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한 ‘초대형방사포’, 전술핵 탑재 가능…치명적 무기될 것”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서부지구 포병부대 초대형방사포 사격훈련을 지도했다며, 관영매체들이 19일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한국을 겨냥한 ‘초대형 방사포’에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습니다. 한국 일부 지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치명적 무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ST 애널리틱스 대표는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최근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특정 고도에서 공중 폭발 모의시험도 진행했다’고 밝힌 데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사포에 전술핵탄두 탑재를 가정해 발사 시험을 한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대표

실러 대표는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초대형 방사포’는 ‘KN-25’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이론적으로 소형 핵탄두 장착이 완벽하게 가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실러 대표] “You can launch anything with a missile as long as it is light enough and small enough for that missile to carry. Since the KN-25 has a diameter of 600 millimeters, it's quite big. So you can carry payloads with more than 600 millimeters diameter. And while we know from history and from other estimations about the Iranian nuclear weapons program and also if you talk to nuclear weapons experts that a second generation nuclear weapon should be smaller than 60 centimeters diameters. So just dimensions wise, it would perfectly be possible to match a small weapon on top of a KN 25.”

실러 대표는 미사일로 운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작고 가볍다면 무엇이든 탑재해 발사할 수 있다면서, KN-25의 직경이 600mm에 달하는 큰 미사일인 만큼 이론적으로는 비슷한 규모의 물체를 탑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전술핵으로 사용 가능한 최대 직경 600mm 정도의 소형화된 핵탄두를 북한이 보유했다면 KN-25에 실어 발사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해 ‘화산-31’로 명명한 직경 약 40cm의 전술핵탄두를 공개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자신들이 공언한대로 초대형 방사포에 전술핵을 탑재해 적을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진행하기 시작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지난해 3월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00㎜ 초대형방사포와 순항미사일 화살-1형·화살-2형, 단거리탄도미사일 화성-11형 등에 탑재 가능한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살펴봤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실러 대표는 북한의 지난 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단순한 도발 반복이 아닌 ‘전략적 위험 요소’로 심각성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서부지구 포병부대 사격훈련을 지도했다며, 초대형방사포 6발이 발사돼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를 명중시키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어 이번 훈련을 통해 “600mm 방사포병구분대들의 불의적인 기동과 일제 사격을 통해 무기 체계 위혁과 실전 능력을 확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사격 후 초대형 방사포에 의한 목표 상공 설정 고도에서 공중폭발 모의시험도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공개하고, 이를 탑재할 수 있는 투발 수단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 KN-24, KN-25로 불리는 600mm 초대형 방사포, 핵 어뢰, 순항미사일,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 등 8종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도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미사일에 장착할 핵탄두를 소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 mean it comes down to them having the ability to miniaturize the warhead that can fit on the missile itself. So while it's technically possible, we haven't seen any evidence that they've actually done this. I think it's technically possible.
I'd be surprised if they had actually been testing that.”

다만 북한의 주장 외에는 아직 실증된 것이 없다면서 ‘만일 북한이 이번에 실제로 모의 핵탄두를 얹어 실험했다면 크게 놀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이 목표 상공 설정 고도에서 공중폭발 모의시험도 진행했다고 밝힌 데 주목하면서, 향후 방사포에 전술핵탄두를 탑재해 한국에 대한 위협을 배가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 mean doing a detonation over a target, even if it's a simulated detonation is directly relevant to kind of practicing your tactics, techniques and procedures for a nuclear detonation. That said, what they're doing is consistent with being able to put a miniaturized warhead on an SRBM”

“모의 폭발이라고 해도 목표물에 대한 폭발은 핵폭발에 대한 전술과 기술, 절차를 연습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소형화된 핵탄두를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 지속적인 발사와 시험을 해온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주장대로 방사포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핵탄두를 확보했을 가능성에 대해 핵 전문가는 ‘많은 것이 베일에 쌓인 북한의 특성상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가능성이 충분하며 그 같은 목표를 향해 근접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 사진 = Stimson Center.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단 한번의 핵탄두 소형화 관련 전술핵실험을 실시한 뒤 핵탄두를 미사일에 배치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사례를 들며, 북한도 이와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Let's compare it to the other states like India or Pakistan. You might recall that in 1998 both countries did some nuclear weapons tests. And this was the first time when Pakistan did. One of the tests was a miniaturized nuclear weapon similar small weapon which they put to them to their short range missiles. So that was in 1998. And they were able to do it and they have now properly fielded it, only after one test. Because we had not seen any other tests in Pakistan. And they probably collected enough information to use that for the planning from that one test. And they decided that they don't need tests they can simulate, they can do some other sub critical experiments to test the design. So now that North Korea has done about the same amount of tests as Pakistan has ever done. So I would not exclude that. And it appears to me that North Korea has the same.
So they might be closer than people expected.”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소한의 실험만으로 충분한 정보를 수집했으며, 이에 따르면 북한의 전술핵 탑재를 위한 탄두 소형화 관련 실험 숫자가 적다는 것이 곧 관련 역량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역량 확보는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근접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현재 영변 핵시설에서 소형 핵 장치를 작동시키거나 증폭시키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삼중수소’를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면서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 생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This is probably the place where they plan to separate tritium from irradiated targets. And the tritium is one of those elements which you can used to trigger or boost a small nuclear device. And then you make your device smaller with this boosting.”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 해 실제 방사포에 탑재해 한국을 공격할 경우 일부 지역이나 도시, 군사 시설 등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치명적 무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t depends certainly on the size of the warhead but let's assume that it's 10 kilotons just as a number or maybe less. They can have a small nuclear device with a reasonable yield which can erase parts or cities or military formations and things like that. So we are talking not exactly of the size of Hiroshima or Nagasaki but will be devastating in terms of you know, the impact so a lot of people will die ET cetera.”

탄두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0킬로톤 이하로 가정할 경우, 북한은 적당한 수율의 소형 핵무기로 일부 지역이나 도시, 군 시설을 지도에서 지울 수 있는 정도의 파괴력을 갖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의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정도의 규모는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망에 이를 정도의 큰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북한이 실제 모의 핵탄두를 결합한 시험 발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속한 전력화보다는 대내외에 전략적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에 더욱 방점이 찍힌 행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은 1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우리에게는 실제 작동할 수 있는 핵탄두가 있고 이제 미사일에 장착하기만 하면 된다’ 전략적 신호를 보내려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t's great strategic signaling that 'hey, we have a warhead that will actually work'. 'All we need to be able to do is made it to the missile.' So I think that they're trying to part of their strategic messaging is saying that our deterrent is more than one issue deep. I mean they have got, you know, one arrow deep. They've got multiple arrows in their quiver that we would have to prepare for. And from their perspective, it does have, you know, it does from their perspective have a deterrent effect.”

그러면서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에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 재래식 무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기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하고, 이를 통해 대미, 대남 억제력을 유지하려는 속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도 북한은 방사포에 전술핵 탑재가 가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서 실제 사용하지 않고도 보상이나 양보를 얻기 위한 위협에 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정권 생존을 위한 보험 성격으로 이 같은 역량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