 미국과 한국 함정의 위치를 파악하고 근접할 수 있어야 하고요. 저는 북한의 위협을 사소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죠. 하지만 수중핵어뢰는 제게는 우선순위가 낮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했고요.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하는 게 어떤 뜻일까요? 또 이것이 북한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데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콜비 전 부차관보)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여태껏 워싱턴 선언과 전략핵잠수함의 부산 기항에서 제가 본 것은 전혀 근본적인 변화가 아닙니다. 점진적 변화이거나 기존 체제 내에서 이뤄지는 변화일 뿐입니다. 미국과 한국 간 더 많은 논의가 있다면 매우 좋은 일이지만 확실히 중요한 변화는 아니죠. 오핸런 연구원이 매우 설득력 있고 명쾌하게 지적한 대로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가 근본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미사일 방어 능력에 더 큰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오핸런 연구원 말처럼 우크라이나에서 패트리엇 방어망은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기만탄, 다탄두 재진입체를 탑재한 ICBM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경우 이에 대응할 알래스카 등의 지상기반 미사일 방어망은 성적이 그저 그렇고 요격미사일도 부족합니다. 북한은 미사일 프로그램뿐 아니라 핵무기와 핵탄두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곧 빙산에 부딪힐 상황이죠. 그동안 미국과 한국에서 워싱턴 선언을 비롯한 많은 성명을 봤지만 실질적인 것은 없었습니다. 한국에 전략 폭격기 B1과 B2를 더 보낸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1975년 이전부터 그렇게 해왔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숨겨 놓은 강력한 카드가 있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진행자) 확장억제가 한반도 안보의 근본을 바꾸지 않는다는 콜비 전 부차관보의 의견에 동의하십니까?

오핸런 선임연구원) 저는 그의 모든 생각을 좋아하지만 한반도에서 우리의 전반적인 태세에 대해 여전히 상당히 자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3만 명의 미군과 10만 명 이상의 미국 민간인이 살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전략적 분석이나 우리 억지력에 대한 평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는 적들이 미군 주둔국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걸 오랫동안 목격했습니다. 전략적 전구에서 인계철선 효과는 여전히 꽤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자리걸음 하며 안주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억제력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새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한 한반도 상공 비행이나 전략자산 기항이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궁극적인 질문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미국이 이에 대응해 핵무기를 사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이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은의 행적을 보면 그는 천수를 누리고 자연사하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비명횡사가 아니라요. 그리고 미국은 김정은이 통치하고 살아있는 동안 방어 목적의 무력행사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의미에서 확장억제가 상당히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타이완 선거에서 친미 성향의 총통이 당선됐습니다.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나리오는 여전히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중국이 북한을 부추겨 동북아에서 전선을 2개로 늘리려 하진 않을까요? 한국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콜비 전 부차관보) 매우 현실적인 위험이죠. 10년 이내에, 심지어 올해라도 타이완과 중국 사이에 전쟁의 위험이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계속 커지는데, 중대한 위험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타이완에서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중국이 만일 평화통일의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면 망상이죠. 오늘 미국 언론에는 국민당이 마잉주 전 총통의 길로 가지 않고 반대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실렸습니다. 따라서 타이완에는 중국과의 평화통일에 대한 정치적 지지가 없습니다. 동시에 시진핑은 미국이 중국의 목을 조르려 한다고 말합니다. 코너에 몰렸다고 믿는 거죠. 이처럼 질식당한다고 생각하면 중국으로선 군사력이 사용 가능한 옵션이 되는 겁니다. 또 중국은 소위 ‘샌프란시스코 정신’에 따른 평화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해 왔던 모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군사력 증강, 경제 제재 대비, ‘극한 상황’에 대한 자국민 대비 등 말이죠.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벌이기로 한다면 헤럴드 브라운 전 국방장관의 말처럼 ‘우주적인 주사위’를 던지는 것과 같은 엄청난 일입니다. 물론 엄청난 위험이죠. 중국은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실행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을 부추겨 한반도와 주한미군 등에 문제를 일으키게 하는 건 중국이 그런 상황에서 고려하는 다른 것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일이죠. 따라서 2개의 전선은 매우 현실적 시나리오입니다. 앞서 토론한 김정은 자신의 야망과도 일치하죠. 시진핑이 만든 게 아니라요.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거고, 북한은 중국, 러시아, 이란과도 협력 기회를 포착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매우 현실적 위험입니다. 그럼, 한국은 뭘 해야 할까요? 한국은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미국은 북한의 선제공격 시에도 중국의 개입에 대비해 핵심 병력 투입을 보류해야 하니까요. 또 중국의 승리를 막는 게 북한의 어떤 행동보다 미국에 훨씬 더 중요하니까요. 따라서 한국 방어를 맡는 건 본질적으로 한국이라는 사실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의) 핵무장은 좀 다른 문제죠. 그 부분을 논의한 적이 있고요. 또한 전 세계의 모든 미군은 중국 대응에 우선순위를 두고 배치돼야 합니다. 이것은 타이완이 한국보다 중요해서가 아닙니다. 