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를 겨냥한 공격을 시작한 가운데 남성 인질 2명을 구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 학생과 활동가들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며 12일 항의 시위에 나섰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구 감소로 노동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도입한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라파를 공격하기 시작했는데요. 이곳에서 인질 2명을 구출했다는 발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군과 국내 정보기관인 신베트, 그리고 경찰과의 합동작전을 통해 남성 인질 2명을 구출했다고 12일 발표했습니다.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군과 신베트가 오랫동안 작전을 준비했고, 작전을 개시할 만한 여건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출된 인질들 신원은 공개됐습니까?
기자) 네. 올해 60세인 페르난도 시몬 미르만 씨와 70세인 루이스 하르 씨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7일 집단농장인 니르 이츠하크에서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바 있습니다. 구출된 두 사람은 모두 아르헨티나와 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데요. 이스라엘군 측은 두 사람 건강 상태가 좋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직도 가자지구 안에 잡혀 있는 인질이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AFP통신은 이스라엘 정부 자료에 근거해 하마스에 끌려간 약 250명 가운데 대략 130명이 여전히 인질로 가자지구 안에 잡혀 있고, 29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12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은 12일 새벽 전에 공격이 시작됐다고 전했는데요. 가자 보건당국은 간밤에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6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당국은 또 주택과 이슬람 사원이 공격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가자지구 라파에 현재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가자지구 인구가 대략 230만 명쯤 되는데, 라파에 약 140만 명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이스라엘군 공격이 시작되자 많은 주민이 라파로 대피했는데요. 가자 남부 주요 도시인 이곳은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작전을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우려를 나타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인구 밀집 지역인 라파를 공격하면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피난민들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믿을만한 계획이 없다면 라파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측에 민간인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고 라파를 공격하라고 요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카타르와 오만, 그리고 이슬람협력기구(OIC)도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에 우려를 나타냈고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군이 라파에서 학살을 자행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쪽에서는 라파 공격에 관해서 어떤 말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완전하게 승리할 때까지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는 것만이 모든 인질을 석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전날(11일) 미국 ABC 뉴스와의 회견에서는 “라파 작전은 앞으로 하마스가 제거될 때까지 진행될 것”이라면서 “라파에서 떠나기를 원하는 민간인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에서 안전한 곳으로 갈 통로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는데, 라파를 떠나면 갈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유엔은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이 갈 만한 안전한 곳이 더 이상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1일 ABC 뉴스와 회견하면서 라파 주민들이 어디로 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그는 “가자 북부에 하마스가 소탕된 지역이 많다”면서 “현재 자세한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 라파 공격에 관해서 하마스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하마스의 한 지도급 인사는 AFP 통신에 라파 공격이 인질 석방 협상을 무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 내 군사 조직은 최근 단행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인질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심하게 다쳤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가자지구 안에서 몇 명이나 사망했나요?
기자) 네. 가자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2만8천34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12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오는 14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인도네시아에서 학생과 활동가들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바섬 욕야카르타에서 학생과 활동가 수백 명이 위도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해 현재 여론조사 선두 주자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를 위해 유권자들을 동요시키려고 했다면서 12일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이날(12일) 대나무 악기와 “위도도 대통령과 그의 추종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하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위도도 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했다고 비난하는 이유가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먼저 위도도 대통령이 중립을 지키지 않고 현 국방장관인 프라보워 후보를 실질적으로 지지했다는 겁니다. 사실 위도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프라보워 후보와 공개석상에 나타나고, 장남을 그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세우면서 사실상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한다고 비판받아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위도도 대통령 장남이 프라보워 후보 러닝메이트가 된 것도 문제로 삼았군요?
기자) 네. 헌법재판소가 위도도 대통령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수라카르타(솔로)시 시장이 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인도네시아에서는 40세 이상만 정·부통령 후보로 나설 수 있는데요. 기브란 시장이 30대라 원래 이번 대선에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브란 시장 측에서 헌재에 이의를 제기하고 헌재가 이를 받아들여 나이 제한을 없애면서 기브란 시장이 출마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이런 일들이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비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위도도 대통령이 중립을 지키지 않았고, 한 후보에게 불공평한 이득을 줌으로써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훼손했다는 겁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운동가는 “위도도 대통령이 윤리와 도덕을 위반한 것은 그가 비판적인 대중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로이터통신에 위도도 대통령이 과거에 새로운 희망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재앙”으로 불린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난에 위도도 대통령 측에서는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나요?
