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친이란 반군이 다시 공격하면 미군이 보복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고했습니다. 중국계 호주 시민이 간첩 혐의로 중국에서 사형과 함께 2년간의 집행 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불안한 중국 경제가 곧 춘절을 맞아서도 여전히 힘들 것이라는 전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최근 요르단 소재 미군 기지가 공격받은 것에 대한 보복 공격을 미국이 지난 2일부터 시작했는데요. 이런 공격을 계속할 수 있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군요?
기자) 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 몇몇 미국 TV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군이나 미국인이 목숨을 잃으면 미국이 대응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계속 보내기 위해 추가 공습이나 행동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 28일 요르단 주둔 미군을 겨냥한 공격으로 사상자가 나왔죠?
기자) 네. 이란과 연관이 있는 연합 반군 조직인 ‘이라크 이슬람저항군(IRI)’이 요르단 북동쪽에 있는 ‘타워 22’ 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미군 병사 3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다쳤습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은 “이란이 지원하는 시리아와 이라크 내 반군들이나 예멘 후티 반군이 다시 공격해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군 지휘관들에게 추가 공격에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안에서는 미군을 공격한 반군들을 지원하는 이란을 직접 공격해야 한다고 말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4일) TV 회견에서 이란 내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확전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설리번 보좌관이 이날(4일) 경고한 것처럼 실제로 미국은 지난 주말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죠?
기자) 네. 미군이 2일에는 시리아와 이라크 내 목표물을 공격했고요. 3일과 4일에는 예멘 후티 반군을 공격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어떤 목표물을 공격했습니까?
기자) 네. 7개 장소에 있는 85개 목표물을 공격했습니다. 미군 측은 이 공격에서 반군 지휘통제소와 로켓, 미사일, 드론, 탄약고, 그리고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공격으로 사상자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영국에 근거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전투원 29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라크 정부는 시리아 접경 지역에 대한 공격으로 16명이 사망하고 민가와 사유 재산들이 큰 피해를 봤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홍해에서 상선과 미 해군 함정을 공격하는 예멘 후티 반군도 공격받았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3일에는 미군과 영국군이 합동으로 공격했고요. 4일에는 미군 단독으로 후티 반군 목표물을 공격했습니다. 3일 공격에서는 영국군에서 타이푼 전투기가, 그리고 미군 측에서는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F/A-18 전투기와 구축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동원됐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미군과 영국군이 합동작전으로 후티 반군을 공격한 적이 있죠?
기자) 네. 후티 반군을 겨냥한 양국 군 합동작전이 진행된 건 지난 2주 새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진행자) 예멘에서는 어떤 목표물이 공격당했나요?
기자) 네. 2일 공격에서는 13개 장소에 있는 36개 후티 반군 목표물을 타격했습니다. 그리고 3일 공격에서는 발사 준비를 하고 있던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 1기와 대함 순항미사일 4기를 파괴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격에 대해 이란과 후티 반군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4일 미국과 영국이 예멘 내 목표물을 공격한 것을 비난하면서 이는 두 나라가 앞서 중동 분쟁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5일에는 이란 땅이 공격당하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후티 반군의 야흐야 사레아 대변인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이번 공격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지한다는 우리의 종교적, 도덕적, 인도적 입장을 단념시키지 못한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응할 것이며 죄를 물을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다시 중동을 방문하는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이 팔레스타인 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래 5번째로 중동을 방문합니다. 그는 이번 중동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그리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을 찾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의 이번 중동 방문에서 현안으로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습니까?
기자) 네. 아직도 가자지구 안에 잡혀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 문제, 가자지구 구호 문제, 그리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휴전 문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이란이 지원하는 반군들을 미국이 공격함으로써 제기된 중동 분쟁 확산 방지 문제도 현안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계 호주 시민이 중국에서 중형을 선고받았군요?
기자) 네. 중국 베이징 법원이 5일 중국계 호주 작가인 양헌쥔 씨에게 사형과 함께 2년간의 집행 유예형을 선고했습니다. 양 씨는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 5년 동안 구금돼 있었습니다.
진행자) 양 씨에게 사형이 선고됐지만, 사형 집행을 2년간 미룬다는 건데요. 2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2년 동안 교도소에서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보통 종신형으로 바뀌는데요. 아주 드물게 기간이 정해진 징역형으로 감형되기도 합니다.
진행자) 중국이 사형 유예형이라는 걸 왜 만들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라이언 미첼 홍콩대학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사형 제도를 없애지 않으면서 사형 집행이 성행하는 것을 줄일 방법으로 최근 많이 이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이 사형 유예형을 포함해 정확한 사형선고 건수를 국가기밀로 취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형 2년 유예형을 받은 양 씨가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네. 양 씨는 중국에서 태어난 호주 시민입니다. 그는 스파이 소설을 쓰고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등 활동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양 씨는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중국 국가안전부에서 일했고 1999년에 호주로 이주했는데요. 지난 2019년 중국 광저우공항에서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양 씨에게 간첩 혐의가 적용됐다고 했죠?
