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미일 동맹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리언 파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이 밝혔습니다. 파네타 전 장관은 4일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파네타 전 장관은 또 타이완 유사시 주일미군과 함께 주한미군이 동원될 가능성을 거론하며, 동맹국들이 중국과 타이완 전쟁 발발에 대비해 군사적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9선 연방 하원의원 출신으로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파네타 전 장관을 김영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각이한 사거리의 모든 전술, 작전, 전략급 미사일들의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한국 군에선 북한 발표가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발표를 어떻게 보시나요?
파네타 전 국방장관) 북한의 발표는 항상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실제로 그들은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켜왔기 때문이죠. 핵 실험도 계속해서 감행했고요. 핵 보유고도 늘리고 있고. 그들의 어조도 분명히 더 위협적입니다. 김정은은 지금 한국과의 소통을 끊고 한국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발표에는 신빙성의 문제가 확실히 있지만, 동시에 북한이 한국과 미국, 그리고 역내 다른 나라를 위협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기자) 북한이 주장하듯 이런 역량을 실제로 달성했다면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구축한 방어망에 구멍이 뚫릴까요?
파네타 전 장관)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이 개발한 방공 시스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한 어떤 위협적인 미사일이라도 격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인 것은 분명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한국이나 일본을 노리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종류의 미사일을 개발하는 유일한 목적은 바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미국은 그런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방공 시스템을 확실히 구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도발과 위협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죠.
기자) 중국은 이번에도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한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도 북한이 방향을 틀면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중국도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미사일 역량 진전에 대해 신경이 쓰이지 않겠습니까?
파네타 전 장관) 네, 저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할 때 만났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북한의 위협적인 태도에 우려를 나타냈었습니다. 그래서 시 주석은 북한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가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하지 않을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김정은이 계속해서 군사적 역량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과 일본, 한국에만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게도 위협이 됩니다. 비록 김정은이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중국은 김정은의 예측 불가능성과 북한 정권의 위협적인 본질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이런 실험에 특히 촉각을 곤두세우는 나라가 일본인데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합니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양국의 어떤 ‘필요’가 맞아떨어져서 성사된 건가요? 과거 두 나라의 정상회담과 비교해서 현재 외교 안보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파네타 전 장관) 미국과 한국, 일본의 3국 관계에서 안심이 되는 부분은 바로 한국과 일본이 가까워졌다는 것입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지도부는 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죠.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총리와 그 관계의 본질을 강화하려고 할 겁니다. 이 3국 관계가 강하게 유지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3국 모두 북한의 위협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죠. 북한에 대한 가장 중요한 억제력은 미한일 동맹관계의 힘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그 관계를 계속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겁니다.
기자) 백악관은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에 대한 우려, 공격적인 중국의 행동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논의할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이 현재 느끼고 있는 위협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파네타 전 장관) 북한에서 나오는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은 관심 받는 것을 즐기죠. 여기서는 긍정적인 관심이 아니라 부정적인 관심인데요. 전 세계가 북한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수사적으로나 실제 무기 역량 측면에서나 훨씬 더 위협적이 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중국, 중동 사태와 테러에 이르기까지 많은 위협과 일촉즉발의 상황에 세계가 직면한 가운데 여기에 북한마저 더해진 겁니다. 무기를 개발하며 이웃나라들을 위협하고 있죠.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우리의 억제력 향상을 위한 조치들을 취해야 할 것입니다. 또 이러한 우려와 관련해 북한이 어떤 대화라도 할 용의가 있는지 확인하는 조치도 필요할 것입니다.
기자) 공동의 위협에 대해 행동에 나설 의지와 역량 측면에서 미국은 미일동맹과 비교해 미한동맹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파네타 전 장관) 미국이 한국에 2만 5천 명에 가까운 병력을 주둔시키면서 한국군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군사 훈련이나 군사 계획 등에서 말이죠. 미한동맹은 강한 관계입니다. 이제 일본으로부터 더 큰 협력을 얻어 더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 모두가 군사 역량을 키워나가면 김정은이 판단 실수로 한국이나 일본, 그리고 미국을 위협하기로 결정했을 때 3국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응에 그치지 않고 말 그대로 북한 정권을 파괴시킬 수 있는 것이죠. 저는 북한 김정은이 이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나 오판으로 한국이나 역내 다른 나라를 공격하게 된다면 정권을 잃는 것으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김정은에게 지속적으로 보내는 메시지가 되어야 하죠.