기자) 네. 대통령실은 위도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 개입한다는 주장을 줄곧 부인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인도네시아 대선 결과가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네. 지난주에 나온 2개의 여론조사 결과로는 프라보워 후보가 대선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득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선 투표 없이 프라보워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그밖에 유력 후보인 아니스 바스웨단 전 자카르타 주지사, 그리고 간자르 프라노오 전 중부자바 주지사는 각각 27%와 31%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당선이 유력한 프라보워 후보가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네. 현재 국방부 장관으로 72세입니다. 프라보워 후보는 지난 2014년과 2019년 대선에 나서기도 했지만, 위도도 대통령에게 모두 졌습니다. 군 장성 출신인데 지난 1988년에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하라고 명령했다는 혐의로 해임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프라보워 후보는 어떤 공약을 내세웠습니까?
기자) 네. 학생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해 영양부족으로 인한 발육부진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광산 부문 수입을 늘리고 인도네시아를 선진국으로 만들기 위해 현 위도도 대통령이 부과한 니켈 광석 수출 금지 조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SNS에 춤추는 모습을 올리는 등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신에 대한 대중들의 인상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 위도도 대통령은 이번에 왜 출마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인도네시아 헌법이 3선을 금지하고 있어서 대통령직을 연임한 위도도 대통령을 나올 수 없었습니다. 한때 위도도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3선에 나설 것이라는 말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그는 개헌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일본이 새로운 외국인 노동자 정책을 도입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내각이 지난주 외국인 노동자들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한 새로운 제도를 채택했는데요. 새 외국인 노동자 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진행자) 일본은 꽤 오래전부터 노동력 부족 현상을 겪어 왔죠?
기자) 맞습니다. 일본은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만성적인 노동력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일본 인구는 약 1억2천600만 명인데요. 일본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약 29%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노동 현장을 떠난 인구가 10명당 3명꼴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지적하면서 일본이 사회적 기능을 유지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고령층 인구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의학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고령 인구는 점점 더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80세 이상 인구는 10명당 1명 이상 꼴이었는데요. 일본 정부는 2040년에는 65세 인구가 약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더 많이 유치하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은 서비스, 제조, 건설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손이 부족해지자 특별 프로그램을 도입해 외국인 실습생들과 어학 연수생들의 노동력에 크게 의존해 왔는데요.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은 값싼 외국 노동력을 수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해당 프로그램에 무슨 문제가 있었습니까?
기자) 현재 시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청소년 훈련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전수하는 방식으로, 1993년에 도입된 ‘기술실습훈련 프로그램’인데요. 하지만 열악한 조건과 불평등한 혜택 속에 값싼 노동력을 사들이는 제도라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현행 프로그램은 훈련생들이 직장을 바꾸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그 때문에, 임금 체납을 비롯해 고용주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거나 학대를 당해도 이직할 수 없어 도망치는 사례도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해당 프로그램에 가장 많이 참여하는 나라는 어딘가요?
기자) 일본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약 36만 명의 이른바 ‘훈련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베트남 출신이 가장 많고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노동자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내는 물론, 이들 국가에서도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일본 정부는 현행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실제로 기술을 가르치고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새로 도입하는 프로그램은 이런 문제를 시정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정부의 이번 조처는 지난해, 해당 프로그램이 만연한 학대와 노동권 침해 등의 문제가 있다는 정부 전문가 패널의 폐지 권고에 따른 건데요. 새 프로그램은 1~2년 동안 일한 후에는 이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동일 직종에서만 가능하고요. 새 프로그램은 또 일본어 능력 시험 통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새 프로그램에 따라 3년 훈련 비자로 입국한 사람은 최대 5년 동안 체류하고 영주권을 취득할 자격이 부여됩니다.
진행자) 노동력 부족은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문제다 보니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군요?
기자) 네. 하지만 일본은 다양성과 포용성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점점 더 한국 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를 선택하는 추세라고 AP 통신은 전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정책을 손질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고령화 문제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죠?
기자) 맞습니다. 고령화, 저출산 문제는 주로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현상인데요. 한국도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국가적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도 줄어드는 노동력을 외국인 노동자들이 채우는 추세입니다. 이들 외국인 노동자는 주로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이른바 ‘3D 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외국인 노동자들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이들의 권익 침해와 불법 체류 등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