이것은 중국 인민해방군과 미군이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에서 교전하는 문제이죠. 주한미군도 이런 노력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미국이 제1도련선에서 중국에 패배한다면 누가 한국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겠습니까?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게 한국에도 합리적, 전략적 이익입니다. 한국이 타이완 방어에 직접 관여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그렇게 하는 것이 별로 유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북한에 맞서, 그리고 중국의 개입 가능성에 맞서 영토 방어에 바쁠 테니까요. 따라서 한국은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미군이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투입된다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잠재적 군사력 사용에 대한 중국의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직접적인 무력행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이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나폴레옹은 ‘빈을 정복하기 원하면, 반드시 빈을 정복하라’고 말했죠. 이는 중국에 최선의 타이완 전략은 침공이라는 뜻입니다. 양안 침공을 감행할 것이라면 경고를 하지 않을 겁니다. 리시밍 전 타이완군 해군참모총장도 같은 지적을 했죠. 중국은 우리를 행동하게 할 명확한 신호를 많이 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불시에 당할 수 있죠. 따라서 우리는 오늘, 내일, 1년 후, 5년 후, 10년 후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진행자) 주한미군은 오늘 밤이라도 북한군과 싸울 ‘파잇 투나잇’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의 목적은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고요. 콜비 전 부차관보는 중국 침공 시 주한미군이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건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핸런 선임연구원) 이것은 말하기 무서운 내용입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항상 그렇듯 다양한 측면을 잘 설명했습니다. 타이완을 둘러싼 미중 전쟁이 벌어지면 결과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해상봉쇄 시나리오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중국의 타이완 침공은 일종의 ‘우주적’ 주사위 던지기로 운에 달린 거죠. 성공 아니면 실패인 겁니다. 초기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해상봉쇄는 훨씬 장기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은 주한미군 공군력을 사용하려는 유혹을 느낄 겁니다. 더 광범위한 공중 작전 지원을 위해서요. 지상군 여단까지 개입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과도한 가정이긴 하지만 알 수 없는 일이죠. 이 전쟁은 쉽게 확전돼 전 세계적 차원으로 고조될 수 있습니다. 인도양과 걸프만 지역의 미군과 중국 자산이 분명히 개입할 수 있고요. 이 분쟁이 시작되면 어디서 어떻게 끝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미국은 한국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타이완해협 위기 상황에서 지속적 공중 순찰이나 전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한국 영토 이용 여부를 결정할 때 말입니다. 우리는 2000년대 초에 이 문제로 큰 논쟁을 벌였죠. 미국은 전략적 유연성을 원했는데 당시 한국 정부는 거절했죠. 미국은 한국에 묻지 말았어야 했다며 후회했습니다. 일어나지도 않은 전쟁에 대해 가정할 필요는 없었던 거죠. 또한 미국은 타이완해협 유사시 한국이 미국과 다른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한국은 주권 국가로서 전쟁 시 자국 영토가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에 주둔 중인 공군 비행단을 일본이나 다른 곳으로 재배치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이 그것을 막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미국이 군산이나 오산을 작전에 이용하려면 결정권은 한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콜비 전 차관보) 한국도 주권 국가이고 미국도 주권 국가입니다. 한국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타이완 유사시 관여하지 않겠다는 성명이 미칠 정치적 영향에 대해 한국인들은 현실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질적으로 중국과의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저는 한국이 미국에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밝힐지에 대해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한국에 중국과의 전쟁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은 ‘우리는 당신들 편이고, 우리의 역할을 할 것이며, 당신들의 군대를 붙잡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한미군이 한국 영토에서 중국 관련 작전을 수행할지는 좀 더 구체적인 문제이고 합리적인 논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군 재배치는 다른 문제인데요. 한국 정부가 ‘주한미군을 옮길 수 없다. 우리는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말한다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 될 것입니다. 한국 시각에서는 미중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하면 한국도 당연히 패배하는 것이죠. 타이완이 더 중요해서가 아니라 타이완 유사시 근본적인 문제는 미중 대결이기 때문입니다. 일라이 래트너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중국의 목표는 서태평양에서 미국을 밀어내는 것이라고 최근 말했습니다. 그 경우를 상정해 봅시다. 중국은 세계 양대 군사 강국 중 하나죠. 한국군을 압도합니다. 따라서 한국은 그런 결과를 피해야 합니다. 우리는 또한 한국에 대한 더 즉각적인 위협은 북한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미국이 이해해야 할 중요한 점이죠. 사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수년 동안 (미한일) 3국 관계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저는 회의적입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위협 인식과 이해관계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차이점을 모두 무시하고 똑같이 만들려고 하기보다 차이점을 수용하고 현실에 맞게 군사 전략을 짜야 합니다.

지금까지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