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불화설 잘루즈니 총사령관 경질... 파키스탄 총선 '투옥' 칸 전 총리 진영 선두

발레리 잘루즈니(가운데 오른쪽)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가운데 왼쪽) 신임 총사령관이 9일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포옹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군 최고사령관을 교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우 성향 언론인과의 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8일 치러진 파키스탄 총선에서 임란 칸 전 총리가 이끄는 PTI 진영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승리를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럽연합(EU)이 더욱 강화한 새 이민 규정을 승인한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경질될 것이라는 말이 계속 나왔는데요. 결국 실제 상황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 발레리 잘루즈니 군 총사령관을 경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8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성명을 내고 “오늘부로 새로운 관리팀이 우크라이나군 지도부를 인계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나는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현재 군에 긴급하게 필요한 변화에 관해 솔직하게 논의했다”면서 “잘루즈니 총사령관에게 팀에 남아 달라고 요청했으며 그의 동의에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잘루즈니 사령관이 물러나고 신임 총사령관은 누가 됐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과 맞서 싸우는 지상군을 지휘해 온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장군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가 공격전과 방어전에 모두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르스키 장군은 2022년에 시작된 전쟁 초기에 수도 크이우 방어를 주도했고, 이해 여름에 하루키우에서의 성공적인 반격을 지휘했는데요. 그는 이후 동부 전선 작전을 담당해 왔습니다.

진행자) 전임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지금까지 좋은 평가를 받던 사람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언론들로부터 ‘철의 장군’으로 불리면서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항쟁을 상징하는 인물이었고요. 대중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군 안에서 아버지 같은 존재로 신망을 얻었는데요. 지난 2022년 11월 남부 헤르손 탈환을 포함해 몇몇 성공적인 작전을 주도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갈등설이 불거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잘루즈니 전 사령관이 지난해 말부터 몇몇 언론에 한 발언 때문에 갈등설이 나왔습니다. 그는 이해 11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와의 회견에서는 전황이 “고착 상태”라며 “앞으로도 중대하고 아름다운 돌파구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전망을 일축했는데요. 잘루즈니 전 사령관은 또 올해 미국 CNN방송에 보낸 기고문에서는 “규제 체제”가 군을 수렁에 빠뜨렸다면서 “긴급한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잘루즈니 전 사령관은 특히 전선에 더 많은 병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는 병력 50만 명이 더 필요하다고 요구했습니다. 잘루즈니 전 사령관은 의회가 인기가 없더라도 추가 동원령을 내리지 않으면 군이 병력을 강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에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을 근거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잘루즈니 사령관을 해임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런 발언에 경악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작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잘루즈니 사령관이 곧 경질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국민 영웅으로 불리던 잘루즈니 전 사령관이 물러나고 시르스키 장군이 새 사령관이 됐는데, 신임 사령관 앞에 어려운 상황이 기다리고 있죠?

기자) 네. 현재 미국 쪽 군사 지원이 끊긴 상태에다가 지난해 방어에 주력했던 러시아군이 최근 드넓은 전선에서 무차별적인 공세로 전환한 뒤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선에 탄약과 포탄이 크게 부족해 러시아군 공세를 막아내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는데요. 신임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9일 “전쟁 수단과 방식의 변화와 지속적인 개선만이 우리를 성공의 길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바뀐 것에 대해 러시아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조처가 모스크바와 크이우 사이 분쟁에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에서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언론인과 회견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가 한 회견 내용이 8일 공개됐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를 패배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서방이 깨닫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정말 전투를 중단시키기를 원한다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이날(8일) 회견에서 현재 러시아에 구금돼 있는 미국인 기자에 대해서도 언급했죠?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간첩 혐의로 구금돼 있는 이반 게르쉬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의 석방 문제와 관련해 협상에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게르쉬코비치 기자는 지난해 3월 간첩 혐의로 체포돼 1년 가까이 수감중입니다. 한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8일 해당 인터뷰가 공개되기에 앞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8일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개표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8일 파키스탄에서 총선거가 진행됐는데요. 개표가 얼마나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9일 현재 개표는 4분의 3 이상 진행됐는데요. 임란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 진영이 현재까지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신문은 PTI가 지원하는 무소속 후보들이 90석을 얻었고,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가 62석을 얻는 데 그쳤다고 9일 보도했습니다.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총재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는 3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결과는 당초 예상하고 다른 거죠?

기자) 네. 군부가 지지하고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PML-N이 우세할 것으로 당초 예상됐는데요. 이런 예상을 깨고 PTI 진영이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인데요. 그런데 샤리프 전 총리가 승리를 선언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샤리프 전 총리는 이날(9일) PML-N 당사에 나와, PML-N이 최대 정당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소속 후보와 다른 정당들을 모두 존중한다면서 연립정부 참여를 제안했습니다. 샤리프 전 총리는 또 파키스탄의 지금 상황은 서로 싸우는 것을 허용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면서 “우리의 의제는 오로지 행복한 파키스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결과는 당초 예상하고 다른 거죠?

기자) 네. 군부가 지지하고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PML-N이 우세할 것으로 당초 예상됐는데요. 이런 예상을 깨고 PTI 진영이 앞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파키스탄 총선에서 몇 석을 뽑는 겁니까?