기자)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과 일본이 방위산업 간 긴밀한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캠벨 부장관은 “미국과 일본이 필수적인 군사, 국방 장비를 공동 개발하고 잠재적으로 공동 생산하기 위해 더 협력하는 것을 처음으로 가능하게 하는 조치들”이 정상회담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요. 미국과 일본이 어떤 종류의 군사 장비를 공동 생산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파네타 전 장관) 미국과 한국은 오랜 군사적 관계가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방력을 키우는데 분명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일본은 자국의 방위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 왔죠. 그리고 일본은 역내 방위에 더 많이 관여해야 합니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공동 생산을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주일미군의 규모를 키우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주일미군의 규모는 함대와 해군 역량으로 이미 크긴 하지만요. 또 3국이 공동 훈련을 하는 방법도 물론 있고요. 만약 군사 장비를 공동 생산할 수 있다면, 북한의 어떠한 공격에도 방어할 수 있는, 양국이 진정으로 필요한 무기와 미사일 역량을 보유하는 게 가능해 질 수 있습니다. 공동 생산을 하게 되는 건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미국과 한국도 무기나 군사 장비를 공동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파네타 전 장관) 두 나라가 충분히 탐색할 만한 일입니다. 한국은 강력한 국방 산업이 있습니다. 미사일과 상당한 양의 무기를 생산하죠. 한국은 역량이 있습니다. 현재 세계 상황은 위험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위협, 그리고 중동 전쟁이 있습니다. 이란과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부터의 지속적인 위협도 있고요. 미국, 일본,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은 안보 관계를 구축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개발할 수 있는 산업적인 관계도 구축해야 합니다.
기자) 미일 양국이 중국의 안보위협에 맞서 주일미군 사령부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주일미군 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격상하고 주일미군의 작전지휘 기능을 강화해 일본 자위대와의 일체화를 가속화하겠다는 건데요. 이 변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파네타 전 장관) 현명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주한미군의 구조에서 상당 부분 가져올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4성 장군이 지휘합니다. 많은 병력을 유지하며 공동 훈련하는 협력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공동으로 훈련하고 동맹의 군사적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그런 구조를 일본에서도 구축해 갈 수 있다면, 저는 그것이 김정은에게도 큰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이 어떤 일을 저지른다면 그건 자신의 정권의 종말이라는 것을 말이죠. 역내에서 군사적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우리의 상호 안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자) 주일미군이 주한미군과 비슷한 체제가 될까요? 아니면 양국에 주둔하는 미군이 상호 보완하는 형태가 될까요?
파네타 전 장관) 상호 보완하는 형태가 될 겁니다. 한국에는 전투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대규모의 미군 육군 부대가 있습니다. 일본에는 미군 함대와 항구 시설 등 더 큰 해군력이 있고요. 또 일본 오키나와에는 미국 해병대가 있죠. 오랜 기간 동안 그곳에 주둔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군사 관계와 협력을 더 발전시킬수록 우리가 전쟁을 해야 할 경우 각국이 어떤 부분을 감당해야 할 지에 대한 포괄적인 윤곽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에 말이죠. 물론 이것은 즐거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3국이 김정은이 어떤 행동에 나설 지에 대해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기자) 만약 중국과 타이완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됩니까?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함께 동원되는 겁니까?
파네타 전 장관) 우리 군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중국이 타이완 침략을 시도하는 실수를 할 경우에 대해 미국 대통령은 타이완을 방어하기 위해 우리 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분명한 선을 긋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선을 확실히 방어하기 위해서는 미국뿐만 아니라 태평양의 동맹국들이 우리와 협력해서 그런 공격에 대한 군사적 대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것은 대북 억제에 대한 투자일 뿐 아니라 타이완과 관련해 중국 억제에 대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아웃트로: 지금까지 리언 파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으로부터 미일 동맹 강화가 대북 억제에 대한 갖는 의미와 타이완 유사시 미국과 동맹국의 대응 등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교 기자였습니다