기자) 네. 양 씨는 중국 정부가 특정하지 않은 나라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자세한 혐의 내용이 공개된 것이 없습니다. 한편 호주에 있는 학자로 양 씨의 오랜 친구인 펭총이 씨는 로이터통신에 양 씨가 중국 내 인권 유린을 비판하고 인권이나 민주주의, 그리고 법치 같은 보편적 가치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의 처벌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도 양 씨에게 사형 유예형이 선고된 사실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양 씨가 간첩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로 사형 2년 유예형을 선고받았고, 그의 모든 자산이 몰수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선고 시에 호주 측에서 입회했고, 모든 절차가 지켜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네. 페니 옹 호주 외무부 장관은 호주 정부가 이번 판결에 깜짝 놀랐고, 중국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가장 강한 용어로 중국 측에 우리의 반응을 전달할 것”이라면서 “모든 호주 국민은 양 박사가 가족과 재회하는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호주 관계가 한참 좋지 않았다가 최근에 다시 풀리는 기미를 보였는데, 다시 이런 일이 생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 관계가 무역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문제, 그리고 남중국해 등 안보 현안 때문에 오랫동안 나빠졌다가 지난해 말부터 해빙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양 씨 사건으로 다시 양국 사이가 경색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에 장기간 구금돼 있던 중국계 호주 언론인이 석방되는 일이 있었죠?
기자) 네. 역시 간첩 혐의로 3년 넘게 구금돼 있던 언론인 청레이 씨가 지난해 10월에 풀려난 뒤에 추방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양 씨도 청레이 씨처럼 나중에 석방된 뒤 추방될 가능성이 있는 걸까요?
기자) 네. 인권 전문가이며 일본 도쿄대학 방문 교수인 패트릭 푼 씨는 로이터통신에 양 씨가 추방될 가능성이 여전히 있지만,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설연휴를 맞는군요. 10일부터 17일까지네요. 이맘때면 통상 춘절 특수를 맞아 들뜨기 마련인데 올해는 중국도 사정이 다르다고요.
기자) 예. 로이터통신은 중국 근로자들에게 이번 춘절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고 5일 보도했습니다. 일자리 걱정이 많다는 겁니다. 일하는 직장의 형편도 예년과 다르다고 하고요. 전동칫솔 제조업체 직원이라는 왕진주는 자신이 일하는 기업의 매출이 30% 감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는 더 힘들 것 같다고 하고요.
진행자) 경기가 움츠러들면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업주들도 사정이 비슷하겠지요.
기자) 예. 같은 기사에서 준설업을 하는 우칸이라는 사람은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표현했습니다. 근로자 12명을 고용하고 있는 업주인데요. 이 사람은 춘절에 고향집으로 가는 대신 밀린 대금을 받기 위해 거래업체가 있는 산둥으로 간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몇 달 동안 사비로 직원들 급여를 주고 있었는데, 거래 업체에서 대금을 받지 못하면 사업을 중단할 거라고 말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펜데믹 이후에 이번 춘제 연휴를 통해 내수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을 텐데요.
기자) 예. 중국의 관영 환구시보는 최근 중국의 소비 붐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전했습니다. 춘절 특수를 기대하는 거죠. 춘절 대이동 인원은 연인원 기준 90억명입니다. 중국 국무원 정보판공실의 예상입니다. 40일 동안의 귀성, 귀경, 여행을 포함한 숫자로,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그래서 연휴 전후로 유동성이 확대되고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는 시장 바람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바람을 현실화하려는 건가요?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죠. 중앙은행에 보관하는 예금을 줄여서 유동성을 늘리려는 시도로 보이는데요.
기자) 예. 중국이 말씀하신 은행지급준비율 인하조치를 오늘 발표했습니다. 시장에 장기 유동성 약 1조위안도 제공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통화정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서 침체된 경기를 반등시키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로 풀이됩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중국 당국은 불안한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고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주식시장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나라 전체가 낙관주의로 가득 차 있다고 2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무엇보다 최대 명절이긴 한데, 지갑이 얇아진 중국인들이 소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있죠.
기자) 예, 정작 명절을 앞두고 돼지고기 소비량이 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이 처한 심각한 경제상황의 단면을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블룸버그는 3일 춘절을 앞두고도 돼지고기 소비량이 급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봐도 돼지고기 소비는 약 5천400만t으로, 전년대비 100만t 줄었습니다.
진행자) 춘절 기간에 돼지고기 값 하락이 지속된다는 것, 상당히 이례적인데요. 중국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악화되고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예 맞습니다. 블룸버그 통신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디플레이션이란 경기가 침체되는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말하는 건데요.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소비 감소가 특히 저소득층 사이에서 두드러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는 작년에 5.2% 성장했다고 합니다만, 사실 이 숫자도 믿을 수 있는지, 외신들의 비판도 있었는데요.
기자) 예, 중국이 부동산 위기와 부채 위기로 휘청거리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요. 중국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은 미국과의 긴장 고조에 더한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테고, 청년 실업률은 높아지고,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있습니다. 말씀 드린 것처럼 중국 증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외국인자금 이탈현상이 발생하고 있죠. 중국에서 빠져나간 글로벌 자금이 일본이나 다른 신흥국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지금은 일본과 인도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