기자) 네. 모두 265석이 걸려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 총선에 등록된 유권자는 1천230만 명으로 전체 인구 가운데 절반 정도 됩니다. 한편 이번 파키스탄 총선 투표율은 낮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2018년 총선 투표율은 52%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개표에서 선두를 달리는 PTI를 PTI 진영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죠?

기자) 네. PTI는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총선에서 당 상징물을 쓰는 것이 금지되는 등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되자 당 후보들을 무소속으로 출마시켰기 때문입니다. 또 PTI를 이끄는 칸 전 총리도 지금 교도소에 있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여당인 PML-N을 이끄는 샤리프 전 총리는 파키스탄 정치에서 오랫동안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정치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이미 세 번이나 총리가 됐던 사람입니다. 샤리프 전 총리는 지난 2018년 총선에 앞서 부패 혐의로 수감됐기도 했었는데요. 이듬해 보석으로 풀려난 뒤 외국으로 나가 이후 4년 동안 망명 생활을 자처하다가 지난해 10월 귀국했습니다.

진행자) 샤리프 전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2018년에 치러진 총선에서 칸 전 총리의 PTI가 집권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근소한 차이로 총선에서 이겨 집권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에 PML-N과 PPP가 다른 군소정당들과 함께 신임투표를 추진해 당시 칸 총리를 축축했습니다. 칸 전 총리가 군부와 마찰을 빚어 축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후 그는 원래 자신을 지지했던 군부 주도 기득권층에 격렬하게 저항하는 운동을 펼쳤습니다.

진행자) 칸 전 총리가 축출된 뒤 들어선 정부는 칸 전 총리 진영을 강하게 탄압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군부 주도로 칸 전 총리와 PTI를 강력하게 탄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칸 전 총리 지지자와 참모들, 그리고 PTI 관계자 수백 명이 체포되기도 했는데요. 칸 전 총리 자신도 부패 혐의 등으로 중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입니다.

진행자) 이번 파키스탄 총선에서 폭력 사태도 발생했군요?

기자) 네. 주로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에서 폭력 사태가 났는데, 파키스탄 내무부는 지금까지 16명이 숨졌고, 54명이 다쳤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선거 당일 당국이 보안을 이유로 이동전화 서비스를 중단시키면서 지금 선거 공정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동안 파키스탄 정치와 경제 상황이 아주 어려웠었는데, 이번 총선으로 이런 혼란이 수그러들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기자) 네. 많은 전문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합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타마나 살리쿠딘 씨는 영국 BBC 방송에 “많은 사람은 이번 총선이 어느 정도의 안정을 회복하기를 바라지만,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결과는 어떤 형태의 정치적 안정의 전조도 보여주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불법 이주자들을 태운 선박이 이탈리아 람페두사섬 항구에 도착했다.(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새 이민 규정을 승인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이 불법 이민 유입을 막기 위해 보다 엄격해진 ‘신이주∙난민협정(New Pact on Migration and Asylum)’을 승인했습니다.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8일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회동하고 새 협정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신이주∙난민협정’ 기존보다 더 엄격해졌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네. 우선 미성년자에 관한 부분에서, 보호자와 함께 하지 않은 미성년자는 안보에 위험하다고 간주될 경우 구금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난민 심사를 강화하는데요. 국제적인 보호가 필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 엄격한 사전 심사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심사 과정에서 안보 위험이 있다고 간주될 경우, 경우에 따라 최대 6개월 구금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또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또 눈에 띄는 것은 새 협정에는 난민들이 많이 유입되는 회원국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새 협정은 일부 회원국이 난민 유입으로 부담이 발생할 경우, 다른 회원국도 일정 수 난민을 수용하거나 또는 EU 기금에 돈을 내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됐습니까?

기자) 네. EU 회원국들이 연간 수용하는 난민 수는 3만 명으로 잠정 결정했고요.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회원국의 경우, 난민 1명 당 2만 유로(미화 약 2만2천 달러)를 내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난민 관련 비용과 업무를 서로 나눠 가지자는 취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불법 이주자와 난민 문제에 관해 회원국들의 공동 책임 의식과 행동을 요구하는 건데요. 이를 통해, 지중해 연안 이탈리아나 그리스, 또는 중간 경로로 이용되는 튀르키예 등 일부 국가에 쏠리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유럽은 꽤 오래전부터 불법 이주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시리아 내전 발발 등의 이유로 무려 100만 명 이상 몰려드는 대혼란을 겪었습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EU 회원국들은 더욱 강화한 이민 협정을 만들기 위해 수년째 논의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신이주∙난민협정’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이미 지난해 12월, 1차 합의에 도달했고요. 그 사이 세부 항목들을 조율해, 이날(8일) 승인한 겁니다. 이제 이 협정은 유럽의회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시행에 들어가게 됩니다.

진행자) 새 협정에 대한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캐서린 울라드 유럽난민망명위원회(ECRE) 소장은 현실적이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울라드 소장은 적대적인 정책으로 도착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은 이론에 불과하다면서, 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계속 불법 이주를 시도할 것이며, 이들에게 고통만 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